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바닥부터 치고 올라온 ‘특급 신입생’

팀 그리핀(출처: 그리핀 공식 페이스북)

[게임플] 지난 18일 있었던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롤챔스 서머)’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그리핀이 ‘도장 깨기’를 진행 중이던 아프리카 프릭스를 막아내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SKT T1이 세웠던 ‘도장 깨기’ 기록을 경신하려 했던 아프리카 프릭스의 질주는 멈췄지만, 그 바통을 이어받은 그리핀의 질주가 다시금 예고됐다. 과연 그리핀은 서머 시즌에서 우승해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사실 그리핀은 8승 1패로 마무리했던 롤챔스 서머 1R과는 달리 2R에서는 5승 4패를 기록했다. 물론 이도 준수한 성적이고, 그리핀이 이번 시즌 승격한 것을 생각해보면 엄청난 성적을 거뒀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즌 초 보였던 행보와는 달리 주춤한 모습이 보이자 팬들은 “이제 그리핀에 대한 전력 분석이 끝난 것 같다”, “역시 운영에는 약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승격한 직후인 시즌 초에는 뛰어난 라인전과 함께 탁월한 교전 능력으로 각광 받았지만 추후 서서히 메타의 변화가 오자 다시금 운영 능력이 요구 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리핀도 운영적 측면이 약한 편은 아니다. ‘소드’ 최성원 선수도 스플릿 날개 운영에 있어서는 상대의 전력을 고스란히 잘 받아주는 ‘방패’ 역할을 잘 수행해 내고 있다. 하지만 역시나 기존 LCK 팀에 비해서는 그리핀의 운영 능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그 모습은 1R과 2R에서 있었던 KT 롤스터전부터 시작해 최근에는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나타났다. 특히 PO 2R에서는 아프리카 프릭스가 선택한 ‘포킹 조합’과 ‘스플릿 운영’으로 인해 그리핀이 꽤나 고생을 했다. 싸움을 잘하는 그리핀이지만 그 싸움을 열어주질 않으니 상대가 밀고 들어오는 눈덩이를 막을 수 없었다.

결국에는 승리했지만 이제는 정말 ‘압도적인’ 팀이라고는 볼 수 없게 됐다. 메타의 영향도 컸다. 시즌 초 이른바 ‘싸움꾼’이 등장해 협곡을 휘어잡았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원거리 딜러도 다시금 나오기 시작했으며 그로 인해 이전 EU메타에서 자주 보였던 ‘LCK식 운영’도 자주 눈에 띄었다.

팀 게임이기에 이러한 운영, 작전 능력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그리핀은 그 무게의 추가 ‘싸움’에 다소 치중되어 있어 최근에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상태라면 KT 롤스터를 상대로 힘겨운 결승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그리핀이 운영 능력을 높여야 하나?’라면 그것은 또 아니다. 단기간에 키워질 능력이 아닐뿐더러, 현재의 그리핀 선수들이 가진 색깔과는 다소 맞지 않다. 그리핀 선수 개개인의 면모를 살펴보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빠져나올 수 있고, 또한 상대를 잡아낼 수 있는 피지컬을 모두가 소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이른바 ‘한점 돌파’로 불리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프릭스전에서도 보여줬듯이 대형 오브젝트들을 모두 빼앗기는 와중에도 그리핀은 ‘무언가 하려는’ 움직임을 끊임없이 보였다. 그렇게 두드리다 보니 결국 마지막에는 ‘초비’ 정지훈의 오리아나 플레이가 나올 수 있었다.

OGN의 이현우 해설위원이나 김동준 해설위원이 늘 하는 말이 “일단 비비면 이길 수 있어요”이다. 그 말을 가장 잘 증명하고 있는 팀이 바로 그리핀이라 볼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한타에서 이겨내고 경기까지 승리로 장식하는 그리핀이다.

현 메타에 반하는 이른바 ‘사파 조합’을 꺼내 드는 것도 한 방법이겠으나, 다소 감수해야 할 불이익이 많다. 그렇기에 그리핀의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그러한 조합을 드는 것이 가장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소위 말하는 ‘입롤’이라 불리더라도 말이다.

그리핀은 결승전에서 승리하게 되면 롤드컵에도 진출 할 수 있다. 팬들이 지난 리프트라이벌즈 당시 우스개 소리로 “우리의 진정한 1위는 아직 출전하지 않았다”라고 말한 만큼, 해외 대회에서의 그리핀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케스파컵부터 시작해 챌린저스 리그, LCK를 건너 롤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인다면, 그야말로 급격한 성장세를 이룬 팀으로 ‘역사’를 다시 쓸 수 있다. 이후 몇 년간 이러한 행보가 이어진다면 SKT T1이 지니고 있는 왕조를 위협할 ‘신생 왕조’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결승전까지는 아직 약 3주의 시간이 남아있다. 사이에 낀 아시안게임 덕분에 더 큰 준비기간이 생긴 그리핀이다. 과연 이 3주 간 그리핀은 어떤 플레이를 준비해올지, 그 플레이로 말미암아 리그오브레전드에 새로운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지가 기대된다.

한편, KT 롤스터와의 결승전은 9월 8일 오후 5시에 인천에 위치한 삼산 체육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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