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T1, 4연패의 늪으로. MVP는 5연패 탈출

[게임플] MVP가 드디어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지난 2월 1일 열린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십 2018 스플링 스플릿(이하 롤챔스)’의 2경기인 SKT T1-MVP 경기에서 MVP가 승리하며, 5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반대로 SKT T1은 4연패의 늪에 발을 들이게 됐다.

이번 경기는 ‘연패 탈출의 교두보’라는 점에서 MVP에게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MVP는 이번 롤챔스 기간 동안 한 번도 승리는 물론이고 세트 스코어도 한 점 올리지 못했었다. 거기에 만난 팀이 SKT T1. SKT T1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MVP는 세트스코어 12전 전패이기에 사실상 천적과 다를 바가 없었다.

어제의 경기를 기다리던 대다수의 팬도 썩어도 준치라며 SKT T1이 당연히 이길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SKT T1의 ‘충치 상태’는 심각했고, MVP는 그 허점을 잘 파고들어 시즌 첫 승을 따냄과 동시에 SKT T1에 대한 숙원을 풀게 됐다.

1세트에서 SKT T1은 스스로 자멸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대회 5년 만에 나서스를 꺼내든 ‘트할’ 박권혁은 잘못된 판단으로 4데스를 기록했고, ‘게임 잘하면 무조건 형이지’라는 소리를 듣던 ‘페이커’ 이상혁도 잦은 실수를 반복했다. 특히 잘 짜여진 한타로 유명했던 SKT T1의 모습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완성되지 못한 한타 구도로 난전만을 유도하는 모습이 계속 보인 것이다. 결국 불을 끄느라 정신 없던 SKT T1은 한 세트를 내주게 됐다.

잦은 실수를 반복하는 '페이커'와 '트할'(출처: OGN 경기화면 캡쳐)

2세트는 SKT T1의 ‘울프’ 이재완이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코그모, 소라카 조합을 들고나온 ‘뱅’ 배준식과 ‘울프’ 이재완은 라인전을 끝까지 주도했고, 결국 코그모의 강력한 공성과 카사딘을 들고 나온 ‘페이커’ 이상혁의 쉴새 없는 압박으로 세트 스코어 하나를 쟁취하게 됐다. 하지만 잦은 실수와 드래곤과 같은 오브젝트를 챙기지 못하는 ‘블랭크’ 강선구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불안감을 지속되게 만들었다.

불안감은 사실로 드러났다. 결국 3세트에서 MVP가 승리를 따내며 시즌 첫 승을 거둔 것이다. 불안하던 SKT T1의 정글 포지션을 알고 있다는 듯이 MVP의 ‘비욘드’ 김규석은 주도적인 플레이로 분위기를 가져왔고, 오브젝트인 드래곤 역시 화염 2번, 대지 2번을 가져오며 팀의 승기를 굳히는데 큰 역할을 했다. SKT T1의 ‘페이커’ 이상혁과 ‘뱅’ 배준식이 조이와 이즈리얼로 승기를 가져오려 애썼으나, 이미 넘어간 분위기를 가져오기엔 많이 모자랐다. 결국 바론 싸움에서 승리한 MVP는 파죽지세로 몰아쳐 경기를 끝냈다.

MVP는 시즌 시작 전부터 ‘빈약한 딜러진’으로 많은 팬들의 걱정을 받았다. 실제로 미드라이너인 ‘이안’ 안준형은 경기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그것은 탑라이너인 ‘에드’ 강건모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MVP는 정글러 ‘비욘드’ 김규석과 서포터 ‘맥스’ 정종빈의 유기적인 플레이와 맞춰진 합으로 그 약점을 극복 해냈다. 특히나 ‘비욘드’ 김규석이 펼친 상대 정글러를 소위 ‘말려 버리는’ 플레이는 상승한 기량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에 비해 세계 최강팀이라 불리던 SKT T1의 ‘연패 행진’은 그 모습이 극명히 반대로 나타났다. 신인인 ‘트할’ 박권혁과 ‘에포트’ 이상호가 기량 발휘를 못 다하는 것은 그렇다해도, 기존 멤버인 ‘페이커’ 이상혁과 ‘블랭크’ 강선구의 떨어진 경기력은 팀 패배의 주 요인으로 크게 작용한 것이다.

중요 오브젝트를 모두 빼앗기는 SKT T1(출처: OGN 경기화면 캡쳐)

특히 정글러인 ‘블랭크’ 강선구는 경기 내내 상대 정글러에게 모든 동선을 파악 당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로 인해 3세트 동안 중요 오브젝트인 화염용만 7번이나 상대 팀에게 내줬다. 라인전 단계에서 힘을 실어줘야 하는 정글 포지션의 특성 상, 되려 부담을 실어주는 플레이는 팀의 경기력이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번 롤챔스 스프링이 모든 팀들의 실력이 모두 상향 평준화되어 순위를 예견하기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굳건한 ‘강팀’으로 남을 것 같았던 팀들이 속속들이 패배하는 모습이 자주 나오고, SKT T1이 9위에 계속 주저 앉아 있으니 ‘누가 이길지 전혀 모르겠다’라는 말은 모든 팀들에게 적용되는 말인 것이다. 하지만 SKT T1의 연이은 패배는 팬들에게 있어 조금은 낯선 결과다.

이번 경기로 인해 5연패를 하던 MVP는 이번 첫 승으로 분위기를 다소 되찾았다. 그에 비해 SKT T1은 아직 경기력을 되찾기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기가 앞으로의 진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불가’의 롤챔스를 계속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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