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 단계부터 스마트폰 성능에 맞춰 개발...무한 로딩, 튕김 현상 등 치명적 영향받아

아이폰X

애플은 새 아이폰을 출시할 때 항상 대대적인 업데이트가 진행했고, 그때마다 유저들은 OS의 무거움을 느꼈다. 잘 돌아갔던 게임의 로딩 시간이 길어지거나 아예 멈추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그 이유가 밝혀졌다. 이유가 밝혀짐과 동시, 애플의 탄탄했던 아성에 균열이 발생했다. 지난 20일 의도적인 성능 저하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 콜드 게이트(Cold Gate) 사태 이후 가장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그 동안 레딧을 비롯해 다수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아이폰의 의도적 성능 제한 의혹이 끊임 없이 제기돼 왔다. 1년 이상이 지난 제품이 느려지고, 배터리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 같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에 애플은 별 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8일 IT 전문매체 기크벤치가 의도적 성능 저하를 실제 테스트를 통해 입증하자 애플은 20일 성명을 냈다. 내용은 “배터리 잔량이 적거나 추운 곳에 있을 때 예기치 않게 아이폰이 꺼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속도 지연 업데이트를 했다”는 것이었다.

애플의 이런 조치는 아이폰6 시리즈는 지난 해 12월, 아이폰7은 이달 2일부터 적용됐다. 성명은 어쩔 수 없었다는 표현이 들어갔지만 내용 그대로 해석은 고의로 성능을 제한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애플이 이에 대한 조치가 정당했고 앞으로 나올 신제품에도 그대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고의적으로 성능을 하락 시킨 점이 소비자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이 점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미국의 ‘뿔난’ 소비자들은 즉각 소송에 들어갔다. 미국 CNBC 등 여러 매체에 따르면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아이폰 사용자 2명이 현지 법원에 소송을 냈으며, 같은 날 일리노이주에서도 5명이 동일한 내용의 소송을 시작했다.

이들은 제품의 성능을 제한하는데 동의한 적이 없으며, 해킹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진행한 업데이트가 제품을 사용하는데 방해가 되고 있는 점에서 이 같은 애플의 행위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비도덕적 행위라고 언급했다. 미국 전역에서 이와 비슷한 소송이 준비 중이며, 조만간 집단 소송 등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당장 애플에 대한 조사에는 착수하지 않는 눈치다. 현재까지의 애플의 행위가 정당한 ‘기기 작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명백한 소비자 권익 침해에 대한 찬반 이슈가 생길 수도 있어 쉽게 나서지 못하는 있다.

애플의 소비자 기만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아이폰4가 나올 때 안테나 수신 불량 문제가 발생하는 ‘데스 그립’ 논란부터 2012년 신제품의 아이폰5 테두리 흠집 사태, 2013년 아이폰5s 화면 테두리 녹색 줄 현상, 2014년 아이폰6+ 본체 휘어짐 문제, 2015년 아이폰6s 기기 꺼짐 현상, 2016년 아이폰7 비행모드 오작동 현상, 2017년 아이폰8 배터리 불량, 스피커 잡음, 아이폰X 화면 세로 녹색줄 현상 등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마다 애플은 별 다른 대응을 하지 않거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특히 최근 발생한 콜드 게이트 사태에서는 영하 1도 환경에서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아 소비자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국내서도 파장은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게임 업체들의 충격이 만만치 않다. 업체들은 게임을 출시하면서 휴대폰의 사양을 모두 맞추고 개발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이폰6에 최적화된 게임을 만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폰6에서 게임이 원활하게 로딩되지 않는다면 이는 곧 유저의 이탈로 이어지고 결국 매출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환불 사태부터 지금의 이슈까지 애플은 한번도 갑의 입장을 내려놓은 적이 없다."며 "그러나 현재 같은 앱스토어 중심의 모바일게임 환경에서 구글과 양축을 이루는 애플에 항의를 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라 갑갑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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