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제와 부분 유료화, 어느 것이나 장단점은 있다

[게임플] 지난 17일, 엔씨소프트는 자사 MMORPG ‘아이온’의 부분 유료화 전환을 선언했다. 지난 2016년 ‘블레이드앤소울’의 부분 유료화 전환 이후 두 번째다. 이는 줄어드는 신규 유저 유입과 기존 유저들의 이탈에 대한 ‘분위기 반등’의 시도였고, 실제로 온라인 게임 순위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그저 좋다고 보기엔 유저들의 반응이 따갑다. 엔씨소프트는 과금 방식의 변환과 함께 ‘VIP 시스템’과 ‘변신 시스템’을 업데이트했는데, 이것이 유저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는 것이다. VIP시스템은 게임 내에서 능력치 상승 등의 큰 혜택을 주기에 사실상 정액제 모델일 때처럼 지불하지 않을 수 없고, ‘변신 시스템’ 또한 능력치의 변화폭이 크기에 결제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불만요인이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은 최근 부분유료화로 전환됐다.

순위 상승, 매출 증가와 같이 부분 유료화로의 전환은 분명 수익성을 크게 올려준다. 하지만 수익성의 반등과 유저들의 질타에 이은 이탈. 둘의 간극 차이는 과연 메워진 것일까?

‘아이온’이 그랬듯, 2000년대 초반 게임들의 과금 방식은 대부분이 정액제였다. 최초의 온라인 RPG ‘바람의 나라’가 그랬고 ‘리니지’,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여전히 정액제 방식을 고수 중이다. 정액제 비용으로는 약 3만 원 정도가 책정됐기에 크게 부담도 없어 유저들은 큰 불만을 가지지 않고 결제 후 게임을 즐겼다.

정액제 게임은 결제만 완료하면 게임 진행에 있어 다른 결제가 거의 필요 없다. 유저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었고, 결제를 하는 유저들에게도 크게 박탈감이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유저들이 게임에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생길 무렵, 게임사들은 부분 유료화 모델을 새롭게 도입했다. 게임을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플레이할 시간이 모자랐던 유저들에게 큰 이점으로 다가왔고, 유저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부분유료’라는 말에 걸맞게 게임 내에 이른바 ‘캐쉬’ 아이템들이 등장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캐쉬 아이템이 게임 내 밸런스에 영향을 줄 정도였기에, 유저들은 결국 정액제에 지불하던 비용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하기에 이르렀다.

넥슨의 '마비노기'는 캐쉬 아이템으로 인한 밸런스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 되고 있다.

2008년 정액제에서 부분 유료화로 전환한 넥슨의 ‘마비노기’ 유저는 “부분유료화 이전의 2시간 무료일 때 마비노기가 그립다”며 “지금은 커뮤니티성이 결여된 그저 ‘Pay to Win’ 게임으로 만 느껴진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부분 유료화는 분명 신규유저의 유입에는 큰 이점이 있는 과금 모델이다. 정액제의 경우도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해 어느 정도 기간이나 레벨까지는 무료를 체택해 체험할 수 있게 하지만, 플레이가 무료인 것과는 체감상 차이가 크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지불하는 비용이 정액제의 비용보다 수 배를 넘어가는 시점에서, 과연 유저들이 이 모델을 반길 수 있을까?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실제 북미 개발사 트라이온 월드의 MMORPG ‘리프트’는 정액제로만 운영되는 신규 서버를 최근 추가했다. 이 서버에서는 뽑기 시스템으로 불리는 ‘전리품 상자’가 사라지고, 다른 유료 상점들도 사라지거나 대폭 축소 될 예정이다.

최근 다시금 정액제 서비스를 재개하는 트라이온월드의 '리프트'

여기서 주목할 점은 ‘리프트’가 본래 오픈 당시 정액제 시스템이었다가 부분 유료화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정액제에서 부분유료화로 전환한 게임은 많지만, 다시금 돌아가는 경우는 드물기에 눈에 띈다. 개발사는 “최근 BM과 관련된 논란을 주의 깊게 지켜봤다”며 “정액제 서버의 도입의 배경에는 많은 유저들이 전리품 상자를 없애달라는 요구를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리프트’의 사례처럼 현재 문제가 되는 게임들을 다시금 ‘정액제’로 회귀 시킬 순 없다. 유저들이 부분유료화 게임을 선택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게임 플레이가 무료’라는 이점이기 때문이다. 잘못된 ‘회귀’는 되려 있던 유저들마저 떠나가게 만들 수가 있다.

현 모바일 게임 시장에 대부분의 수익모델이 되었듯, 부분 유료화는 이제는 대세 모델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저 ‘정액제 지불 비용을 충당하는 수익 모델’을 내세우는 것은 분명 문제가 된다. 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비용을 지불하고도 충분히 만족 할만한 대책을 강구 해야 하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는 게임사들에 있어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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