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중간한 성능과 가격, 스팀 이용자들에게도 외면

[게임플] 밸브가 게임업계에서 지니고 있는 이름값은 어마어마하다. 하프라이프와 포탈 시리즈로 개발력을 인정 받았으며, 스팀으로 전세계 PC게임 유통망을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는 것이 밸브다.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사업에서 이 정도 성과를 거둔 게임 기업은 없다.

실패와는 거리가 먼 기업 같은 밸브이기에 이번 소식은 더욱 뼈 아프다. 밸브가 자사에서 의욕적으로 시작한 하드웨어 사업 '스팀머신'의 실패를 사실상 인정했기 때문이다.

밸브는 자사의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스팀머신' 페이지를 삭제했다. '스팀머신'은 지난 2015년 11월에 출시된 하드웨어 브랜드로 스팀OS를 기반으로 스팀으로 구매한 게임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팀 게임 전용 PC다. 스팀OS가 아닌 다른 운영체제를 설치할 수도 있고, 하드웨어를 변경할 수도 있기에 '스팀머신'을 스팀이 출시한 일종의 브랜드 PC로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하지만 '스팀머신'은 결국 이도저도 아닌 성향 때문에 시장에서 외면받게 됐다. 비디오게임기에 비하면 비싸고, 게임 전용 PC에 비하면 성능이 부족했던 것이 문제였다. 콘셉트가 흐려지자 '쇼파에 앉아서 편하게 스팀 게임을 즐긴다'는 나름의 메리트는 퇴색됐다. 

'스팀머신'이 얼마나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았는지는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스팀 통계에서 리눅스 이용자의 비율은 전체 이용자 중 0.33%에 그치고 있다. '스팀머신'이 스팀OS 기반이며, 스팀OS가 리눅스를 활용해 개발된 OS라는 것을 생각하면 스팀 이용자들조차 '스팀머신'에 관심이 없다는 결론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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