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 지난 주말 게임 관련 커뮤니티가 들썩이는 일이 벌어졌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하 배그 모바일)에 일본 욱일기를 도안으로 하는 치장 아이템이 판매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근대사에서 드러나는 일본의 제국주의를 보여주는 욱일기는 게임을 포함한 각종 미디어에서 종종 드러나며, 매번 그때마다 물의를 일으키고는 한다. 

보통 이런 사례는 아시아 지역의 정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서구권 게임 개발사나 자신들의 역사적 행보에 대한 이렇다 할 반성 혹은 교육이 부족한 일본 개발사가 남기고는 한다. 하지만 배그 모바일에서 벌어진 이번 건은 이 IP가 국산 게임의 IP라는 점에서 유저들을 더욱 당황하게 했다.

욱일기 뿐만 아니라 각종 잔혹한 생체실험을 일삼아 유엔이 그 활동을 전쟁범죄로 규정한 바 있는 731부대까지 게임에 AI 봇 닉네임으로 등장해 파장은 더욱 커졌다.

이런 소식이 빠르게 번지자 지난 15일(일) 펍지주식회사는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해당 아이템을 전량 회수하고 구매자에 대한 환불조치에 나섰다. 또한 카페에 물의를 빚은 것을 사과하는 내용을 담은 사과문을 게시했다. 당초 검수과정에서 폐기해야 하는 아이템의 폐기 작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하지만 배그 모바일에서 지난 주말 사이 벌어진 이번 사태에 대한 유저들의 반응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애초에 욱일기가 국산 게임에 업데이트 됐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인데다가, 이에 대한 펍지의 해명이나 조치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배그 모바일은 중국의 텐센트가 주축이 되서 펍지 주식회사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 IP를 활용해 개발한 게임이다. 개발 주체는 텐센트이며 이번 사태에서 펍지 역시 피해자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라이선스 소유권자는 자사 IP를 활용한 결과물에 대한 철저한 검수를 이어간다. 그것이 자신들의 저작권을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개발사가 자사의 IP에 대한 이미지를 훼손하거나 가치를 떨어트릴 수 있는 행동 모두를 라이선스 소유권자가 미연에 방지하는 것은 라이선스 사업의 기본이라 하겠다.

즉, 배그 모바일에 욱일기 아이템이 업데이트 됐다는 것은 펍지 주식회사가 자사의 유일한 IP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 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실제로 펍지 주식회사가 밝힌 이유 역시 게임 콘텐츠에 대한 제대로 된 검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한 것과 다름 없다.

욱일기 디자인을 게임 내 콘텐츠에 등장시켰다는 점은 국민정서에 반하는 행동으로 반발심을 낳았고, 펍지 주식회사라는 기업이 IP 라이선스 소유권자의 권리를 제대로 펼치고 있는지를 의심하게 만드는 결과도 남겼다.

물론 이번 사안에 대해 1차적인 책임은 해당 콘텐츠를 개발한 텐센트 측에 있다. 백보 양보해서 펍지 주식회사의 문제는 콘텐츠의 문제점을 미처 파악하지 못 했다고 이해할 수 있지만, 애초에 해당 콘텐츠를 왜 개발했는지에 대해서는 이해의 여지가 없다. 애초에 이런 기획을 왜 했으며, 개발 기간 중에 이에 대한 이의제기가 전혀 없었느냐는 의문도 남는다.

게다가 텐센트는 지난해 7월에 자사의 메신저 프로그램인 QQ메신저에 위안부를 폄하하는 내용의 이모티콘을 배포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급히 이를 삭제한 전적이 있다. 불과 1년만에 비슷한 사례가 또 생겼다는 것을 단순한 실수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욱일기 디자인을 '집중선을 형상화한 디자인'이라고 옹호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731 부대를 게임 내 AI 봇 닉네임으로 사용했다는 것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 문제점이다. 또한 이런 문제가 동시에 드러났다는 점에서 해당 아이템의 욱일기 도안을 디자인 패턴의 일부로 바라볼 여지 또한 없다.

배그 운영 측면에서 펍지 주식회사는 지속적으로 유저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개선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 하고 있기 때문에 유저들의 쓴소리는 그치지를 않는다. 이런 와중에 배그 모바일에서도 운영에 관련된 문제가 생겨났다. 말 그대로 바람 잘 날 없는 펍지 주식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