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스코어 3:1 승리한 KT

[게임플] KT 롤스터(이하 KT)가 SKT T1(이하 SKT)라는 오랜 ‘징크스’를 이번 시즌 완전히 털어냈다. KT는 정규 시즌 1R과 2R 모두 SKT에게 승리한 데 이어, 4일 펼쳐진 플레이오프 1R에서도 SKT를 꺾었다. 세트 스코어는 3:1. 첫 세트를 SKT에게 내주긴 했으나, 나머지 세트 모두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한 KT였다.

1세트는 SKT의 반격이 매섭게 들어간 경기였다. 초반 선취점, 드래곤, 포탑 등을 내주며 다소 끌려다니던 SKT는 경기 20분경 ‘트할’ 박권혁의 플레이를 발판으로 삼아 한타 대승을 이끌었다. 이어 21분경 첫 내셔 남작 버프를 챙겼으며, 계속해서 기세를 이어가며 스노우볼을 굴렸다.

그 결과 잘 큰 ‘뱅’ 배준식(이하 ‘뱅’)의 트리스타나가 ‘울프’ 이재완(이하 ‘울프’)과 ‘트할’ 박권혁(이하 ‘트할’) 뒤에서 매서운 공격을 가하는 교전이 자주 일어났다. 이윽고 경기 32분경 KT의 넥서스는 파괴되었고, SKT가 1세트를 가져왔다.

'트할'의 활약으로 분위기를 반전 시킨 SKT(출처: OGN 경기화면 캡처)

하지만 2세트부터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1세트부터 KT가 보여줬던 ‘정글 말리기 벤’은 계속됐으나, 정글러 자리에 ‘스코어’ 고동빈(이하 ‘스코어’)이 올라온 것이다. ‘스코어’의 허를 찌르는 카운터 정글과 ‘스멥’ 송경호(이하 ‘스멥’)의 지원으로 인해, ‘블랭크’ 강선구(이하 ‘블랭크’)는 초반 정글링에서부터 말리기 시작했고 그 여파는 SKT의 전 라인에 퍼졌다.

KT의 ‘유칼’ 손우현(이하 ‘유칼’)도 ‘페이커’ 이상혁(이하 ‘페이커’)을 상대로 한 치도 밀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으며, 이윽고 대지 드래곤 3 중첩까지 쌓은 KT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SKT에게서 2세트를 가져왔다.

3세트도 KT가 손쉽게 가져왔다. 특히 KT가 보여준 탑 라인과 바텀 라인 동시 공략은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리그오브레전드에서 공식처럼 일컬어지는 일명 ‘대각선의 공식’을 뒤엎은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바텀 라인에서는 ‘울프’와 ‘뱅’의 빠른 대처로 킬이 나오지 않았지만, 탑의 ‘트할’은 킬 포인트를 내줬고 순간적인 양쪽 교전으로 인해 ‘페이커’와 ‘블랭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탑 라인과 바텀 라인 동시에 공략한 KT(출처: OGN 경기화면 캡처)

그러한 분위기를 이어가며 ‘스코어’는 더 쉴새 없이 SKT 전체를 압박해나갔다. 스카너의 궁극기를 적절히 이용, ‘마타’ 조세형과의 시너지로 전 라인을 유린했다. 그리고 경기 35분경 ‘스코어’가 궁극기로 연 한타에 ‘스멥’의 적절한 오른 궁극기가 들어가면서 SKT는 완전히 무너졌다.

4세트에서는 SKT도 벤픽 단계에서 정글 막기를 시도했다. 2세트 KT의 정글이었던 올라프를 벤한데 이어, 3세트의 주역이었던 스카너까지 벤한 것이다. 그리고 선택한 ‘블랭크’의 카드는 카직스. 공격적인 챔피언으로 지금까지의 수모를 갚아주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KT의 ‘스코어’는 그라가스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고, 그 또한 탁월한 선택으로 작용했다.

카직스를 선택한 ‘블랭크’는 쉴새없이 미드를 압박했다. 틈만 나면 ‘유칼’의 스웨인을 노렸으며, ‘페이커’도 합세해 미드-정글 주도권을 가져오려 노력했다. 하지만 ‘스코어’의 적절한 대처는 그런 시도를 모두 무산시켰다. 경기 11분, 13분 연이어 ‘유칼’을 노린 공격을 감행했으나 ‘스코어’의 개입으로 인해 모두 실패하게 된 것이다.

연이은 미드 갱킹에도 득점을 올리지 못한 '블랭크'(출처: OGN 경기화면 캡처)

미드 갱킹이 실패한 결과는 참혹했다. 미드에서 아무런 이득도 취하지 못한 채 연이어 죽은 ‘블랭크’는 레벨에서부터 ‘스코어’에게 뒤졌고, 해설진이 ‘갑옷 하나 없는 암살자’라고 칭할 만큼 아이템도 부실해졌다. 때문에 이어진 탑 갱킹에서도 되려 ‘스멥’의 매서운 반격에 킬을 내주게 됐고, SKT는 바텀 라인을 제외한 모든 라인의 주도권을 빼앗겨 경기 35분경, 4세트까지도 내어주게 됐다.

‘블랭크’의 약점이 드러난, 더불어 KT의 ‘대 SKT 밴픽’이 잘 먹혀 들어간 경기였다. 안정적인 탱을 자랑하는 챔피언이 아닌 기복이 있는 챔피언을 선택하게 된 ‘블랭크’는 초반 정글링에서부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그것이 팀 패배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페이커’ 또한 신인 ‘유칼’을 상대로 매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유체화 + 점멸을 가진 스웨인으로 한타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으며, 라인전에서도 ‘유칼’에게 압도당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날 경기 내내 무난했던 건 ‘뱅’과 ‘울프’, 바텀 라인 정도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신인 '유칼' 손우현 선수

KT는 오는 4월 8일 정규 시즌 2위인 아프리카 프릭스와 맞붙게 됐다. 현재 아프리카 프릭스는 물오른 기량의 ‘기인’ 김기인과 현재 ‘탱 서폿 메타’의 최고 수혜자 중 하나인 ‘투신’ 박종익이 굳건히 탑과 바텀 라인을 지키고 있는 팀이다. MVP 순위 2위인 ‘쿠로’ 이서행과 다양한 챔프 폭을 지닌 ‘스피릿’ 이다윤도 무시할 수는 없다.

과연 ‘기계적인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는 아프리카 프릭스를 상대로 KT가 승리할 수 있을지 오는 8일 경기를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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