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한 경계에 서 있는 피파온라인4

[게임플] 지난 2월 21일에 2차 비공개테스트를 종료한 넥슨의 신작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온라인4에는 자동 수비와 전술 수비, 두 가지 시스템이 있다. 

자동 수비는 기존 피파온라인3와 마찬가지로 D키를 누르고 있으면 수비수가 공을 소유한 상대 선수에게 달려들어서 스탠딩 태클까지 수행하는 기능이다. 피파온라인3 뿐만 아니라 기존 대부분의 축구 게임에 채택된 수비 시스템으로 축구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무척 친숙한 형태다.

새롭게 도입된 전술 수비는 피파온라인 시리즈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EA 스포츠의 피파 시리즈 중 2013년에 출시된 피파14에 처음 도입된 이 수비 시스템은 피파10에서 처음 도입됐던 '360도 드리블'과 함께 피파 시리즈의 정체성을 극적으로 변화한 요소로 꼽힌다. 

사람이 아닌 공간을 제어한다는 수비의 기본 개념을 게임에 구현한 것이 택티컬 디펜스의 장점. 이 시스템의 등장 이후 피파 시리즈의 인게임 밸런스는 이 시스템을 기준으로 맞춰지기 시작했다. 처음 적응하기는 다소 어렵지만, 익숙해지면 더욱 현실적인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장점도 유저들이 택티컬 디펜스를 받아들이는데 촉매 역할을 했다.

피파온라인4는 택티컬 디펜스를 기준으로 밸런스를 맞춘 피파17의 엔진을 활용했다는 게임이다. 피파온라인4의 테스트에 참가한 이들 중 절대 다수는 피파 시리즈의 택티컬 디펜스에 해당하는 '전술 수비'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았다. 기존 수비 시스템인 자동 수비가 익숙하고, 이를 사용하더라도 그다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이들이 태반이기 때문이다. 

즉, 게임의 엔진은 전술 수비를 기반으로 밸런스를 잡아주고 있는데, 정작 게임은 유저들의 선호도 때문에 자동 수비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애초에 피파온라인4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전술 수비를 염두에 두고 개발된 게임이기도 한데, 유저들의 선호도에 따라 과거의 수비시스템도 지원하다보니 인게임 밸런스가 흐트러진 것이다.

기존 유저들이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자동수비에 기반해 게임 밸런스를 다시 잡을 것인지, 아니면 게임의 기반이 되는 전술 수비를 바탕으로 기존의 게임 밸런스를 기준 삼을 것인지. 결국 피파온라인4는 2차 비공개테스트 종료 후 갈림길에 서게 됐다. 

전자는 유저들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지만, 반대로 인게임 밸런스로 몸살을 앓게 될 여지가 크다. 과거 피파온라인3가 엔진을 교체하며 그간 쌓아올린 게임성과 게임의 뼈대가 어긋나게 되면서 생기는 불협화음으로 고생했던 것을 떠오르는 부분이다. 또한 전작과 인게임 요소가 달라진 점이 게임 템포의 변경과 그래픽 변경 말고는 없냐는 비아냥을 살 수도 있다.

후자는 완전히 새로운 축구 게임의 재미를 제공함과 동시에 밸런스 문제를 덜어내는 장점이 있지만, 유저들에게 불편함을 강제한다는 단점이 있다. 

월드컵 개막 이전까지 피파온라인4를 출시하겠다는 넥슨이 과연 남은 기간 동안 이런 미묘한 문제에서 어떤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까? 피파온라인4가 피파온라인3를 뛰어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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