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김용대 본부장 "무협을 떠나 MMORPG 그 자체로의 매력 상당"

[게임플 중국 베이징] 오는 1월 25일 국내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넥슨은 지난 1월 19일, 베이징 브이컨티넨트 베이징 파크뷰 우저우 호텔에서 게임을 개발한 오로라 스튜디오의 개발진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금일(2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되는 '천애명월도 국풍가년화'를 앞두고 이에 대한 소개와 국내 서비스를 앞둔 천애명월도를 설명하는 이번 자리에는 넥슨의 김용대 온라인게임 본부장, 오로라 스튜디오의 케이터 양 프로젝트 디렉터, 브루스 팡 글로벌 프로젝트 책임자, 작곡가 진치일, 메인 아트디렉터 소파 취, 코스튬 플레이어 음지 등이 자리해 천애명월도에 대한 다양한 질문에 답했다.

천애명월도는 지난 2015년,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게임은 물론 게임 내 음악과 코스튬 등이 중국 현지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다양한 방면에서 주목 받고 있는 게임이다. 특히, '국풍'이라는 중국 전통 음악을 서양 악기로 게임 내에 녹여내는 노력 덕분에 '국풍' 장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을 정도. 중국의 국회의사당이라 할 수 있는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되는 공연에 '천애명월도'라는 이름이 언급된 것을 보면 이 게임이 문화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긍정적인 파급력을 미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천애명월도 내의 음악, 아트는 물론 서비스 전략과 향후 방향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래는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 내용이다.

Q: 천애명월도의 중국 내 입지는 어느 정도인가?
A: (케이터 양)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2015년부터 초기화 없는 OBT를 시작한 이후 텐센트 내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게임이다. 

Q: 1회 공연은 어느 정도 규모로 진행됐나
A: (케이터 양) 론칭 후 영상,음악 등을 다루는 행사에 대한 유저들의 요구가 컸다. 이런 이들을 위한 공연이었다. 처음 진행된 음악회에는 5천 명 가량의 유저가 자리했고, 낮에 진행된 사전 행사 역시 1만 명 가량의 인원이 입장했다. 오프라인 행사는 행사가 개최되는 장소에 따라 인원이 한정되는 편인데, 올림픽 경기장에서 진행했던 이벤트에는 4만 명 가량의 인원이 참석한 적도 있다. 

Q: 인민대회당 같은 장소에서 게임 관련 행사, 공연이 진행되는 것이 자주 있는 일인가?
A: (케이터 양) 인민대회당에서 게임과 관련된 음악회를 진행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음악회는 공익적인 성격을 띄는 음악회이고 중국 음악인들과 국풍 음악인들의 행사라고 보는 것이 더 어울린다. 젊은이들의 국풍 문화를 만들어가는 행사다. 

Q: 전통음악이라 할 수 있는 국풍이 원래 인기가 있는 장르인건지, 천애명월도에서 차용을 했기 때문에 화제가 된 것인지 궁금하다.
A: (진취이) 중국의 전통 음악이 맞으며 기본적인 팬층을 보유한 장르이기도 하다. 천애명월도를 통해서 국풍을 접하고 국풍의 팬이 된 이들이 많다. 그 덕분에 음악회를 열 수 있게 됐다.

(케이터 양) 팬들의 연령대가 높은 편이긴 했으나, 게임을 통해 국풍을 알게 된 이들은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젊은이들이 이 음악을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기를 바랐다. 노래를 듣고 좋다고 느끼고 음악을 더 찾아보게 된 경우가 많다. 개발사에서도 이런 예술적인 부분을 더 알릴 수 있는 책임감을 지니고 있다.

Q: 무협을 소재로 하는 콘텐츠가 많은데, 천애명월도는 아트와 BGM 측면에서 어떻게 차별화를 노리고 있는가? 
A: (케이터 양) 이름 그대로 천애명월도는 천애, 명월, 도로 나뉘는 게임이다. 무협을 게임에 녹여내는 과정을 개발과 오픈 후로 나눌 수 있다. 개발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라면 게임 내 배경을 만드는 것이다. 중국 명소의 장관과 느낌을 살리고 싶었지만, 기존 사용하던 개발 방식으로는 이를 구현하기 어려워 게임엔진을 새롭게 만들어야 했다. 이런 개발을 통해서 지형의 높낮이, 건축물과 오브젝트의 표현 방식이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 된 거 같다. 기후, 지형 등에서 타 게임과 다른 무협의 느낌을 살릴 수 있었다.

인게임에서 강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무림의 이야기를 설명하고 싶었다. 또한 무술감독과 함께 천애명월도 캐릭터의 무술 동작을 만들어냈다. 이런 노력 끝에 전체적인 게임에서 무협을 나타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오픈 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반응이 음악과 코스튬을 만들어내는 오프라인 행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 

개발팀은 새로운 느낌과 새로운 디자인에 늘 도전하고, 새로운 무협의 느낌을 만들어 내기 위해 유저들과 소통하고 있다.

 

Q: 게임 O.S.T.를 만들 때 특별히 신경쓰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A: (진취이) 천애명월도 음악 제작에 참가하게 되서 개인적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국풍을 소재로 하는 영화 음악 제작에 참여하던 중에 연락을 받아 합류하게 됐다. 서양 악기의 소리와 국풍을 어우러지게 만드는 것이 모토였다.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이 사랑 받게 된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케이터 양) 인내심과 시간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국 게임업계 탑급의 인원과 함께 하거나 교수들의 자문을 구한 적은 없지만, 서양 악기와 무협의 느낌을 어우러지도록 큰 노력을 기울였다. 이런 노력 끝에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다. 

