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와 의인화 대상의 디자인 연결고리를 찾는 재미가 있다

[게임플] 한때는 소수층이 향유하는 마니악한 문화로 여겨지며 니치 마켓을 형성하던 미소녀 게임이 이제는 엄연한 모바일게임 시장을 지탱하는 하나의 축으로 자리했다. 지난해 소녀전선이 출시된 것을 시작으로 벽람항로, 페이트그랜드오더 등의 게임이 연이어 출시되고 좋은 성적을 거둠에 따라 이 시장을 바라보는 대중의 눈길도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다.
 
게임에 미소녀가 등장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특히 게임을 주로 즐기는 계층이 남성이다보니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마케팅 포인트로 미소녀 캐릭터를 강조하는 사례는 이미 1980년대부터 이어져왔다.
 
하지만 단지 미소녀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해서 모두 미소녀 게임으로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미소녀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은 물론이며, 이들 캐릭터가 게임 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게임을 미소녀 게임이라 칭한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미소녀 게임들은 여기에 더해 의인화 요소가 공통적으로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미소녀 게임 열풍을 이끈 소녀전선은 각종 총기들을 미소녀 캐릭터로 묘사해 눈길을 끌었으며, 이후 출시된 벽람항로는 군함과 전함을 미소녀化 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특히 이들 모두 미소녀와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밀리터리 관련 소재를 다루고 있어 의인화 효과를 극대화 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요리차원은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는 또 다른 미소녀 게임이다. 플레로게임즈가 지난 4월 30일부터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요리차원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다양한 음식들을 미소녀化한 게임이다. 본래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요리차원을 국내에 선보이며 플레로게임즈는 돌솥비빔밥, 붕어빵, 유과, 떡볶이 등의 캐릭터를 새롭게 추가하기도 했다.
 
이들 게임이 이목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전면에 내세운 미소녀 캐릭터들의 디자인이다. 캐릭터를 단순히 예쁘게 만드는 것 뿐만이 아니라 대상이 되는 사물의 특징을 어떻게 캐릭터 디자인에 녹여냈는지를 살펴보는 것 또한 이런 류의 게임을 즐기는 재미요소이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복장이나 머리카락 색, 착용한 액세서리의 디자인, 캐릭터의 체형 등에서 본래 사물의 형태를 찾아보는 재미는 미소녀 게임만이 지닌 장점이다.
 
특히 이런 요소는 소녀전선보다는 벽람항로나 요리차원에서 부각된다. 소녀전선은 미소녀 캐릭터가 해당 총기를 들고 있는 선에서 캐릭터와 소재의 관계를 유추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요리차원에서 피자를 의인화한 나폴리 피자 캐릭터는 모자나 스커트의 챙이 피자의 도우와 같은 모습을 띄고 있으며, 월병은 중국 전통 과자인 월병을 먹을 때 주로 쓰이는 도구와 음식 이름에 포함된 '달(月)'을 연상케 하는 토끼 형태의 캐릭터로 디자인 되는 식이다.
 
미소녀 게임은 과거에는 '오타쿠 문화'를 대변하는 마니악한 요소로 받아들여졌으나, 이들 게임이 서비스되고 접한 이들의 수가 많아짐에 따라 기존에 비해 거부감이 낮아지고, 게임을 즐기는 이들의 저변도 넓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소녀 게임이 게임업계의 향후 향방을 정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릴 수는 없다. 유행을 타고 인기가 높아진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당분간 이런 유행이 사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며 한동안 미소녀 게임은 게임시장에서 무시하지 못 할 파이를 차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