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액션과 스토리를 다른 방식으로 구현, 쉬운 육성은 덤

[게임플] KOG는 약 11년간의 서비스를 종료해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던 ‘그랜드체이스 온라인’의 IP를 이식해 만든 ‘그랜드체이스 for kakao(이하 ‘그랜드체이스’)’를 지난 1월 30일 정식 출시했다. 성우진, 스토리, 캐릭터 등 원작의 감성을 그대로 계승하고, 강점이었던 액션 또한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 것이 보였다.

원작의 뒷 이야기를 이어가는 만큼 스토리 구성에 힘을 준 것이 느껴졌다. 애니메이션, 웹툰 형태의 만화로 구현된 이야기들은 몰입을 선사하기에 충분했고, 애니메이션에서 들리는 익숙한 성우들의 목소리는 이전의 향수를 함께 자극 했다.

‘2-5 양블린 마을로 가는 길’과 같이 스테이지마다 만화의 챕터를 연상케 하는 제목을 삽입해, 마치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이야기를 게임에 녹이려 노력했다. 게다가 디자인도 만화의 칸처럼 구성해 몰입을 한층 더 높였다.

하지만 출시에 앞서 ‘원작의 성우진을 그대로 모셔왔다’라며 강조했던 부분은 조금 아쉬움을 자아냈다. 익숙하면서도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목소리가 담긴 것은 맞으나, 그 분량이 다소 적은 것이다. 초반 진행부에서 나오는 애니메이션이나, 메인 화면의 캐릭터를 클릭 시 나오는 대사에 담긴 게 전부일뿐, 웹툰이나 캐릭터간의 대화에서는 거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없었다.

육성에 있어서는 지루함을 줄이려 노력했다. 수집하는 캐릭터에 레벨 개념이 없어, 재료 수급만 된다면 언제든지 강화나 진화가 가능하게끔 만들었고, 재료 수급도 일명 ‘던전 노가다’가 아닌 레이드, 특정 퀘스트 등 여러 콘텐츠가 순환적으로 맞물리게끔 구성했다.

예컨대 한번 클리어한 던전은 다시 공략할 경우 얻는 보상을 적게 만들어 반복성을 줄였다. 그렇다고해서 그냥 방치하는 것이 아닌, 일정 시간마다 주어지는 특정 퀘스트로 다시금 던전을 공략하게 만들었다. 특정 퀘스트의 경우 보상도 쏠쏠하게 주어지기에 공략에 대한 동기 부여도 충분해 보였다.

또한 뽑기 시스템으로만 높은 능력치의 캐릭터를 얻는 것이 아닌 강화와 진화로 캐릭터의 능력치를 올릴 수 있게 하고, 합성으로도 얻을 수 있게 해 과금 요소를 줄였다. 게임의 진행에서도 높은 등급의 캐릭터가 곧잘 주어지기 때문에 비과금유저들이 느낄 박탈감도 거의 존재치 않는다. 고성능의 장비는 레이드에서 얻는 재료로만 제작이 가능하기에 ‘과금’보다는 게임에 들이는 ‘시간’에 중점을 둔 것이 느껴졌다.

캐릭터의 레벨업 개념을 대신해 제공된 많은 육성 경로는 자칫 혼선을 줄 수 있어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장비제작, 진화, 강화 등에 필요한 재료 수급이 ‘원정대’ 시스템 등으로 지루함을 줄였지만 꽤나 번거로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육성에 있어 자신의 손이 많이 가는 것을 꺼리는 유저들에게는 다소 귀찮음을 유발할지도 모르겠다.

원작의 가장 큰 인기요소 중 하나였던 액션과 조작도, 새로운 모바일 환경에 녹이려 노력한 것이 보였다. 원작의 횡스크롤 액션과는 달리 핵앤슬래시 전투 방식을 차용했음에도 수십마리의 몬스터를 한번에 공격하는 스킬과 각 캐릭터의 연계기로 행하는 전투는 ‘그랜드체이스’만의 액션을 담아내기에 충분했다. 몬스터들 한가운데서 전투를 하는 모습은 마치 ‘무쌍’ 장르를 즐기는 느낌을 받게 해주는 것이다.

다만 캐릭터의 단일 조작이 어려운 것은 단점이다. 전투 중에는 드래그 방식으로만 이동하며 동시에 진형 구축이 되는 형태인데, 4명의 캐릭터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체력이 떨어진 캐릭터를 뒤로 보내는 것과 같은 조작이 어려운 것이다.

원작 느낌을 바라고 온 유저라면 달라진 게임 장르에 다소 위화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바일에 최적화된 액션은 다른 의미로 원작의 액션을 느낄 수 있게 했고, 스토리 또한 그동안 궁금했던 내용의 해소가 포함돼있어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다만 원작의 인기 캐릭터 대부분이 높은 등급의 캐릭터로 구성돼있어 초반부에 만나기 힘든 점과, 일부 캐릭터는 스토리에만 잠시 등장할 뿐 조작이 불가능한 점은 원작 팬들이 다소 아쉬워할 것으로 보인다. 추후 보강될 콘텐츠로 원작 팬과 신규 유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그랜드체이스’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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