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애명월도, 징크스를 깬 조용한 돌풍... 열혈강호M도 견조한 상승세

[게임플] PC방 점유율 1.25%, PC방 점유율 순위 9위(출처: 게임트릭스). 지난 9일부터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 MMORPG 천애명월도의 지난 주말 성적이다. 오픈베타 서비스 시작 이후 꾸준히 PC방 점유율 순위 10위권을 유지한 천애명월도는 정식 서비스 시작 이후에도 그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게임 시장과 모바일게임 시장 모두 TOP3, TOP5에 시선이 집중되고, 점유율 30~40%를 달성했네 어쨌네 하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와중에 들려온 천애명월도의 이러한 소식은 어찌 보면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천애명월도의 이런 성적은 결코 소소한 성적이 아니다. 레드오션을 넘어 '피바다'가 된 온라인게임 시장의 상황을 뚫고 이룬 성적이기에 눈길을 끌지만, '경쟁에서 살아남았다'는 마일스톤뿐만 아니라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징크스를 깼다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하다.

천애명월도가 깬 징크스는 두 개다. 더 이상 MMORPG는 통하지 않는다는 징크스와 무협은 게임 소재로 적합하지 않다는 징크스를 '무협 MMORPG' 천애명월도는 무너트렸다. 

게다가 천애명월도가 엄밀히 말하면 '대작' MMORPG라 아니라는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한국에서 서비스 중인 여느 MMORPG에 비해 월등히 나은 그래픽을 갖춘 것도 아니며 타격감이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의 완성도에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겉모습만 봐서는 중국산 양산형 MMORPG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천애명월도는 분명히 양산형 MMORPG와는 궤를 달리 하는 게임이다. 캐릭터 성장은 최대한 빠르게 진행된다. 캐릭터가 성장하는 맛을 시스템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레벨마다 콘텐츠가 순식간에 개방되는 덕분에 유저는 게임 시작 후 약간의 시간만 지나도 게임의 콘텐츠를 모두 선택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콘텐츠가 빠르게 개방될 경우 우려되는 '콘텐츠 소모'는 중국 특유의 '양적 업데이트'가 지난 몇년간 누적된 덕분에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게임에서 전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는 없지만, 대신 기존에 존재하던 그 모든 것들을 아주 조금의 시간 투자로 모두 즐길 수 있는 것이 천애명월도라는 게임이다.

천애명월도가 일으킨 흥행돌풍이 아주 큰 규모라 할 수는 없지만 그 돌풍은 MMORPG 시장은 물론 한국 게임시장에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 돌풍이 얼마나 커질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돌풍을 넘어 태풍이 될 수도 있고, 앞을 가로 막은 언덕 하나 넘지 못 하고 소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돌풍이 토양을 뒤집어 놓은 덕분에 새로운 싹이 틔어날 수도 있게 됐다는 점이다.

징크스는 깨졌다. 이를 한국 게임업계는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핑계거리'가 하나 사라진 걸로 받아들이고 말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