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SKT 등 모두가 원거리 딜러가 한 축을 차지하던 팀

[게임플]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이하 롤챔스 서머)’가 개막한지도 약 일주일이 흘렀다. 모든 팀들이 2~3경기씩을 치렀으며 연승한 팀이 있는 반면, 아직까지 1승도 못한 팀들도 존재한다.

지난 15일에서 17일간의 경기로 진에어 그린윙스(이하 진에어)와 BBQ 올리버스(이하 BBQ)는 3연패를, SKT T1은 2연패를 기록했다. 연승을 달리고 있는 젠지, 그리핀, 아프리카 프릭스와 비교했을 때 이들은 확연한 공통점이 눈에 띈다. 바로 팀의 주축이 원거리 딜러였다는 점이다.

진에어는 15일 킹존드래곤X(이하 킹존), 17일 한화생명e스포츠(이하 HLE)에게 패하면서 2패를 추가해 시즌 시작 후 1승도 올리지 못했다.

킹존과의 경기에서 1세트는 접전 끝에 진에어가 세트를 가져왔다. 하지만 1세트는 바텀 라인의 대결이 전통적인 바텀 듀오, 즉 원거리 딜러와 서포터 간의 대결이었기에 가능했다. 실제로 ‘테디’ 박진성의 루시안은 경기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며, 세트 마지막 바텀 듀오의 성적은 ‘테디’ 박진성 5/0/3, ‘노바’ 박찬호 1/0/9였다. 그만큼 원래의 기량을 뽐낸 것이다.

하지만 2세트부터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1세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루시안과 라칸이 벤을 당하면서 진에어는 소위 말하는 ‘싸움 잘하는’ 조합을 선택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원거리 딜러를 중심으로 흘러가던 진에어의 특성상 세트에서 뒷심 부족이 드러났고 결국 2세트 패배, 3세트 또한 ‘테디’ 박진성이 드레이븐을 회심의 카드로 꺼내긴 했으나 여전히 이번 메타에서 원거리 딜러는 살아남기 힘들어 보였다.

결국 3세트도 진에어가 패배해 킹존은 첫 승을, 진에어는 1패를 추가했다.

한 명이 많았던 상황에서 패배한 진에어(출처: 스포티비게임즈 경기화면 캡처)

HLE와의 경기도 마찬가지 양상이었다. 요즘 대세라 불리는 ‘카누 조합’을 다시금 진에어가 빼들었지만, 역시 원거리 딜러가 힘을 못쓰는 메타에서 진에어는 다소 부족했다. 중심인 ‘카누 조합’이 크지 못하니 원거리 딜러는 더욱 힘을 쓰지 못했고, 결국 1세트에서 패배했다.

2세트는 지난 킹존의 2세트와 비슷하게 흘러갔다. ‘테디’ 박진성이 요즘 대세 챔피언인 이렐리아를 골랐지만, 대미지 관여에 있어 15%(8,092)라는 초라한 성적을 내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게다가 HLE 미드 라이너인 ‘라바’ 김태훈은 1세트 피즈에 이어 스웨인으로 2세트에서도 맹활약했다. 결국 24분 4:5로 맞붙은 한타에서 대패한 진에어는 내셔 남작까지 내줬으며, 이어진 경기 32분 한타에서도 패배해 연패에 빠지게 됐다.

SKT는 지난 시즌 약했던 정글과 탑 라인으로 인해 고심한 바 있다. 그나마 바텀의 ‘뱅’ 배준식과 ‘울프’ 이재완, 그리고 미드의 ‘페이커’ 이상혁으로 인해 버텼던 SKT지만, 이번 시즌에는 그 균형마저 무너져버렸다.

1세트에서는 정석으로 맞붙는 젠지답게 나름의 EU 메타가 살아있는 조합으로 SKT와 맞붙었다. 하지만 결과는 SKT의 참패. 원거리 딜러인 ‘뱅’ 배준식을 제외하고도 총체적인 난국이 연출됐다. SKT의 지난 경기와 이번 세트를 보면 모두가 ‘대세 챔피언’을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합이 맞지 않으니 패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마타 조합으로 패배하는 SKT(출처: 스포티비게임즈 경기화면 캡처)

문도박사, 렝가 등 싸움잘하는 챔피언을 선택한 SKT지만 결국 1세트를 패배했고, 이어진 2세트에서는 회심의 ‘마타 조합’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도 SKT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아니었다. 일단 SKT의 가장 큰 축인 ‘페이커’ 이상혁이 타릭을 골라 일종의 ‘서포터’ 역할로 전락했지만, 그에 반해 그 서포팅을 받는 ‘블라썸’ 박범찬의 마스터이는 크게 활약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됐다.

거기에 바텀 듀오와 탑 모두 주춤해버리니, 경기는 순식간에 끝이 났고, 경기 23분 만에 SKT는 경기를 내어줬다.

BBQ는 지난 경기에 이어 또 다시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특히 1세트 22분 탑 라인 타워 다이브에서 제대로 된 합을 보여주지 못해 그리핀에게 역습을 맞았고, 26분의 드래곤 앞 교전에서도 ‘크레이지’ 김재희가 혼자 들어가다가 먼저 제압당해 드래곤을 빼앗겼다. 결국 1세트는 그리핀의 손으로 들어갔다.

2세트는 밴픽부터 시작된 초반 스노우볼을 잘 굴려 경기 20분경 만에 글로벌 골드 1만 차이를 만들었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압도적이 화력차이가 있건만 27분과 29분 벌어진 한타에서 그리핀이 승리를 거둔 것이다. 하지만 단합력을 무시할 정도로 골드 차이는 압도적이었고, 결국 한 세트는 BBQ가 가져왔다.

손발 맞지 않는 BBQ를 역습하는 그리핀(출처: OGN 경기화면 캡처)

하지만 3세트는 그리핀이 야스오, 조이, 아트록스를 앞세워 빠르게 경기를 압도했다. 22분 내셔 남작에 이어 24분에는 미드와 탑 억제기까지 모두 파괴했으며, BBQ 안마당까지 들어온 그리핀은 결국 넥서스까지 파괴했다.

연패 중인 진에어, SKT, BBQ 모두 아직 시즌 1승조차 기록하지 못했다. 반대로 ‘특급 신인’ 그리핀은 3연승을 달리고 있으며, 비교적 정글과 탑 라인도 준수한 아프리카 프릭스, 젠지, KT롤스터는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메타에서 원거리 딜러 포지션이 몰락한 것에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는 세 팀(BBQ, 진에어, SKT)이다. 물론 BBQ는 원래 원거리 딜러가 약했다지만, 이번에 ‘아리스’ 이채환의 영입으로 원거리 딜러를 좀더 키워보려 했던 BBQ 입장에서는 이번 메타가 썩 달갑지 않다.

진에어와 SKT 또한 지난 시즌 경기를 오래 버틴 후 성장한 원거리 딜러로 경기를 가져오는 모습을 많이 보였기에, 후반을 바라볼 수 없는 최근의 메타는 다소 맞지 않는다. 게다가 SKT는 지난 시즌 부진한 모습을 보인 정글과 탑 라이너도 회복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기에 상황은 더 악화됐다.

과연 앞으로 있을 경기들에서 이들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아니면 게임의 밸런스 패치가 먼저 될지. 추후 경기들을 지켜보도록 하자.

한편, 지난 15~17일 간의 경기로 그리핀과 젠지는 3연승을, 아프리카 프릭스는 2연승을 달리게 됐다. 개막전 첫 승을 기록한 MVP도 2연패에 빠지긴 했으나 1승이 있기에 SKT, 진에어, BBQ보다는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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