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 '폭력', '사행성'으로 얼룩진 '개인방송' 시장의 그늘···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시장 개선 필요해

게임 방송을 기반으로 크게 성장한 개인방송 시장이 기존 미디어를 대체할 수 있는 '뉴 미디어'로 떠오르고 있다. 게임 산업이 꾸준히 발전하고 사용 유저가 많아지면서 관련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창구를 개인방송이 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빠르게 성장한 개인방송 시장이지만 문제점도 적지 않다. '음란', '폭력', '사행성' 등의 부정적인 말들이 늘 개인방송의 그늘에서 따라다녔다. 정부는 관련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법안을 마련하고 개선할 것을 공언했지만 실질적인 변화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 새로운 마케팅 대안으로 떠오르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지스타 2017'에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친 넥슨

지난 11월 진행됐던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7'의 가장 큰 특징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었다.

'인플루언서'는 '영향력 있는 개인'이라는 뜻으로 '인터넷 BJ', '스트리머',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의 소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을 일컫는 말이다.

지스타에 참가했던 게임사들은 각자 인플루언서를 게임 부스에 내세워 유저들의 흥미를 유도하고 지스타에 참가하지 않는 유저들에게도 인플루언서들의 방송을 통해 지스타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펼쳤다.

인터넷 개인방송 시장에서 성장한 인플루언서들의 주요 주제는 단연 게임이다. 국내 게임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유저들에게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외에도 관련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했고,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인플루언서들은 유저들의 니즈에 맞춰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기존 주요 방송사들에서 다루는 게임 콘텐츠들이 부족한 탓도 컸다. e스포츠에 집중돼있던 탓이다.

인플루언서들이 마치 연예기획사처럼 뭉치는 개념의 'MCN'이 탄생하기도 했다.

개인 방송을 통해 게임 관련 콘텐츠를 소비하는 유저들이 늘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인기 인플루언서들의 수입이 공개되기도 하면서 인플루언서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모 인플루언서의 경우 월 수입이 억대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업에서는 이를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지스타 2017' 현장에서 이를 특히 엿볼 수 있었다. '지스타 2017'의 메인스폰서이자 가장 큰 부스 규모를 자랑했던 넥슨은 인플루언서들에게 지스타에 출품한 게임을 플레이하며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기도 했다.

작게는 수 백명에서 많게는 수 천명까지 고정 시청자 층을 보유하고 있는 인플루언서들을 통한 마케팅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 '음란', '폭력', '사행성' 등 문제점 개선 시급

게임을 기반으로 개인방송 시장이 커지면서 '먹방', '교육방송', '콘텐츠 방송', '라디오 방송' 등의 다양한 주제의 개인방송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곧 부작용도 나타났다. 

시청자들의 '기부'나 '추천' 등을 과도하게 유도하는 음란, 폭력, 사행성 방송 등도 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자극적인 내용을 포함한 방송으로 시청자들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기 시작했다. 시청자 경쟁이 시작되면서 더 자극적인 내용을 다루기 위해 방송 플랫폼의 눈치를 보며 아슬아슬한 방송을 이어갔다.

결국 이런 외줄타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하룻 밤에 특정 BJ에게 수 천만원을 기부한 사람이 나타나는가 하면 살인 사건의 단초가 되기도 했다. 이에 국회에서는 해당 항목으로 논란이 되는 BJ, 스트리머 등을 영구 퇴출 시킬 수 있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이에 사용자 및 BJ들은 각각 찬반 의사를 표하고 있다. 상당수 사용자들은 규제가 생기면 방송 자체가 위축되겠지만 건전한 형태의 방송이 주목 받고, 더 다양한 아이디어의 방송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개인이 방송을 진행하는 개인방송은 자유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이런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아무리 개인방송이라지만 방송은 방송이다. 개인방송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새로운 콘텐츠 생태계를 제시했지만 빠른 성장 탓에 관련 제도 정비에는 부족했다. 

올해 국정감사장에서는 국내 최대 개인방송 플랫폼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시정 요구를 받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개인방송의 문제점 개선을 위해 정부의 더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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