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시장 성장에 따라 단순한 마케팅은 통하지 않는다

[게임플] 2018 러시아 월드컵 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 사회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월드컵 개막 후에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었으나 개막 5일차에 접어든 오늘(18일)까지 이런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과 스웨덴의 조별예선 경기가 펼쳐지는 날이 맞는가 싶을 정도다.
 
실제로 매번 월드컵 개막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던 이동통신사나 가전 업체들은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는 월드컵 분위기를 극대화하는데 동참했던 유통업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상황이다.
 
월드컵 시즌에 어울리지 않는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것은 게임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 다양한 게임 내 이벤트가 진행됐던 것과는 달리 게임업계는 월드컵 분위기에 편승하거나, 월드컵 열기를 게임으로 이어가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월드컵 관련 이벤트가 아예 펼쳐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특히 피파온라인4는 게임 개발사인 스피어헤드의 본사인 일렉트로닉아츠가 FIFA의 공식 후원사이기에 국내 게임 중 유일하게 공식적인 월드컵 명칭과 라이선스를 활용한 이벤트를 펼칠 수 있는 게임이다.
 
피파온라인4에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을 선택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월드컵 모드를 업데이트하고, 한국 축구 대표팀의 일정과 결과에 따라 아이템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서든어택과 야생의 땅: 듀랑고, 슬러거, 드래곤네스트M, 파이널판타지 어웨이크닝 등의 게임이 월드컵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는 대표적인 게임들이다.
 
하지만 몇몇 게임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게임들이 콘텐츠 업데이트가 아닌 한국 축구대표팀이 펼친 경기 결과에 따른 보상을 지급하는 형태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수준이다. 유저들이 인게임에서 월드컵 분위기를 만끽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형태다. 축구 관련 치장 아이템을 한정 지급하거나, 게임 내 콘텐츠로 이를 녹여내는 시도가 과거에 많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형국이라 하겠다.
 
이는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예년 같지 않은 분위기 탓도 있지만, 단순한 형태의 이벤트로는 유저들의 관심을 끌 수 없는 수준으로 게임 시장이 발전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유저들은 월드컵 시즌이면 자연스레 이벤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심지어 어떤 종류의 이벤트와 업데이트가 진행될 것인지를 예상하는 이들도 있다. 그만큼 스포츠 대회마다 뻔한 업데이트와 이벤트가 오랜 기간 이어졌기 때문에 학습효과가 생긴 것이다. 
 
뻔하디 뻔한 이벤트, 반복되는 비슷한 업데이트는 더 이상 유저들의 이목을 잡아둘 수 없다. 실제로 지난 2014 남아공 월드컵 당시에 축구 관련 이벤트와 업데이트를 실시한 게임들은 점유율이 상승하거나 매출이 신장되는 등의 이렇다 할 실적 상승 효과를 거두지 못 했다. 
 
결국, 유저도 게임사도 자연스럽게 월드컵 기간에 이렇다 할 기대를 하지 않게 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역대 최저 수준의 관심을 받는 와중에 이런 기조가 더해졌기 때문에 게임시장에 월드컵 열기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 것이다.
 
월드컵 기간임에도 게임업계가 잠잠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게임시장이 1차원적인 마케팅이 통하지 않는 시장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게임사들이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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