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는 AAA급 IP를, 유비소프트는 중국시장과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을 노리다

[게임플] 큰 규모를 지닌 기업의 격돌은 그 규모만큼이나 큰 관심을 불러온다. 같은 시장에서 벌어지는 기업들의 경쟁은 어디가 이기고 질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까지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대기업의 경쟁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이들의 공조체제다. 매출을 높이는 것이 지상과제인 기업이 더 많은 매출을 위해 서로 혈투를 벌이는 것은 제법 익숙한 일이지만 공동의 목적을 두고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급격히 세를 불리며 매출 규모에서 세계 최대의 게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텐센트와 AAA급 IP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게임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유비소프트가 최근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후자의 이유 때문이다. 
 
 
텐센트와 유비소프트가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말부터 이들의 협업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음을 알리는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는 상황이다.
 
지난 3월에는 유비소프트가 비벤디의 인수작업을 막아냈다는 소식을 전하는 와중에 유비소프트와 텐센트의 관계가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텐센트가 유비소프트의 지분 5%를 갖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비벤디가 유비소프트를 인수하기 위해 지난 2년간 지분을 지속적으로 인수했고, 유비소프트는 바이백 프로그램까지 발동하며 자사주를 매입해 자사의 지분율을 유지할 정도로 이를 막아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에 텐센트가 보유한 지분 5%가 유비소프트에게 큰 도움이 됐다. 
 
이 소식에 이어 유비소프트의 IP를 텐센트가 모바일게임으로 개발 중이라는 이야기와 중국 내에서도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레인보우식스 시즈를 중국에 출시하면서 텐센트의 게임 플랫폼 'WeGame'을 택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들의 공조가 유난히 눈길을 끄는 것은 서로가 상대에게 다소 부족한 것들을 채워줄 수 있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엄청난 유저 풀을 갖고 있으나 이를 활용할만한 뚜렷한 자체 IP를 지니고 있지는 못 하다. 
 
이런 상황에서 AAA급 IP를 대거 보유한 유비소프트와의 협력은 텐센트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특히 유비소프트의 자체 IP 중 가장 롱런하고 있는 레인보우식스 시즈는 FPS 장르 선호도가 높은 중국 유저들의 입맛에 무척이나 잘 맞아떨어지며, 특유의 육성 요소와 전략성 때문에 모바일게임으로 전환하기에도 적합하다.
 
유비소프트는 중국 시장 진출과 자사가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 하고 있는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을 텐센트와의 협업으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이득을 볼 수 있다. 
 
또한 IP 라이선스 계약이기에 자사의 개발력을 동원하지 않고도 매출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이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게 되면 비벤디에 피인수 될 뻔했던 일과 유사한 일을 다시 겪지 않겠다는 유비소프트의 의지도 드러나는 대목이다.
 
동양의 용과 서양의 용이 마주치면 어떤 대결이 벌어지고 누가 이길까 하는 호기심은 판타지 세계관 마니아들의 오랜 호기심 사안이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벌어지는 동서양 두 용의 만남은 서로를 향해 이를 드러내기보다는 서로를 인정하고 악수를 건내는 모습이다. 
 
과연 이들의 공조가 전세계 게임업계에 어떤 파급력을 줄 수 있을지. 이들 기업은 서로가 과연 윈윈할 수 있을 것인지. 이들의 협력은 올해 전세계 게임업계 최대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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