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익빈 부익부' 현상 내년에 굳히기 들어가나

[게임플] 2017은 의미가 큰 해다. 블루홀과 펄어비스 중소 업체가 떠올랐으며 큰 폭으로 성장을 거듭했던 파티게임즈, 선데이토즈, 액션스퀘어, 네시삼십삼분 등 모바일 1세대 게임사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3N으로 불리는 넥슨은 모바일게임에서 성공적인 안착을 했고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로 시장을 석권했다. 이들 3N의 시장 점유율은 과반을 훌쩍 넘긴 60%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17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총 10조 8,945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3N'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의 2017년 한 해 매출 규모는 도합 6조 원에 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형 게임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에 맞서 2017년에 중견 게임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선택한 방법은 새로운 장르, 새로운 과금모델과 꾸준함이다.

■ '약진'과 '확률형 아이템'의 '3N'

'리니지2 레볼루션'

'3N'으로 불리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의 2017년은 '약진'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한 해를 보냈다.

모바일 게임 위주 시장 트렌드에 가장 빠르게 적응한 넷마블은 2016년 말 출시한 모바일 MMORPG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으로 기분 좋은 2017년을 시작했다.

출시 1달 만에 2,000억 원 이상의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한 '리니지2 레볼루션'은 모바일 MMORPG의 기본 틀이 됐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이후 출시되는 모바일 MMORPG들이 '리니지2 레볼루션'과 닮은 구석이 많았다. 그 후 분기마다 매출 신기록을 세우며 주식 상장까지 끝마친 넷마블은 가히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역시 2017년 6월 출시한 '리니지M'의 큰 흥행으로 그 전까지의 모바일 게임 부진을 씻고 흥행작을 배출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리니지M'출시 전 사전 예약 시작이나 출시일 발표와 같은 정보공개가 있을 때마다 주가가 요동치며 시장 기대감을 입증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2018년 출시 예정작으로 '리니지2M', '아이온 템페스트', '블레이드&소울2', '프로젝트 TL' 등 자사의 IP를 활용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다만 기존 흥행작들의 IP 활용에 기대고 있다는 아쉬움도 있다. 당장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이미 보유하고 있는 IP가 탄탄하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엔씨소프트가 분명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넥슨 또한 '다크어벤저3'와 'AxE(액스)'의 흥행으로 모바일 시장에 완벽 적응한 모습이다. 엔씨소프트가 6월 '리니지M'을 흥행시키며 '3N'중 넥슨만 모바일 흥행작이 없던 상황에서 7월 말 '다크어벤저3', 9월 'AxE(액스)'를 흥행시키며 반전에 성공했다. 11월 '지스타' 이후 출시한 '오버히트' 또한 흥행에 성공하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3N 천하'를 공고히 했다.

'리니지M'

모바일 게임에서 각각 흥행작을 배출해내며 2017년 한 해 동안 약진에 성공한 '3N'이지만 그 이면에는 주력 과금 모델로 삼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논란이 있다. '확률형 아이템'이 게임업체들의 주력 수익 모델로 정착한 것이 몇년 째 계속되면서 유저들의 비판과 피로도가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2017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6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총 10조 8,945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3N'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세 업체의 2017년 한 해 매출 규모는 도합 6조 원에 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규모의 60%가 대형 업체 몇 곳에 집중된 시장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대형 업체들이 일반적으로 입증된 장르와 문법을 가진 게임들을 출시하는 반면 중·소 게임업체들은 기존 시장에 없던 새로움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 중견 게임업체들의 비상···펄어비스와 블루홀

대형 업체들의 파이가 커지면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됐던 중견 게임업체 두 곳의 비상 또한 눈에 띄었던 한 해였다. 펄어비스와 블루홀이다.

2015년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을 출시한 펄어비스는 국내 시장에서 오픈 초반 부진을 딛고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재 북미, 유럽, 러시아 등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해 성과를 이어가고 있으며 중국과 터키, 동남아 시장 출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현재 주식 시장 상장과 김대일 의장의 중국 경제사절단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게임업체 대표로 참석하는 등 2017년 하반기 국내 게임업계 이슈메이커다.

