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참가하는 ‘기인’ 김기인 선수

[게임플] 오는 8월 18일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e스포츠 선수들의 명단이 발표됐다. 세부 종목으로 지정된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의 대표팀도 구성이 됐는데, 그 중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 ‘페이커’ 이상혁도 아니고 ‘스코어’ 고동빈도 아닌, 바로 ‘기인’ 김기인(이하 ‘기인’)이다. ‘기인’은 대표 팀 선수들 중 유일한 ‘신인’이며, 국제 대회 경력이 없는 선수다.

‘기인’은 2017년 現 챌린저스팀인 에버8위너스로 데뷔한 선수생활 2년차 ‘신인’이다. 현재 아프리카 프릭스에 소속으로, 사실상 메이저 무대 경험은 지난 스프링 시즌이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 아프리카 프릭스를 떠난 ‘마린’ 장경환의 빈자리를 채우다 못해 넘치게 만들었다.

 

# 이번 시즌은 어땠나?

퍼포먼스 포인트로만 보자면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이하 롤챔스 스프링)’의 정규시즌에서 ‘칸’ 김동하 다음인 2위를 차지했다. ‘스멥’ 송경호, ‘큐베’ 이성진 등 쟁쟁한 탑 라이너들을 제친 것이다.

‘기인’의 플레이 스타일은 일명 ‘안티 캐리형’이라 불린다. ‘칸’ 김동하나 ‘스멥’ 송경호와 같이 상대를 압살하고, 갱을 오는 정글러까지도 잡으며 더블 킬을 내는 플레이보다는, 자신이 움직이지 않으면 상대도 움직이지 못하게끔 플레이를 ‘제한’하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상대가 라인 지속력이 좋은 챔피언을 골라 ‘기인’ 자신이 먼저 선택한 챔피언의 카운터를 시도한다면, 아이템 빌드 자체를 ‘순혈 탱커’ 못지 않게 올려 굳건히 버티는 전략으로 나오곤 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라인전에서 호전적인 모습을 보이는 챔피언이 나온다면 더 공격적인 챔피언을 골라 맞받아치곤 했다.

실제로 이러한 플레이는 팀 내 운영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지난 스프링 시즌 결승전에서는 탑에서 맞붙은 ‘칸’ 김동하를 상대로, 팀이 밀리는 상황에서도 솔로 킬을 내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정규 시즌의 ‘칸’ 김동하의 KDA는 5.88, ‘기인’의 KDA는 3.94였다.

2018 롤챔스 스프링 정규시즌 '기인'의 성적표(출처: BEST.GG)

‘기인’이 탑에서 버텨주니 아프리카 프릭스는 자신들이 원하는 운영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 상단 쪽 오브젝트 관리에 있어서도 ‘기인’이 좋은 역할을 해주었으며, 글로벌 궁극기가 있는 챔피언(쉔, 갱플랭크)을 선택했을 때에는 넓은 시야로 곧잘 지원을 오기도 했다.

때문에 아프리카 프릭스는 시즌 내도록 ‘알파고 운영’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승승장구 했고, 결국 창단이래 첫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 다음 시즌, 그리고 아시안게임과 리프트라이벌즈

오는 6월 12일부터는 롤챔스 서머 시즌이 시작된다. 그리고 아시안게임을 위한 동아시아 지역 예선전도 6월 중 치러질 예정이다. 7월 초에는 리프트라이벌즈가 기다리고 있다.

‘기인’은 국내, 외에서 모두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국가대표 탑 라이너가 ‘기인’ 한명 뿐이기에 부담은 더 가중된다. 물론 대만 대표팀의 탑 라이너인 ‘PK’ 쉐제우팅이나 일본의 ‘에비’ 무라세 요스케 등은 자국 리그에서는 유망주로 불리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약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팀 게임인 롤의 특성상 ‘기인’은 원래의 플레이처럼 잘 버티고, 상대를 ‘묶어’두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강 팀인 중국에서는 대표팀 명단이 밝혀지지 않은 것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기인’의 국제대회는 아시안게임이 처음이다. 하지만 다른 팀원들은 모두 국제대회에 참여한 경험이 있고, 좋은 성적도 기록 한 바 있다. 때문에 ‘선배’ 선수들을 믿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친다면 분명 좋은 성과를 얻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국제대회인 리프트라이벌즈는 이벤트성 경기이긴 하나, 아프리카 프릭스의 첫 국제 대회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다가온다. 다만 문제는 국내 리그, 아시안게임을 거치는 ‘기인’의 컨디션이다. 신인인 만큼 그만큼 부담도 가중되기 마련인데, 팀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관리가 필수다.

지금까지의 탑 라이너들이 데뷔 첫해 고생했던 것을 생각하면, 별다른 ‘신고식’이 없었던 ‘기인’이다. 과연 이대로의 기량을 계속해서 펼칠지, 아니면 한번은 미끄러지는 일이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때문에 ‘기인’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더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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