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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머시즌 앞둔 LOL의 행보, 어떤 스포츠도 이러지 않는다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은 패치, 이를 그대로 적용할 필요가 있었나
김한준 기자 | 승인 2018.06.14 16:47

[게임플]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이하 롤챔스 서머)는 이전과 확실히 다른 형태의 경기가 치러지며 눈길을 끌고 있다. 예전 같으면 볼 수 없는 캐릭터 조합으로 경기가 펼쳐진 것인데, 바텀 라인에 모데카이저, 블라디미르가 나온다거나 탱커형 서포터였던 타릭이 미드에 서는 식의 조합을 각 팀들이 선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격변은 롤챔스 서머 시작 이전부터 예고된 것이다. 롤챔스 서머를 앞두고 진행된 8.10, 8.11패치가 게임에 급격한 변화를 불러왔다. (관련기사: http://www.gamepl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2161)

경기 초반부터 바위게가 있는 곳을 기점으로 소규모 전투가 빈번하게 벌어지기 시작해 운영보다는 교전이 중요하게 됐다. 초반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챔피언이 주로 선택된다는 것은 원거리 딜러와 서포터. 즉, 전통적인 바텀 라인 듀오에게 위협을 주는 것이었다. 게다가 원거리 딜러들은 힘을 발휘하는 시점이 기존보다 훨씬 뒤로 밀려났으며, 치명타 아이템이 하향을 받으면서 성장 과정에서 원거리 딜러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딜링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원거리 딜러라는 클래스 자체가 버림받게 됐다. 그리고 이는 롤챔스 서머에 참가한 프로팀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됐다.

지난 수년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에는 EU 메타가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었다.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 측에서 이를 타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던 시절도 있지만, 시즌3에 접어들어서부터 사실상 EU 메타를 인정하고 이에 어울리는 업데이트와 패치를 이어왔다. 

즉, EU 메타는 언제부터인가 메타(Meta / 가장 효율적인 전술 경향)을 넘어 LOL이라는 게임을 즐기는 일종의 룰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각 팀들은 이에 맞춰 선수들을 수급했다. 야구 팀이 9개의 포지션에 맞춰 라인업을 맞추듯이 말이다.

이번 경향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점 때문이다. 개막을 코 앞에 두고 원거리 딜러가 사실상 버려지는 상황이 초래됐다는 것은 원거리 딜러에 방점을 두고 훈련을 한 팀들에게는 시즌 계획 전체를 망쳐버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 프로야구를 예로 들어보자. 이번 시즌 종료 후 FA가 예고된 두산 베어스의 포수 양의지는 향후 거취를 두고 벌써부터 설왕설래가 오갈 정도로 큰 화두가 되고 있는 선수다. 이 선수를 잡기 위해서는 100억원도 모자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이런 거금을 들여서라도 양의지를 노리는 팀들도 있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서, 거금을 들여서 기껏 양의지를 영입하며 팀의 약점인 포수 포지션을 강화한 팀이 있다고 치자. 그런데 다음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포수가 없이도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표를 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물론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리그 참가 팀들의 동의 없이 룰이 그렇게 쉽게 바뀔리 없다. 포수 포지션이 강점인 팀들은 자신들의 강점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이기에 이에 동의할 리도 없다. 

라이엇게임즈는 롤챔스 서머를 비롯한 각 리그의 서머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런 일을 한 것이다. 심지어 리그 개막 전부터 '이번 패치에서는 원거리 딜러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여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말이다. 

실제로 롤챔스 참가 팀 중 원거리 딜러의 활약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아프리카 프릭스나 진에어 그린윙스 같은 경우는 성적에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프로 선수들이니 이런 상황에 다들 적응을 할 것이지만 예상치 않은 변수 때문에 불필요한 노력을 해야만 하는 상황을 반길 선수가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번 8.10, 8.11 패치를 EU메타가 아닌 다른 형태로도 각 팀들이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라이엇게임즈의 노력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실제로 EU메타로만 진행되는 게임이 지루하다는 여론은 지난 몇년간 꾸준히 있었고, 게임의 생명력을 위해서도 색다른 시도와 패러다임을 게임에 적용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하나의 프로 리그를 운영하는 주체라면 개막 직전에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리그 참가팀에게 혼란을 야기하면서까지, 특정 팀에게는 커다란 불이익을 줄 수 있음에도, 심지어 개막 전부터 이번 패치가 원거리 딜러를 완전히 사장시켰다는 여론이 팽배함에도 불구하고 해당 서비스 버전을 대회에 적용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하다못해 8.10, 8.11 패치가 이전 버전으로 리그를 시작할 수도 있었다. 이번에 오버워치에서 시메트라가 리워크 되면서 엄청난 가능성이 열리게 됐지만, 당분간 리그에서는 시메트라를 픽 할 수 없도록 오버워치 리그가 제한한 것처럼 말이다. 

앞서 프로야구의 예를 들었던 것처럼 그 어떤 스포츠의 사무국도 특정 포지션에 불리한 룰 개정을 개막 직전에 하지 않는다. 

NBA에서 3점슛이 득세한다고 해서 3점슛 라인의 거리를 개막 전에 갑자기 1미터 가량 늘린다거나, MLB에서 한 경기에 뛸 수 있는 투수의 수를 제한하거나 하는 식의 개정을 개막 직전에 한다면 단언컨데 그 시즌은 파업으로 인해 열리지 않을 것이다. 긍정적으로 바라봐도 단축시즌으로 진행될 여지가 크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게임과 리그를 지탱하던 EU 메타가 본의아니게 무너지면서 이를 되짚겠다고 몇몇 아이템을 삭제하거나 원거리 딜러에게만 유리한 상향을 이어갈 여지가 크다는 점에 있다. 이미 지휘관의 깃발 아이템이 삭제된 것이 그 증거다.

원거리 딜러가 완전히 무시받게 되는 부작용을 예상하지 못 했고, 부작용 때문에 특정 팀들이 피해를 보게 됐으며,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치조차 활용하지 못 한 것은 이 게임의 프로리그가 2012년부터 꾸준히 이뤄진 리그가 맞는지조차 의심하게 된다.

라이엇게임즈는 누누히 LOL을 기존 스포츠 못지 않은 스포츠 종목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임을 피력해왔다. 하지만 이번 롤챔스 서머를 앞두고 보인 일련의 행보는 그 어떤 프로 스포츠 리그도 하지 않는 실책의 연속이다. 

김한준 기자  khj1981@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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