'검은사막'

국내 시장 출시 2년 동안 꾸준히 주 1회 업데이트를 진행한 '검은사막'은 유저들에게 '다소 어렵지만 깊이있는 게임'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주식 상장 전후부터 알려졌던 '검은사막' 단일 게임이라는 펄어비스의 약점은 오히려 현재 높은 완성도를 지닌 게임이라는 평가와 함께 장점으로 승화됐다. 이제는 대부분의 PC 온라인 게임에서도 적용되는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과금 요소 또한 '검은사막'에서는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

1월 출시를 앞둔 '검은사막 모바일'에서도 '뽑기형 과금 요소'를 최대한 배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은사막 모바일'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는 게임빌의 '로열블러드'와 넥슨의 '야생의땅: 듀랑고'들이 기존 게임들이 가지고 있던 '확률형 아이템' 위주의 과금 모델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이들 신작의 흥행 여부에 따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판도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대한민국게임대상'은 펍지주식회사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가 차지했다.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한 해동안 전세계 PC 게임 시장에서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스팀(Steam)' 플랫폼 판매량 2,500만 장과 동시 접속자 수 200만 명이라는 국산 PC 게임으로서는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운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17일 'X박스원' 버전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했고, 21일 정식 출시로 판매량 견인이 또다시 기대되는 상황이다.

정식 버전 출시로 '배틀그라운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본격적인 e스포츠 리그들이 개최됐거나 개최 예정인 가운데 전면적으로 게임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직까지 '배틀그라운드' '스팀'서버는 '핵'프로그램 사용 유저들로 인해 유저들이 고통받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e스포츠 활성화에도 악영향이 끼칠 수 밖에 없다.

또한 출시 9개월이 지난 시점에 적절하게 신규 맵이 추가됐지만 유저들에게 지속적인 콘텐츠 부여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신규 영웅 부족 및 콘텐츠 부족, 악성 유저들로 인해 점점 유저들의 인식 속에서 잊혀지는 '오버워치'의 전철을 밟진 않아야 한다.

■ 고전 면치 못하는 중견 모바일 개발사들

한편 선데이토즈, 액션스퀘어, 파티게임즈, 네시삼십삼분 등의 메신저 플랫폼으로 인해 이름 붙여진 '카카오키즈'들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선데이토즈는 '애니팡'의 흥행 이후 차기작인 '애니팡 2'와 '애니팡 3'의 흥행이 저조한 상태며, 2016년 '대한민국게임대상'을 받았던 '블레이드'의 액션스퀘어 역시 2015년 3분기 이후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파티게임즈는 '아이러브 커피' 흥행 이후 잇따른 '아이러브' 시리즈를 내놓았지만 흥행에 실패하며 게임 사업을 접고 사업 방향을 선회했다.

네시삼십삼분은 대단위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전문 개발사로의 전환을 진행 중이다. 한때 '대한민국게임대상'을 수상했던 '블레이드' 및 '검은방' 시리즈로 유명한 제작팀이 개발한 '회색도시' 시리즈, '활'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출시하며 중견 모바일 게임사로 성장했지만 이후 차기작들의 흥행에 실패하면서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카카오키즈'들의 차기작 흥행 실패에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경쟁 과열이 쇄락의 이유중 하나로 꼽힌다. 개발과 유통, 마케팅 등에서 대형 게임사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하면서 경쟁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대형 업체들과 대작 경쟁이 힘든 '카카오키즈'들은 새로운 게임을 찾고 개발하는데 힘을 쏟고 있지만 이마저도 쉬운 일은 아니다. 만약 블루홀이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해내지 못했다면 이 게임사들과 비슷한 처지에 놓였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1세대 게임사들이 자사 유명 IP를 활용해 MMORPG 등의 대형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이와 규모에서 경쟁하기 힘든 모바일 게임사들의 위축은 더욱 가속화 되고 있는 추세다. 모바일 게임시장 초기 플레이타임이 짧은 간단한 게임과는 달리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은 긴 플레이를 요구하는 대작 게임들이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

그동안 모바일게임 시장의 경우 전문게임사들의 약진이 활발했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3N의 점유율은 우려할 수준이다. 극단적인 쏠림현상에 허리역할을 해온 게임사들은 현재 상시 구조조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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