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스테이지 6승 4패, 3위로 마감한 킹존

[게임플] ‘2018 LOL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의 그룹스테이지가 종료되고 오는 18일부터는 토너먼트 스테이지, 4강전이 시작된다.

국내 팀인 킹존드래곤X(이하 킹존)는 그룹스테이지에서 4패를 기록, 3위로 토너먼트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세계 최정상이라 불렸던 킹존의 4패는 국내 팬은 물론이고 해외 팬들까지도 놀라게 했다.

LMS(홍콩, 마카오, 대만) 대표인 플래시울브즈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지만, 킹존 또한 이번 스프링 시즌 내내 ‘최강’이란 소리를 들었던 팀이다. 토너먼트에 진출하긴 했지만 경기력이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물론 킹존이 못한 것은 아니다. 플래시울브즈를 제외하고는 모두에게 1승씩 따냈으며, 팀리퀴드와 에보스e스포츠에게는 한번도 지지 않았다. 하지만 패배한 네 경기 모두 무기력한 패배를 했다는 점이 문제다.

첫 패배인 프나틱과의 경기에서는 첫 인베이드부터 빼앗긴 킬부터 분위기가 기울기 시작했다. 킹존이 분전하긴 했으나 끝내 상황을 뒤집지 못했고, 결국 첫 패배를 당했다. 처음의 분위기를 다시금 반전시키지 못한 것이 컸다.

무기력한 패배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로얄네버기브업(RNG)에게 패했을 때는 상대 원거리 딜러인 ‘우지’에게 경기를 지배당했고, 2패를 안겨준 플래시울브즈에게는 그야말로 아무 힘도 쓰지 못했다. 문제점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2017 월드챔피언십 당시와 같이 ‘자만’일 수도 있겠지만, 제일 큰 것은 ‘메타 적응’이 늦은 것이 패인이라 짐작된다.

이번 MSI는 지난 스프링 시즌 결승전에서 약 한 달이 지난 후에 시작됐다. 클라이언트도 8.6버전에서 8.8로 바뀌었다. 물론 스크림이나 꾸준한 연습으로 메타 적응에 힘썼을 킹존이지만, 다소 아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국내 리그에서 ‘정글 패왕’ 소리를 듣던 ‘피넛’ 한왕호는 승리한 판에서도 상대적으로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묵묵히 크기만 했을 뿐 국내 리그에서와 같이 소위 ‘날뛰는’ 모습을 못보여줬다. 그것은 탑 라이너인 ‘칸’ 김동하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식스맨으로 쉬고 있던 ‘커즈’ 문우찬이 교체 투입된 후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으며, 기존의 ‘상체’ 라이너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승리한 경기 대다수를 바텀의 ‘프릴라 듀오’가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스프링 시즌까지의 공식이었던 ‘탑-정글’, ‘미드-정글’ 메타가 성립이 안된 것이다.

국내 스프링 시즌을 돌아봤을 때 킹존이 패배한 두 경기 중 하나는 1라운드 시작 때 KSV(현 젠지 롤)에게 패한 기록이다. 이후 거의 모든 경기에서 이겼다는 걸 생각해보면, 킹존이 새 메타 적응에 있어 다소 시간이 걸린다는 걸 알 수 있다.

국내 리그와의 성향 차이도 한 몫을 했다. 국내 리그가 체스와 장기, 바둑과 같이 한 수씩 번갈아가며 진행하는 형태라면, 해외 리그들은 그 돌들을 가지고 ‘알까기’를 하는 모습이다. 운영보다는 싸움을, 나중보다는 지금에 충실한 모습을 해외 리그 팀들은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다소 호전적이고 변칙적인 ‘킹존 스타일’이 국내 리그에서는 뛰어난 운영과 더불어 각광 받았지만, 해외 리그와 비교하자면 다소 모자라거나 비등한 수준으로 보인다. 해외 팀들이 운영에서는 국내 팀보다 못하다지만, 그 운영은 일단 싸움에서 이겨야 성립이 된다. 때문에 더 변칙적인 해외 팀에게 킹존의 손발이 묶이는 것은 당연지사다.

‘칸’ 김동하나 ‘피넛’ 한왕호 모두 싸움이라면 한가락 하는 선수들이다. 단판 승이 아닌 다전제로 진행되는 토너먼트이기에 소극적인 챔피언이 아닌, 킹존이 보여줬던 ‘변칙 챔피언’을 골라 경기에 임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LCK식 운영이라는 ‘고삐’를 벗어 던질 필요가 있다.

당초 압도적으로 1위를 거둬 상대할 팀을 지목할 것이라 생각됐던 킹존이 3위가 되면서 선택을 당했다. 물론 1위인 RNG가 프나틱을 선택했기에 남은 플래시울브즈와 킹존이 대결하는 것이지만, 국내 팬들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다.

‘고릴라’ 강범현은 인터뷰 당시 “최대한 폼을 끌어올려서 상대가 누구라도 이기겠다”라고 말했다. 상대는 그룹스테이지에서 2패를 선사한 플래시울브즈다. 킹존이 다시금 메타에 적응하고, 경기력을 끌어올려 ‘1갓’의 힘을 보여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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