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 ‘대퍼 팀’, ‘만년 2등’, ‘콩라인’ 등 다양한 수식어가 달릴 정도로 매년 우승과는 멀었던 KT 롤스터가 이번 서머 시즌에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목을 끈다. 

일명 ‘담당 일진’이라 불렸던 SKT T1을 이기면서 징크스를 극복하더니 정규 시즌 1위를 달성하고, 이제는 서킷 점수로 ‘2018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도 직행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시즌 우승하지 못하더라도 이미 가장 많은 점수를 얻었기에, 별도의 선발전 없이도 롤드컵 진출을 가장 먼저 확정지었다.

1R까지만 해도 5승 4패로 크게 활약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다만 모든 팀들이 당하고 있었던 신생 그리핀에게 그야말로 ‘신입생 참교육’을 시켜주며 높아진 경기력을 입증했는데, 이후 한화생명 e스포츠에게는 또 패배하면서 다소 의아한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2R에 들어서니 팀이 완전히 달라졌다. 소위 말하는 ‘대퍼 팀’은 온데간데 없고 그야말로 ‘슈퍼 팀’의 모습만을 보여준 것이다. “꼭 우승해서 스코어(고동빈) 형을 성불 시키겠습니다”라고 말했던 ‘유칼’ 손우현의 폼은 신인임에도 베테랑 미드 라이너에게 밀리지 않았으며, ‘스멥’ 송경호는 매번 ‘깜짝 픽’으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특히 ‘스멥’ 송경호의 경우 케넨, 나르, 제이스 등 라인전에서 우위를 점하고 스플릿 푸시에 능한 챔피언을 선택했을 때 거의 패배한 적이 없었으며, 최근에는 자르반4세를 탑으로 기용해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도 보였다.

국가 대표 정글러 ‘스코어’ 고동빈의 발전도 눈부시다. 최근에는 악몽으로 남았던 ‘강타 실수’도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갱킹, 오브젝트 관리 모든 면에서 ‘세체정’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세주아니, 킨드레드로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으며, 세주아니의 경우는 19게임에서 기용해 78%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즌 ‘스코어’ 고동빈은 모든 상대 정글러의 노선을 꾀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리핀과의 경기에서는 그러한 모습이 더 뚜렷하게 드러났는데, 상대 정글러인 ‘타잔’ 이승용의 정글 노선을 정확히 파악해 맞받아치는 모습이 자주 등장했다. 이번 시즌 KT는 그리핀에게 두 번 모두 이긴 유일한 팀이다.

KT가 위에서 언급한 ‘대퍼’, 즉 하드 쓰로잉을 덜 하는 데에는 ‘마타’ 조세형의 설계도 한몫을 한다. 유리한 상황에서 너무 진입하거나, 공격만을 고집하는 모습을 KT의 다른 선수들이 보일 때 ‘마타’ 조세형이 다소 중재하고 말리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는 것이다. 이러한 면모는 탐켄치를 선택했을 때 더 자주 드러나는데, 예를 들어 ‘데프트’ 김혁규가 다소 무리한 플레이를 할 때 탐켄치로 먹어서 뒤로 뱉어 주는 플레이를 보여주곤 했다.

KT의 물오른 경기력은 1R과 2R 사이, 리프트라이벌즈에서도 드러났다. LCK 팀 중 유일하게 4전 4승을 거뒀으며, 경기 내용 또한 상대팀과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OGN 이현우 해설위원은 “팬분들 사이에서 KT는 자기 자신이 최고의 적이다라는 이야기가 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美 스포츠 매체인 ESPN도 “KT는 한국에서 최고의 팀처럼 보일 때가 있지만, 그들은 나미(챔피언)에게 3킬을 허용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기복이 심한 팀이 KT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 이제는 그러한 기복은 점차 줄어들다 못해 보이지 않고 있다. 결단코 1위를 하지 못할 것 같았지만 징크스를 깨고 1위를 달성했으며, 2015년 이후 출전하지 못했던 롤드컵에도 직행하게 됐다.

이제 남은 문제는 어떤 팀이 결승전에 올라오느냐이다. 이번 시즌 아프리카 프릭스에게는 1승 1패를, 그리핀에게는 2승을 거뒀다. 사실 두 팀 모두 강하기에 어떤 팀이 올라오든 혈전이 될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만 이긴다면 KT는 최고의 팀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기에, 이번 결승전에서는 반드시 우승해 ‘스코어’ 고동빈이 성불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