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높은 수익, 시장 초반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포기 못해

가상 화폐 광풍이 대한민국의 연말을 강타했다. 최근 거래소 유빗의 파산으로 책정된 피해 금액은 150억 원. 경각심은 잠시뿐 많은 사람들은 밤을 새우며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22일 '가즈아'로 검색 해보니 각종 패러디 이미지 자료부터 거래를 하는 방법, 수익 단기 간에 높이는 법, 어떤 거래소가 좋은지, 무엇을 사야 하는지 등의 미확인 정보가 쏟아졌다. 망했다는 글과 회사 돈을 횡령했는데 손해를 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등의 글도 만날 수 있었다.

수십 만원부터 수천 만원을 벌었다는 가십성 ‘신화’가 쏟아지고 있는 가상 화폐 거래 시장은 분 단위로 움직이는 가치 단가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매달리는 속칭 '좀비'투자자들로 넘쳐난다.

■ 가상화폐 '황금 사다리'로 인식 팽배 … 그러나 결과는 '냉혹'

가상 화폐 사용자 층은 20~30대 층이 가장 많고 그 뒤를 40대와 50대가 차지했다. 거래소 빗썸이 11월 이용자 4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20대와 30대가 29%, 40대가 20%로 40대가 12%로 조사됐다. 또, 가상화폐 사용자 층이 투자자 층과 대체로 일치한다고 빗썸은 밝혔다.

특히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고 특정 시간이나 제한 등이 있는 주식보다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가상 화폐는 '황금 사다리'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문제는 가상 화폐 광풍으로 인한 무분별한 투자다. 투자 여력이 충분치 않은 사회 초년생, 20~30대 직장인들은 고금리의 사채까지 끌어다 가상 화폐에 투자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A씨는 "아파트나 부동산으로 도는 방법은 저소득 층이나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어렵다."며 "가상 화폐로 손쉽게 몇 십에서 몇 천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누구나 다 수익을 내는 걸 나만 안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라고 말했다.

군대를 다녀 온 후 중소 기업에 취직한 28세 B씨는 상사의 이야기를 듣고 가상 화폐에 투자했다 낭패를 봤다. 그는 "고금리 사채라고 해도 내일 어차피 오를 건데 남는 장사일 것이라는 상사의 이야기를 믿고 모아든 둔을 모두 가상 화폐에 투자했으나 하락세로 인해 큰 손해를 봤다."고 털어놨다.

이어 "1달 월급 전체를 눈감고 넣었는데 내가 산 이후로는 조금 오른 후 계속 떨어졌다. 밤에도 시시각각 바뀌는 주가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더 손해보기 전에 빼라고 그러는데 원금 생각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직장인들은 사정이 괜찮지만 취업난을 겪고 있는 구직자들의 경우는 상황이 좋지 않다. 직장이 없기 때문에 은행권 대출이 어렵기 때문에 20%가 넘는 고금리 사채에 손을 대고 있는 실정이다. 수익을 내면 바로 되갚을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C씨는 대학 졸업 후 아직 취업을 하지 못했다. 용돈으로 한계가 있고 아르바이트는 어려워서 금방 관두기 일쑤였다. 그 중 대학교 친구의 단톡방에 가상 화폐 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친구 이야기가 올라왔다. 좋은 옷과 새로 바꾼 휴대전화 사진에 B씨는 돈을 구해 가상 화폐에 투자했다.

몇 만원이 몇 시간 만에 생기자 B씨는 더 큰 금액으로 어느 정도 오르면 팔고 구직활동을 계속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은행권 대출이 불가능했고 부모님에게 돈을 빌리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 사이트를 검색해 대출이 가능한 곳을 수소문 했다.

금리가 비쌌지만 며칠만 쓰면 갚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그녀는 통 크게 1천만원을 빌렸고 화폐에 투자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1천만원은 4일 만에 400만원이나 떨어졌다. B씨는 아직 이 사실을 부모한테 알리지 않고 있다.

■ 정부 "가상 통화 법정 화폐 不인정...큰 손실 볼 수 있다" 경고

이에 정부는 지난 20일 가상 통화 관련 긴급 대책의 후속조치를 내놓으며 무분별한 투자 광풍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기재부와 법무부, 금융위원회, 과기정통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의 의견을 종합, 국무조정실을 통해 의견이 기재됐다.

국무조정실은 “가상 통화는 중앙 은행이 가치를 보장하는 법정 화폐가 아니다”라며 “투기적 수요의 변동, 국내외 규제 환경 변화에 따라 가격이 큰 폭으로 변동할 수 있고 이로 인한 엄청난 손실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가상 통화 거래자는 유사 가상 통화를 활용한 투자 사기에 유의해야 하며 가상 통화 전문 거래소가 해킹 및 시스템 장애 등 취약점이 많은 만큼 섣부른 고액 투자는 삼가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에 대한 불법 행위 단속, 처벌을 강화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게임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