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권익보호는 현대 프로스포츠의 '뜨거운 감자'

[게임플] 지난 주말, 북미 e스포츠 관련 언론인 리처드 루이스(Richard Lewis)를 통해 오버워치 리그의 규정집이 공개됐다. 

다수의 e스포츠 리그가 자체 규정을 통해 리그를 관리하고 있으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오버워치 리그를 기존 프로스포츠 리그에 부합하는 형태로 발전시키고 싶어하니 규정집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규정집이 존재한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 없이 체계적으로 리그를 관리하겠다는 대회 운영사 측의 의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는 무척이나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모든 스포츠리그의 규정집이 여러 논란을 거쳐 지금의 형태로 자리잡은 것처럼, 오버워치 리그의 규정집 역시 이와 똑같은 과정을 겪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에 공개된 규정집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항목이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동성애 비하 발언으로 중징계를 받은 댈러스 퓨얼의 'xQc' 펠릭스 렝겔

리처드 루이스가 공개한, 그리고 북미 유력 게임 웹진인 게임인포머가 인용한 오버워치 리그 규정집의 내용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선수의 태도'에 대한 부분이다. 리그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는 선수들의 행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불법적 행위는 물론 각종 '혐오 발언'과 돌발 행동에 대한 금지조항이 작성되어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하지만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을 비판하거나 오버워치 리그나 리그 경기의 합리성에 의문을 가지면 안된다'라는 항목과 '리그 차원에서 개별 선수나 팀 기반 리얼리티 쇼를 만들 수 있고, 이 경우 선수들은 이에 대한 보수는 받지 못 할 수 있다'는 항목이 논쟁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실제로 프로스포츠 선수가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리그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하는 것은 대다수의 리그가 규정을 통해 금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역시 종목을 불문하고 이러한 규정에 대해 대다수의 팬들은 '입막음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문제가 발생했을 시에 이를 공론화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채널을 막아뒀다는 것은 자칫 리그 운영이 '일방통행' 형태로 변질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리얼리티 쇼 제작 시 선수에게 보수가 지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특히 미국 프로스포츠의 생태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미국 프로스포츠는 각 리그마다 사무국에 맞서 선수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선수협회'가 존재한다. '선수협회'의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선수들의 최저연봉이나 각종 복지에 대해서는 물론, 리그를 통해 얻는 구단주의 수익을 선수들에게 얼마나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민감한 부분'까지 협의를 할 정도다. 과거 NBA 선수협회는 구단주측과 맞서서 구단주 57%, 선수 43%로 나뉘던 수익배분을 선수 57%, 구단주 43%로 변경하는 내용을 걸고 파업을 불사하기도 했다.

때문에 오버워치 리그의 해당 조항이 여타 프로스포츠 리그에도 있었다면, 선수협회가 이를 두고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짐작이 어렵지 않다. 그만큼 이 조항이 선수의 권리와는 동떨어진 조항으로 여거질 공산이 크다는 이야기다.

물론 오버워치 리그를 오랜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NBA와 직접 비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리그 2차 생산 콘텐츠로 발생하는 수익에서 선수가 배제된다는 규정은 기존 프로스포츠 리그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내용이다.

현대 프로스포츠에서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선수들의 권익 문제는 크게 부각되는 부분이다. 오버워치 리그가 이런 문제를 어떻게 조율하며 발전해나갈 것인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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