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기반 게임에서 플랫폼까지

[게임플]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은 주로 금융 분야에 접목되고 있으며, 추후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분산화된 데이터베이스 등록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각각의 데이터는 ‘블록’으로 나타나며, 그 블록 안에는 거래 기록, 자산 등이 저장되어있다. 또한 암호화된 복잡한 수학적인 연산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보안 침해의 위험도도 낮다.

이런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분산화 네트워크는 일명 ‘채굴자’들이 블록을 채굴해 직접 자신의 자산이라 증명 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이기 때문에, 게임 산업에 있어 유용하게 활용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예컨대 게임에 블록체인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자신이 지닌 아이템, 자산 등을 ‘현물’로 지닐 수 있는 것이다. 각 유저가 지닌 토큰(화폐)은 고유하기 때문에 침해의 위험도도 적다.

최근 판교 넥슨 사옥에서 열린 NDC2018(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의 강연에 참여했던 블록체인 기반 게임 개발자 막시밀리아노 카스트로는 “현재 게임 내에서 이루어지는 거래의 경우 분실의 위험과 복제의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라며,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 된다면 개인이 진정한 소유권, 그리고 물품에 대한 희소성을 지닐 수 있게 되어 더 많은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현재 이러한 블록체인은 현재 게임에 얼마나 들어와있을까? 좁게는 게임 하나의 범위에서, 넓게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그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막시밀리아노 카스트로가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게임 크립토키티는 게임 내 거래가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으로 이루어지는 게임이다. 각 유저들은 게임 내에서 직접 키티(고양이)를 수집, 교배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고양이는 고유한 DNA를 가지고 있다. 키티는 각각의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미지도 모두 달라 자신이 원하는 키티가 있다면 유저 간 거래로 획득할 수도 있다.

이러한 키티는 앞서 언급했듯 희소성과 희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가치가 더 올라간다. 이는 블록체인의 속성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개발사의 기술인 ERC-721에 기반, 각 키티의 소유주는 고유한 토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 소유주가 누군지 분명해 보안상 침해의 위험도가 거의 없는 것이다.

개발자인 막시밀리아노 카스트로는 “보안상으로 안전하기 때문에 게임 내 블록체인 안에서 활발한 거래와 상호작용이 일어났다”며, “현재 또 다른 많은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크립토키티 내의 거래는 현재까지도 이더리움 시장 전체 거래의 2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국내 게임 상장사인 한빛소프트는 게임을 넘어 하나의 플랫폼을 구축했다. 한빛소프트는 지난 4월 2일 글로벌 게임 자산 거래 블록체인 플랫폼 브릴라이트 ICO(암호화폐공개) 홈페이지를 오픈했다.

브릴라이트는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의 자산을 안전하게 저장하고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중개자나 수수료가 없이 아이템의 이동과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이다.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유저 입장에서 게임을 접을 때도 브릴라이트코인(BRC)으로 같은 플랫폼 내의 다른 게임으로 아이템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컨대 플랫폼이 상용화 된다면 유저는 A 게임의 아이템을 팔아 얻은 BRC를 B 게임 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크립토키티가 노드를 가진 각 개인이 고유의 권리를 지니며 자유롭게 참여가 가능한 ‘퍼블릭 블록체인’이었다면, 브릴라이트는 허가된 노드(이용자)만이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다. 현재 브릴라이트에는 한빛소프트를 필두로 미탭스플러스, 네시삼십삼분, 아이엠씨게임즈, 나인유, 테크노블러드 등 국내외 20여개 게임사가 참여해 각각 하나의 노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한빛소프트는 브릴라이트의 암호화폐인 BRC의 프리 세일을 시작한지 4일 만에 1천만 달러(한화 약 107억 7천만 원)을 기록해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의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기도 했다.

또 다른 국내 개발사인 리얼리티리플렉션은 블록체인을 게임과 부동산에 접목 시켰다. 지난 3월 21일 리얼리티리플렉션은 자사의 블록체인 기반 게임 모스랜드의 퍼블릭 ICO를 진행했다. 모스랜드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증강현실 게임 프로젝트다. 유저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발행한 모스코인을 이용해 가상의 부동산을 사고 팔 수 있다.

모스랜드를 플레이하는 유저는 현실 속 건물을 게임 상에서도 볼 수 있고, 게임을 즐기면서 부동산을 획득하거나 판매하고 광고를 유치할 수도 있다. 가상 부동산 자산은 암호화폐를 이용해 거래를 할 수 있고, 모스코인이 거래소에 상장된다면 현금으로 환전할 수도 있게끔 설계돼있다. 개발사인 리얼리티리플렉션은 올해 2분기 모스코인의 거래소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브릴라이트 플랫폼에 참여한 기업 중 하나인 미탭스플러스는 자사의 블록체인 기반 게임인 디그랜드로 성공을 거뒀으나, 지난 1월 게임위원회에서 시정 요청을 받은 바 있는 것이다.

결국 주안점은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의 게임 접목을 ‘사행성으로 보느냐, 화폐로 인정하느냐’가 된다. 하지만 올해 국내외 게임 시장의 화두는 4차 산업, 좁게는 블록체인 기반 사업이다. 이러한 제재가 지속된다면 국내만이 도태되는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개봉해 흥행한 영화 ‘레디플레이어 원’에서는 여러 게임들의 화폐가 하나로 통일 되어있고, 유저가 게임 내 화폐를 현실에서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나의 게임에 국한되든, 플랫폼으로 활용되든 블록체인의 다양한 발전은 언급한 영화의 모습을 근 시일 내로 당겨올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막시밀리아노 카스트로는 “블록체인이 금융권에서 가장 많이 활용 될 것이라고 모두들 전망하고 있지만, 사실상 가장 큰 발전을 이룰 곳은 게임”이라고 말했다. 게임을 넘어 하나의 ‘사회’를 구현하려는 게임사들의 추후 행보, 그리고 정부의 정책적인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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