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들의 기량이 올라왔지만 아직은 모자라다

[게임플] ‘세계 최고의 미드’인 ‘페이커’ 이상혁이 속한 팀, 역대 최다(3회) 롤드컵(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우승 팀 등 갖가지 수식어가 붙어 있는 팀인 SKT T1(이하 SKT)이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2018 스프링 스플릿’의 포스트 시즌에 가까스로 진출했다. 이어 지난 31일에는 KSV를 상대로 와일드 카드전에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 1R에 올랐다.

하지만 스프링 시즌 시작 당시의 SKT는 위태로웠다. 1R에서는 5연패의 늪에 빠졌으며, 기량이 오르는 듯 했던 2R에서도 3연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SKT는 과연 ‘도장 깨기’의 끝을 볼 수 있을까?

 

# ‘기량을 되찾았다지만’ 불안한 건 여전한 탑과 정글

SKT는 최근 KSV와 맞붙은 와일드카드전, 이전 시즌 마지막 경기인 콩두 몬스터전 두 경기를 치렀다. 이 두 경기에서 탑 라이너인 ‘트할’ 박권혁(이하 ‘트할’)과 정글러인 ‘블랭크’ 강선구(이하 ‘블랭크’)의 올라온 기량이 보였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팬들 입장에서는 불안해 보인다.

KSV전에서는 ‘큐베’ 이성진의 기량이 너무나 떨어져 있었기에 사실 ‘트할’이 엄청나게 잘했다고 보기에는 힘들다. 일명 ‘딜량’ 계산에 있어 ‘트할’이 상대보다 앞섰을 뿐, 특출나게 뛰어난 운용이나 묵직함을 찾아보기에는 힘들었던 것이다.

데스 비중이 27%인 '트할' (출처: BEST.GG)

남은 포스트 시즌 팀들의 탑라이너인 ‘스멥’ 송경호나 ‘칸’ 김동하, ‘기인’ 김기인이 ‘묵직한 방패이자 대검’을 떠올리게 한다면, ‘트할’은 아직 ‘날이 선 검’ 정도의 느낌 밖에는 주지 못한다.

기존 탑 라이너인 ‘운타라’ 박의진(이하 ‘운타라’)은 ‘수리 중인 방패’를 떠올리게 한다. 현재 운타라의 LCK 탑 라이너 순위는 10위다. 최하위 팀인 콩두 몬스터의 ‘로치’ 김강희의 바로 윗 순위인 것이다. 과연 이번 포스트 시즌에 ‘운타라’가 출전 할지도 관건이지만, 회복된 경기력을 보여 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블랭크’는 요즘 기량보다는 자신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블랭크’의 주력 챔프는 자크다. 최근 치른 세 경기에서 자크를 플레이 했을 때 모두 승리했으며, 세 경기 통틀어 자크로는 1번 밖에 죽지 않았다.

자크로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블랭크'(자크 챔프만의 기록, 출처: BEST.GG)

하지만 그만큼 위험부담도 큰 편이다. 만약 자크가 벤(금지) 당한다면 상대적으로 기량이 확 떨어져버리는 변수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자르반도 성적이 좋긴 하나 그 외 챔프의 승률이 전무하다시피하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트런들 플레이의 기량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기에 남은 경기에서 어떤 챔피언을 선택할 수 있을 지가 승리의 포인트가 될 것이다.

‘블라썸’ 박범찬(이하 ‘블라썸’)은 좀더 플레이의 성숙함이 필요하다. 데뷔 직후에는 상대적으로 ‘예측불가’한 플레이를 많이 보여줬기에 승을 따낼 수 있었으나, 후에 킹존드래곤X와 같은 강팀을 만났을 때, 그리고 ‘블라썸’에 대한 분석이 끝난 시기에는 굉장히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트할’과 마찬가지로 조금은 더 ‘다듬어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 ‘세체미’는 어디에, 하지만 여전한 ‘바텀 라인’이 있다.

‘페이커’ 이상혁(이하 ‘페이커’)의 기량은 여전하다. 하지만 어째선가 종종 불안한 모습을 경기에서 보여주고 있다. 승리하는 경기에서는 거의 죽지 않는 모습을 보이지만, 최근 패배한 경기를 보면 무너짐은 ‘페이커’에서부터 시작됐다.

예를 들어 지난 3월 14일 치러진 BBQ 올리버스와의 경기에서의 페이커 기록은 세트 총 9데스였다. 당연히 팀은 패배했으며, 심지어 마지막 3세트에서 ‘페이커’는 0킬 4데스 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최근 승리한 KSV와의 와일드카드전에서도 비록 승리하긴 했으나 기록은 총 8데스였다. 어째서인지 큰 기복을 보여주는 ‘페이커’인 것이다.

킬 포인트가 높으나 데스 비중도 높은 '페이커'(출처: BEST.GG)

분명 이번 롤챔스 스프링의 미드 라이너 순위는 ‘페이커’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KDA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허나 정작 중요한 세트에서 ‘페이커’가 무너져 버린다면 SKT 또한 함께 무너지게 된다. 좀더 신중한 ‘페이커’의 플레이가 필요한 시점이다.

바텀 라인의 ‘뱅’ 배준식(이하 ‘뱅’)은 현재 SKT에서 유일하게 ‘건재’하다고 말할 수 있다. 현재 KDA는 10.02를 기록하고 있으며, 분당 피해량도 롤챔스 선수 평균인 604.2를 훨씬 뛰어넘는 669를 보이고 있다. 최근 경기에서도 신규 챔프인 카이사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줬으며, 이즈리얼, 바루스, 자야 등 주력 챔프가 다양한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초반 라인전에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단점이다. 원거리 딜러 포지션의 특성일 수도 있으나, ‘뱅’은 특히나 더 ‘망한 게임에서는 아무 것도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초반 기선제압’이 ‘뱅’에게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모든 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뱅'(출처: BEST.GG)

서포터인 ‘울프’ 이재완(이하 ‘울프’)과 ‘에포트’ 이상호(이하 ‘에포트’) 또한 여전한 기량이다. 최근에는 ‘에포트’가 선발로 자주 출전을 했기에 ‘울프’의 기량이 예전만 못해서다라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지난 와일드카드전 3세트에서 등장한 ‘울프’는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에포트’도 현재 LSK 서포터 순위 3위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서포터 메타가 다소 공격적이기에 ‘울프’가 적응을 잘 못하는 듯 보였으나, 그 자리를 ‘에포트’가 잘 메우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에포트’다.

 

# 이제 시간은 없다. 필요한 건 가다듬기뿐

지난 1R에서 5연패를 하던 SKT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었다. 신인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기존 선수들의 기량 회복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포스트 시즌이기에 그러한 시간은 더 이상 주어지지 않는다. 지금 이 기량을 얼마나 발휘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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