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빌은 수동전투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까

그동안 많은 유저들은 모바일게임을 두고 '플레이한다' 라는 개념 보다' 플레이를 본다'는 개념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방치형 게임'이라는 광고가 선두에 설 만큼 게임 자체를 즐기는 것 보다는 '관람'에 중점을 둬왔다. 이런 트랜드가 주류를 이루는 상황에서 '로열블러드'는 도발에 가까운 선택을 한 것이 선견지명일까? 아니면 무리수 일까? 로열블러드의 구글 매출 순위는 16일 기준 오전까지 11위에서 정오 현재 10위로 올라선 상태다. 유저들의 선택이 많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PC로 즐기던 수준의 MMORPG를 모바일로 즐긴다. 과거 모바일 디바이스 성능이 높지 않던 시절에는 모바일 게이머들에게는 이상향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제 더는 모바일 MMORPG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이들은 없다. 뛰어난 그래픽을 넘어 PC로 즐기던 MMORPG 수준의 그래픽을 갖춘 모바일 MMORPG를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이들 게임들은 모두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한다'는 목적에 부합하는 강력한 자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메뉴 버튼 몇 번만 터치하면 내 캐릭터가 화려한 이펙트를 자랑하며 스스로 성장하는 시대다. 

이런 점만 보면 모바일 MMORPG는 화려한 그래픽과 편리한 자동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상황이 이래서인지 게임빌의 신작 로열블러드는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게임이다. 단, '형이 왜 거기서 나와?' 하는 느낌이 아닌 '아! 이런 것도 있구나' 하는 기분좋은 이질감이다.

개발사가 모바일게임의 BM에 한 설명을 할 때 흔히 하는 이야기가 '시간을 들여 플레이하는 이들도 과금유저와 어느 정도 경쟁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이야기다. 로열블러드는 이러한 이야기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로열블러드 역시 자동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다른 게임들이 지원하는 시스템은 모두 갖추고 있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하지만 로열블러드에서 주목할 점은 이런 편의성보다 수동전투의 메리트에 있다.

대다수의 게임에서 자동전투와 수동전투를 비교했을 시에, 수동전투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그다지 크지 않다. 약간의 손맛과 자동전투로는 넘기 어려운 구간을 직접 컨트롤해서 돌파하는 정도다. 자동전투가 핵심이고 수동전투가 오히려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현황이다.

하지만 로열블러드는 수동전투에 확실한 이득을 준다. 수동전투 효율이 자동전투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캐릭터 육성, 게임 진행 속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런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은 로열블러드에 갖춰진 '기력' 시스템 덕분이다. 로열블러드에서 스킬을 사용하게 되면 쿨타임이 소모되는데, '기력'만 있으면 쿨타임에 상관 없이 스킬을 연이어 사용할 수 있다.  

단, '기력'은 수동으로 전투를 할 때에만 사용할 수 있다. 쿨타임을 기다려서 스킬을 사용되는 자동전투와 쿨타임 없이 스킬을 난사할 수 있는 수동전투의 효율이 크게 벌어지는 것은 자명한 결과다. 

게다가 '기력'은 적을 처지할 때마다 계속해서 회복되며, 캐릭터가 육성될 수록 '최대 기력'의 양도 늘어난다. 캐릭터를 육성하면 육성할 수록 수동전투와 자동전투의 갭은 더욱 커진다. 이 과정에서 느끼는 캐릭터를 조작하는 맛은 부가적인 이득이다.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서는 '무쌍'에 가까운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즉, 로열블러드는 효율을 중시하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수동전투를 즐기도록 유도하도록 설계된 게임이라는 이야기다. 이 정도로 수동전투를 강조한 모바일게임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물론 게임에 거부감을 보이는 입장도 공존한다. 방치형 게임에 익숙해진 유저들은 이 게임을 '오열 블러드'라고 폄하하며 게임을 외면하기도 한다. 하지만 게임은 객관적인 데이터로 철저히 판단된다. 매출순위는 오늘도 1단계 상승, 10위를 기록했다.

게임빌은 '손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는 허울 좋은 이야기를 넘어 실질적인 이득을 유저들에게 줬다. 그리고 유저들은 이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정도면 게임빌의 시도가 성공을 거뒀다고 말해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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