오버워치로 시작, 데스티니, 콜오브듀티까지 '슈터 장르' 필두로 재탈환 모색... 퍼블리싱 부문 확장 뚜렷

[게임플] 한국 PC방 시장에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의 의미는 각별하다. 디아블로2와 스타크래프트는 PC방이 한국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 가장 강력한 촉매였으며,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공대' 콘텐츠로 PC방에 음성채팅 문화를 자리잡게 한 일등공신이 되기도 했다.

현재 PC방 시장과 문화를 자리잡게 한 블리자드지만 최근 몇년은 그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거뒀던 것이 사실이다. 스타크래프트2는 스타크래프트의 자리를 대체하지 못 했고, 디아블로3는 디아블로2만큼의 파괴력을 보이지 못 했다. 이들 게임이 인기가 없었다기보다는 그만큼 전작이 '센세이셔널'한 발자취를 남겼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런 블리자드가 다시 한 번 한국 PC방 시장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최근 블리자드의 행보를 살펴보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제법 긍정적으로 낼 수 있을 듯 하다.

단 과거와는 다른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전세계 게임시장을 주름잡는 주요 장르임에도 블리자드가 유독 다루지 않았던 FPS를 내세웠다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자체 개발작이 아닌 배틀넷을 통한 퍼블리싱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점이다.

블리자드의 PC방 공략 라인업은 대략 다음과 같다. 오버워치와 데스티니 가디언즈, 그리고 시리즈 처음으로 배틀넷을 통해 서비스 될 예정인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가 그 주인공이다.

오버워치는 이미 그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는 게임이다. 비인가 프로그램 문제와 콘텐츠 부족으로 PC방 점유율이 한때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위기를 맞긴 했으나, 신규 캐릭터 추가와 비인가 프로그램에 대한 강력한 대체로 현재 PC방 시장에서 10% 내외의 점유율을 확고히 차지하고 있다. FPS 장르에 캐릭터성을 강조해 팀단위 전투의 재미를 강조한 것은 이제는 널리 알려진 오버워치 특유의 장점이다.

9월 5일부터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출시 일주일만에 2%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8위에 올랐다. '1%의 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규 게임이 PC방 시장에서 점유율 1%를 차지하는 것이 힘든 것이 PC방 시장의 고착화 현상을 감안하면 대단한 기록이다. 또한 이 기록은 대규모 업데이트로 화제를 모은 던전앤파이터를 제친 기록이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FPS 특유의 느낌을 잘 살린 전투 시스템, 신규 확장팩 '포세이큰'을 통해 더해진 PvP 모드와 갬빗 모드 등 여러 즐길거리가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특징. 특히 국내 서비스 버전은 게임성 측면에서 기존 데스티니 가디언즈보다 더욱 가다듬어진 형태로 출시되어 게임성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이하 블랙옵스4)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FPS 프랜차이즈인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이번에는 싱글 콘텐츠를 과감히 배제하고 멀티플레이에 개발 역량을 집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콜오브듀티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빠른 교전, 확실한 쏘는 맛과 '퍽 시스템'을 통한 캐릭터의 개성을 강조하고 있는 게임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한국 유저들의 입맛과 일맥상통한다.

여기에 새롭게 탑재된 배틀로얄 모드인 '블랙아웃'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로 인해 배틀로얄의 재미를 알게 된 유저들에게 어필할 가능성이 높다. 블랙옵스4가 재해석한 배틀로얄 장르는 아니지만, 기존 배틀로얄 장르의 문법에 콜오브듀티 특유의 '퍽 시스템'과 속도감이 더해졌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특히 배틀로얄 장르 특유의 단점인 '느린 게임 진행'을 개선할 수 있는 장점이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이들 세 게임은 하나같이 국내 유저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FPS에 클래스 요소를 더한 오버워치, FPS에 MMORPG와 파밍요소를 강조한 데스티니 가디언즈. 여기에 속도감이라는 시리즈의 장점에 배틀로얄 요소를 결합한 블랙옵스4까지.

만약 이들 게임이 1위를 하지 못 하더라도, 각각 PC방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는다면 블리자드는 '1위 게임 없이 PC방을 장악하기'라는 업적을 달성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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