헐리우드에서 온 인원과 음악제작을 하기도 했고, 일본의 유명 음악가인 양방언과도 함께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천애명월도의 음악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Q: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한국 유저들과 중국 유저들의 반응에 차이가 있는가?
A: (케이터 양) 기본적으로 중국과 한국 유저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모두가 열정적으로 우리 게임을 즐겨주는 모습이 기뻤다. 한국에서 론칭쇼를 진행했는데 한국 유저들의 호응과 몰입도가 인상적이었다. 인내심을 갖고 우리 게임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감사한다.

Q: 한국 유저들이 천애명월도에 가장 바라는 점은 무엇이라고 파악하고 있나?
A: (케이터 양) 한국 정통 의상을 개발 중이다.
(김용대) 한국 유저들이 개발팀에 바라는 점은 다양하다. 한국 MMORPG가 그래픽이나 캐릭터 표현, 동작에 있어서는 압도적인 능력을 보유했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천애명월도는 정통 무협을 표방하기 때문에 동작이나 타격감이 과장되지 않았는데, 한국 스타일의 MMORPG를 즐기던 이들은 이를 두고 약하게 느끼기도 한다. 

유저들이 가장 바라는 점이라면 넥슨이 운영을 잘해달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웃음)

Q: 무협이 올드하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이를 깨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는가?
A: (김용대) 실제로 테스트를 하거나 수집한 정보에 비추어 보면 30대 후반 유저가 전반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드러낸다. 한국 내에서 무협이 올드하다는 이미지를 인위적으로 극복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다만, 그 콘텐츠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그 느낌 그대로를 살릴 수 있는 방향을 고민 중이다. 시네마틱 영상을 강조하고, 고룡 작가의 원작을 무료로 배포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고 곧 시행 될 것이다. 

(케이터 양) 무협은 올드하지 않다. 다만 그 표현 방식이 올드한 콘텐츠가 많아서 그런 선입견이 있는 것 같다. 신선함을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18~25세 유저들이 가장 많다. 이런 점을 본다면 천애명월도를 즐기는 유저들의 연령대가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Q: 천애명월도 IP를 다른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 있나?
A: (김용대) 구상 중이지만 아직 정식으로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

(케이터 양) 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PC 버전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한국 론칭 후 라이브서비스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계속해서 준비 중이다. 조만간 좋은 기회로 다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Q: 어떤 게임으로 유저들에게 기억되고 싶나?
A: (브루스 팡) 천애명월도는 개성이 아주 강한 게임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 러시아, 동남아 지역의 유저들도 발견되고 있어 다른 국가에서 나갈 여지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우선은 한국 시장 론칭에 집중하고 이곳에서 유의미한 지표를 만든 이후에 고려할 문제다.

Q: 시네마틱 영상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이에 대한 개발진의 소감은 어떤가?
A: (케이터 양) 개발팀 반응이 좋았다. 또한 한국에서 공개된 이후 한국 유저가 CG로 만든 영상이 공개되고 조회수도 높게 나왔다. 이런 점이 고무적이었다.

Q: 국내 서비스 버전에서는 UI와 UX 변경이 있었다. BGM 역시 이러한 변화가 생기는가?
A: (김용대) 원작과 스토리, 무협의 느낌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가닥을 잡았다. BGM은 개발팀에서 O.S.T.와 음악 작업에 큰 투자를 하고 있으며, 이를 게임에 그대로 도입하는 것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음악을 새롭게 만든 적이 있는데, 마스터링을 새롭게 하는 작업 난이도가 너무 높았다. 넥슨의 사운드 개발자가 천애명월도의 사운드 엔진을 새롭게 이해하고 상호간에 협업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에 이는 일단 추후의 작업으로 미뤄두기로 했다. 

Q: 천애명월도는 전통무협인가 퓨전무협인가. 아트적인 측면에서 설명 부탁한다
A: (소파취) 아트팀은 중국 전통무협의 느낌을 살리려 했으나, 개발 중에는 서양적인 느낌을 살릴 수 밖에 없던 때가 있었다. 레이스를 복장에 추가하거나, 해적 관련 코스튬을 개발하는 중이다.

(케이터 양) 창해운봉을 업데이트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선보여 해적 코스튬을 만들게 된 것이다. 한국 론칭에 맞춰 한국과 관련한 코스튬도 만들었다.

Q: 타 게임 코스프레를 했다면, 천애명월도 코스프레를 하면서 이 게임만의 아트적인 특징을 발견했을 것 같다. 어떤 점을 느꼈나.
A: (음지) 주로 일본 캐릭터 코스프레를 했지만, 천애명월도 캐릭터와는 느낌이 크게 다르다. 코스튬플레이를 하면서 국풍이 주는 느낌을 살리기 위한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Q: 유저로서 천애명월도의 재미 포인트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A: (음지) PVP보다는 PVE를 위주로 즐기는데, 보스들의 공격 패턴이 다양하다는 점이 재미있는 부분이다.

Q: 무협이 아닌 MMORPG로서 천애명월도의 장점은 무엇인가?
A: (케이터 양) 무협을 배제하고 말하자면 커뮤니티의 경험 그 자체가 장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김용대) 유저 입장에서 평가를 하자면 천애명월도는 미묘한 타협점을 잘 찾은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 접속을 했을 때 조작감이 인상적이다. 타겟팅 전투는 밋밋하게 여겨질 수 있는데, 그런 점이 드러나지 않도록 액션감을 강조한 게임이다. 조작감 뿐만 아니라 MMORPG에서 사냥이 반복적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는데, 적절하게 이러한 분량을 배치했으며, PvP나 생활형 콘텐츠 중 하나를 미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각각의 스펙이 높은 게임이다. 각 요소를 즐기더라도 캐릭터 육성에 큰 문제가 없는 것이 인상적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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