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전문 해설진 기용, 게임에 대한 설명 등이 돋보였던 첫 중계... 저변 확대 절호의 기회

[게임플] 게임, 케이블 채널에서만 볼 수 있었던 e스포츠 경기가 지상파 방송에서 첫 전파를 탔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리그오브레전드 경기가 방송됐으며, SBS와 KBS가 지상파 최초로 그 e스포츠 경기를 중계했다.

사실 대다수의 국민이 시청하는 지상파에서 e스포츠를 중계하기란 쉽지 않다. 각 선호도에 맞게 채널을 골라 시청할 수 있는 케이블 채널이나 웹 동영상과는 달리, 지상파는 어느 누가 시청해도 문제가 없는 통상적인 방송들을 다뤄왔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게임으로 귀결되는 e스포츠는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생소하며, 채널을 돌리게 만들 수도 있기에 방송사 입장에서는 사실 e스포츠를 중계한다는 것은 다소 위험부담이 클 수 있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에 채택되고 나서, 방송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른바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대표적인 작업은 바로 현재 e스포츠 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페이커’ 이상혁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지상파 뉴스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페이커’ 이상혁이 출연했다. ‘연봉 30억의 사나이’, ‘e스포츠계의 호날두’ 등의 수식어를 사용해 e스포츠를 잘 모르던 사람들도 거부감이 덜 하게끔 만들었다.

그리고 바로 어제(27일) 리그오브레전드의 경기. 한국 대 중국 경기의 막이 올랐다.

e스포츠를 중계 해보지 않은 방송사들은 여기서도 승부수를 뒀다. 바로 e스포츠 전문 해설진을 기용한 것이다. 김동준, 이현우, 성승헌 등 e스포츠 업계에서 내로라 하는 해설진이 지상파 중계에 참여했고, 이로 인해 e스포츠를 처음 접하는 이들은 물론이거니와 기존 e스포츠 팬들까지도 거부감 없이 중계를 시청할 수 있었다.

첫 지상파 중계인 만큼, 정보의 편의에도 많이 도우려는 모습도 보였다. 라인, 퍼블, 스노우볼 등 생소한 게임 용어가 나올 때마다, 해설진의 설명과 함께 화면에도 짧게 용어에 대한 설명이 등장했다. KBS 중계를 맡은 성승헌 캐스터는 기존 게임 채널에서의 e스포츠 중계에서와 같이 ‘페이커’, ‘스코어’ 등의 닉네임을 부르는 것이 아닌 선수의 본명을 부르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시작 전후로는 해당 종목 게임에 대한 설명, 역사, 선수들의 경력들도 소개되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다만 아직 e스포츠에서 생길 수 있는 변수에 대한 대처는 미흡했다. 서버 문제 혹은 경기가 장시간 길어질 수 있는 e스포츠 경기임에도, 편성 시간은 약 한 시간 가량으로 적게 편성 되어있었다. 경기가 장시간 지연되어 편성 시간을 넘기자 방송사 측에서는 TV에서의 경기 중계를 중단했는데, 때문에 TV로 중계를 시청하던 이들은 경기를 끝까지 지켜보지도 못했다.

물론 경기가 펼쳐지는 현지에서의 운영, 서버 문제 등 환경적인 문제가 주를 이뤘기에 방송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실제로 기존 스포츠인 야구에서도 우천이나 그라운드 상황으로 인해 경기가 지연되어 중계가 중단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환경적인 문제를 논외로 친다면 썩 괜찮았던 첫 지상파 e스포츠 중계였다. 시청자들을 위한 편의, 설명은 e스포츠에 대한 관심에 따라 더 개선이 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늘(28일)을 포함해 앞으로 3일이면 한국 국가 대표팀의 경기는 모두 끝이 난다. 하지만 이후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도 e스포츠는 등장할 것이고, 일이 잘 풀린다면 올림픽에서도 e스포츠를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후의 e스포츠 방송이 더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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