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자극과 추억팔이의 경계를 절묘하게 지키고 있다

[게임플] 리니지와 뮤 온라인. 초창기 PC방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게임들이다. MMORPG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 '한국형 MMORPG'라는 개념을 만든 것이 이들 두 게임으로 당시에는 PC방 시장에서 외산 게임에 맞선 국산 게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16~17년 전 이야기다.

이런 오래된 기억이 다시금 현실이 되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부문 매출순위 1위와 2위에 자리한 리니지M과 뮤 오리진2는 2000년대 초반 PC방 시장을 주름잡았던 리니지와 뮤 온라인의 IP 계승작이다. 이들의 지배력이 시간과 플랫폼을 넘어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까지 미치고 있는 셈이다.

콘텐츠 시장에서 카테고리를 막론하고 하나의 시대의 막을 연 초기의 작품들은 대부분 단순한 구조를 띄고 있다. 이는 게임 시장 역시 마찬가지이며 리니지와 뮤 온라인 역시 이런 논리에서 벗어난 게임들은 아니다. 단, 구조가 단순한만큼 재미 요소가 그만큼 명확하게 드러나있으며, 단순하지만 정확하게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PC 온라인게임 시장이 지속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더욱 복잡한 시스템과 심도 깊은 서사 구조, 다채로운 콘텐츠로 무장한 게임이 지속적으로 출시되어 초기작들이 그 힘을 잃었다. 모바일게임 시장. 특히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의 모바일게임 시장이 활성화 되기 이전까지는 말이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의 모바일게임 시장의 초창기 MMORPG에게 기회의 땅과 같은 역할을 했다. 

작은 화면, 터치에 의존해야 하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불편한 조작체계를 감수해야 하는 스마트폰의 특성과 장시간 기기를 붙들고 게임을 즐기기보다는 원하는 때 잠깐식 신경을 써주면서 게임을 진행하기 원하는 유저들의 성향은 초창기 MMORPG와 잘 맞아떨어졌다. 

게임이 전달하고자 하는 재미의 초점이 어디에 맞춰졌는지 명확하다는 것도 초창기 MMORPG가 모바일게임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다. 복잡한 게임성보다는 간단하지만 명확한 게임성이 모바일게임 시장에 더욱 적합했던 것이다.

리니지의 경우는 힘든 레벨링 끝에 얻는 보상의 재미를 국내 게임 시장에 처음으로 알렸으며, 많은 유저가 모인 길드와 길드의 대립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서사가 얼마나 흥미로운 것인지를 알린 게임들이다. 그리고 이런 요소는 리니지M에도 고스란히 계승되어 있다.

뮤 온라인은 당시 기준으로 화려하고 속도감 있는 액션에 중점을 둔 MMORPG였다. 이러한 점은 PC 온라인게임 시장을 넘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힘을 잃지 않고 그대로 발휘할 수 있는 요소다. 실제로 웹젠은 뮤 오리진과 뮤 오리진2에 MMORPG임에도 MORPG 못지 않은 속도감과 박진감이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게다가 이들 게임들은 모두 모바일게임의 주요 소비층인 30, 40대 유저들의 뇌리에 깊은 향수를 남겨 놓은 게임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리니지M과 뮤 오리진2는 그저 하나의 게임을 넘어 유저들에게 당시의 기억과 자기 자신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이제는 그 흔적조차 찾기 힘든 초창기 온라인게임 문화와 환경을 머리 속으로나마 떠올리게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클래식 IP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이들 게임이 '추억팔이'에 그치고 있지는 않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에 리니지와의 결별을 선언하며 독자적인 발전을 이어갈 것임을 선언했다. 웹젠은 '어비스'라는 통합 서버 콘텐츠를 내세워 전에 없던 새로운 경쟁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추억은 자극하되 전에 없던 경험을 제공하는 것. 이들 클래식 IP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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