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글로벌 공략 시도가 결실을 맺다

지난 9월 14일. 펄어비스가 마침내 코스닥에 상장했다. 공모가는 10만 3,000원, 시가총액은 1조 1,318억 원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상장 전 일반청약에서 경쟁률 0.43:1에 그쳤다. 검은사막의 글로벌 흥행 위력이 뛰어났음에도 기존 사례들 때문에  '원히트원더'를 앞세워 상장한 기존 게임사들이 주식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 하는 사례를 지켜본 투자자들의 심리가 경직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약 3개월이 지난 지금, 펄어비스의 주가는 22만 원(12월 21일 현재)을 넘어섰다. 주가는 2배가 넘게 상승했으며, 코스닥 시가총액에서도 10위에 올랐다. 검은사막의 지속적인 글로벌 흥행과 2018년 1월 출시 예정인 검은사막 모바일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펄어비스는 지속적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이어왔으며, 그 결과 북미, 유럽, 러시아 등지에 검은사막을 안착시켰다. 이러한 노력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으로, 중국은 물론 터키와 동남아시아 지역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10대 게임 시상식에서 '2018년 가장 기대되는 10대 온라인게임' 부문 1위로 선정된 것은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러한 활약 덕분에 펄어비스 김대일 의장은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방문 했을 당시 청와대의 요청으로 경제사절단과 함께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기도 했다. 현재 펄어비스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알 수 있는 일이다. 

2017년은 펄어비스가 지난 몇년간 라인업 하나에 집중하며 이에 대한 완성도를 높여온 결실을 맺은 해이다. 하지만 이렇게 잘 나가는 펄어비스도 불안요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MMORPG 장르 자체의 위력이 예전만은 못 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와중에 펄어비스가 내세울 수 있는 라인업은 여전히 검은사막 하나 뿐이라는 점은 펄어비스가 보완 혹은 극복해야 할 점이다. 또한 검은사막 모바일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국내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것인지도 미지수다.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 테라M 등 기존 작품은 물론, 검은사막 모바일 출시가 예정된 내년 1월에는 넥슨에서 야생의땅: 듀랑고 역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정해진 유저 풀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입장에 처한 셈이다. 최근 모바일게임 흥행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 'IP 인지도' 측면에서도 검은사막이 앞서 언급된 경쟁작들보다 딱히 우위에 있다고는 말하기 힘든 상황이기에 검은사막 모바일의 행보를 마냥 낙관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지난 몇년간 검은사막을 통해 펄어비스가 조용하게 실리를 추구했지만, 올해 펄어비스는 '화려한 간판'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이 기세가 2018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인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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