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골’처럼 우려먹는 시리즈

[게임플] 지난해 10월에 발매된 유비소프트의 어쌔신크리드 오리진은 그 동안의 시리즈들이 받아왔던 ‘답습 게임’이라는 오명을 벗어 던질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한 게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유비소프트는 전작을 답습하기에 급급했던 시리즈가 아닌 장르, 전투 시스템, UI 등 여러모로 새로운 요소들을 어쌔신크리드 오리진에 시도했고, 시도는 좋은 결과를 낳아 게임의 흥행을 이끌었다.

그런 유비소프트가 올해 3월 27일, 또 다른 ‘간판’인 파크라이 시리즈의 최신작 파크라이5를 출시했다. 지금까지의 시리즈가 외딴 지역에 놓인 이방인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미국 본토가 배경이었기에 출시 전부터 더욱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스토리도 사이비 종교 단체와의 대립을 다뤘기에 흥미로웠으며, 또한 ‘실제 사건에 영감을 받은’ 스토리였기에, 게임을 플레이 시작부터 게임에 몰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다였다.

도입 부분은 좋았다. 주인공은 여러 동료들과 함께 사실상 ‘무력 단체’로 탈바꿈한 사이비 종교 단체의 수장을 체포하기 위해 ‘호프 카운티’라는 가상의 지역에 진입하게 된다. 그 곳에서 만나는 사이비 종교인들, 그리고 성부라고 불리는 ‘존 시드’까지. 모두가 특색을 지니고 있고, 게임의 연출 하나하나가 실제 사이비 종교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었기에 몰입할 수 밖에 없었다.

게임의 스토리 상 결국 체포는 실패하게 되고 혼자 고군분투 지역을 해방하려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여기서 만난 건 ‘전형적인 유비식 반복 플레이’였다. 3년이 좀 넘는 시간만의 신작이기에 반가울 법도 하건만 전혀 반갑지 않았다.

게임의 진행을 위해선 조셉 시드, 제이콥 시드, 페이스 시드 이 세 수장을 처치하면서 ‘전초 기지 함락’, ‘인질 구출’ 등 여러 반복 퀘스트를 일정 수준까지 지속적으로 행해야 한다. 각 수장의 지역마다 나오는 NPC의 차별점도 없어 더 지겹게 다가온다.

이러한 지루함을 줄이기 위해 일정 구간마다 유저가 납치되는 ‘강제 이벤트’가 생기지만, 이 또한 되려 게임 진행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 ‘강제 이벤트’에 대한 경고 문구가 뜨는 걸 보고 안전한 집안에 들어 갔음에도 납치되는, ‘개연성’ 없는 진행도 낮은 점수에 한몫을 한다. 

물론 전작들의 클리셰를 타파하기 위해, 송신탑을 없애고 다양한 근접 무기들과 ‘동료 시스템’을 넣은 것은 신선하다. 송신탑을 오르지 않아도 ‘이정표’, ‘지도’ 등으로 지형 확인이 가능하며, ‘동료 시스템’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동료를 이용해 함께 전투를 하는 것이 나쁘지 않게 다가오는 것이다.

헬기, 비행기 등으로 공중전도 구현해 색다른 전투 방식을 이끌어 내려 했다. 하지만 비행기의 조작이 너무 난이도가 높아 섣불리 운전하기가 힘들며, 특히 스토리의 개연성을 깬다는 점에서 감점을 주고 싶다. 자신의 동료들이 인질로 잡혀있다지만, 혼자 싸우는 것보단 공중 탈것으로 밖으로 탈출해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지가 아니었을까?

이번 파크라이5는 기존 것을 개선하고 발전시킨 형태긴 하지만 이전 시리즈 타이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스토리 배경은 파크라이4보다 낫다고 느껴지지만, 전개 방식 자체가 너무 중구난방이라 아쉽다. 차라리 선형적 구조로 만들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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