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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1위' 포트나이트가 배그에 주는 진짜 경고트위치TV 1위를 빼앗긴 건 일도 아니다
김한준 기자 | 승인 2018.03.12 10:31

[게임플] 지난 3월 7일. 포트나이트가 스트리밍 순위에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관련기사: http://www.gamepl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0587)

북미 지역의 대표적인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TV에서 포트나이트는 시청자 수 18만 명을 넘기며 3만 명 대에 그친 배그를 멀찌감치 따돌린 것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PC방 서비스가 시작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그 영향력이 그다지 체감되지 않지만 서구권 게임시장에서 포트나이트. 정확히는 포트나이트의 배틀로얄 모드는 급속도로 그 세를 불려나가고 있다. '서양은 포트나이트, 동양은 배그'라는 이야기가 게이머들 사이에서 번져나갈 정도로 말이다.

배그의 초기 흥행에 있어 스트리머들의 영향이 절대적이었기에, 이런 소식은 게임 개발사인 펍지에게 꽤나 의미심장하게 여겨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건은 단순히 '포트나이트의 영향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만 지니는 것은 아니다. 포트나이트의 스트리밍 점유율 확대는 본질적인 면에서 배그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위험요소를 여전히 떨쳐내지 못 했다는 증명이라 할 수 있다.

펍지가 배그의 현 상황에서 정말 긴장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유저들의 골머리를 썩게 만드는 비인가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문제? 마음처럼 풀리지 않는 e스포츠 중계 방식? 신규맵 출시를 원해서 내놨더니 외면하는 까다로운 유저들?

이 모든 것들은 충분히 고민거리가 되고도 남는 것들이지만, 그동안 펍지에게 있어 부수적인 것들이었다. 이런 고민거리들도 마땅한 경쟁작이 없는 상황에서는 게임 개발과 운영 주체에게 큰 위기감을 줄 수 없다. 

배틀로얄 장르는 한동안 배그의 독무대였다.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게임들은 모두 배그에 무너졌고, 이렇다 할 경쟁작 출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더 나은 선택지가 있다면 앞서 나열된 문제점 때문에 다른 게임으로 떠났을 유저들도 배그 외의 선택지가 없는 시장 상황에서 배그를 즐길 수 밖에 없었다. 배그가 이뤄낼 결실 중에는 의도치 않은 '시장 독점'이 있었으며, 이는 배그에게 꽤나 달콤한 꿈 같은 일이었다.

허나 포트나이트의 스트리밍 순위 급상승은 배그를 달콤한 꿈에서 깨언나게 하고, 꿈꾸느라 잊고 있던 현실을 바라보게 했다. '왕좌를 노리는 게임들은 얼마든지 있으며, 이런 도전자는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는 현실은 게임 시장에서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포트나이트의 배틀로얄 모드는 엄연히 따지면 '생존'요소가 도입됐을 뿐, 배그와는 완전히 다른 게임성을 지니고 있는 게임이다. 

그럼에도 서양 게임시장에서 포트나이트가 배그의 인지도를 깎아가면서 자신의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은 배틀로얄 장르를 즐기는 이들 중 많은 수가 배그의 '충성유저'가 아닌 배틀로얄 장르가 주는 신선함 자체에 매료된 이들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역사가 깊은 장르에는 그 장르의 역사를 함께한 특정 게임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게임들은 자신들이 속한 장르가 휘청이더라도 그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는다. 이미 '장르의 팬이 아닌 자신의 팬'이 된 유저들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그가 이런 '유저 마일리지'를 확보하기에는 배틀로얄 장르 자체가 지닌 역사가 너무 짧다. 펍지가 '배틀로얄 팬 = 우리 팬'이라는 생각을 하기엔 무척 이르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배그의 진짜 경쟁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을 것일 수도 있다. 만약이기는 하지만, 콜오브듀티나 배틀필드에 '생존'요소가 가미된 새로운 모드가 추가된다면? 아니면 오픈월드 FPS에 잔뼈가 굵은 유비 소프트가 '파크라이 + 배틀로얄'이 추가된 게임을 출시한다면? 

포트나이트의 스트리밍 질주는 배틀로얄 장르를 즐기는 이들이 특정 게임의 팬으로 고착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배틀로얄이 주는 새로움 그 자체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 와중에 기존 인기 IP와 배틀로얄 요소가 결합된 게임이 나온다면 과연 펍지는 이들과 경쟁할 수 있을까? 

물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고, 앞으로 이런 일은 영영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포트나이트 정도의 영향력을 지닌 게임에 배틀로얄 모드가 업데이트 됐을 뿐인데도 휘청이는 배틀로얄 장르에, 이런 '빅 네임'이 똑같은 전략으로 등장한다면 생길 파급력은 어느 정도일지 상상하기 쉽다.

펍지가 지금까지 거둔 배그의 성과는 훌륭하다. 매출은 기대 이상으로 충분하며, 게임사에 이름도 남겼다. 역대 게임 흥행 순위를 논할 때, 배그는 그때마다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게임이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펍지가 만족한다 해도 이를 뭐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저들도 마찬가지다. 뭐라 할 이유가 없다. 또 다른 배틀로얄 장르로 떠나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과연 이것이 펍지가 원하는 그림일까? 

김한준 기자  khj1981@gamep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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