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게임들과 차별을 위한 장치는 좋으나 이로 인한 콘텐츠 소비 속도는 어떻게 할 것인지

게임빌의 MMO 첫 도전이다. 해외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이 회사는 글로벌 원 빌드를 이유로 RPG에 집중해왔다. 모바일 시장에서 MMO 장르는 한국과 중국외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불과 3년 사이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 MMORPG는 이제 대세 장르가 됐다. 이미 시장에 출시된 MMORPG 게임이 상당히 많고, 그들 모두 각자의 차별화를 내세워 유저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로열블러드'도 타 게임과는 차별되는 차별점을 유저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이벤트 드리븐', '100:100 RvR', '태세 전환', '확정성 성장'이 그것이다. 물론 이 차별점들이 기존 모바일 MMORPG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들이고, 좋은 시도임에는 분명하지만 이것들이 기존 게임들과 '로열블러드'를 구분짓는 좋은 차별점이 되기위해선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 시장에 넘치는 모바일 MMORPG···'로열블러드'만의 차별점은?

'로열블러드'가 내세우고 있는 차별점은 '이벤트 드리븐' 시스템, '태세 전환' 시스템, '100대 100' 대규모 RvR 전투, '확정형 성장', 인게임에서 모든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는 점 등이다.

가장 크게 내세우고 있는 '이벤트 드리븐' 시스템의 경우, 오픈 필드에서 각자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이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이벤트에 참여해 보상을 얻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로열블러드'는 기존 MMORPG에서 각 레벨에 맞는 필드와 퀘스트를 따라가는 '선형' 구조에서 무작위 이벤트를 기반으로 하는 '비선형' 구조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태세 전환'도 '로열블러드'가 내세우고 있는 장점이다. 캐릭터의 전투 콘셉을 전투 도중에 상황에 맞게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사' 클래스의 경우 공격 태세와 방어 태세로 전환을 통해 '데미지 딜러'와 '탱커' 역할을 수시로 전환할 수 있는 형태다.

'로열블러드'의 엔드 콘텐츠이자 메인 콘텐츠는 대규모 진영전이다. 최대 100:100, 200명의 유저들이 하나의 거대한 필드에서 유저간 대결(PvP)이 가능해진다. 또, 몬스터나 채집 포인트 또한 존재해 어느 정도 성장을 마친 유저들은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진영간 대규모 전투(RvR) 승패에 따라 얻는 포인트로 군주가 될 수 있으며, 군주가 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보상을 통해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RvR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로열블러드'가 내세우고 있는 차별점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확정형 성장'이다. MMORPG에서 보편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캐릭터 스펙 성장 시스템은 '+1', '+2' 등으로 표현되는 '강화' 시스템이다. 대부분 게임들은 확률에 따라 강화가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특히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빠른 국내 유저들에게 강제적으로 콘텐츠 소모를 늦추는 주된 방법 중 하나였다.

하지만 '로열블러드'에서는 필요한 재료만 있다면 장비 강화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확정성을 통해 확률이 유저들에게 주는 피로감을 덜고 유저가 투자한 플레이 타임에 따라 캐릭터 스펙이 정비례하는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과금을 통해 최고 성능의 장비를 얻을 수 없는 것, 성장에 필요한 모든 아이템은 인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점 등을 '로열블러드'는 내세우고 있다.

■ 우려되는 부분 있지만 제대로 발휘된다면 큰 강점 될 것

이처럼 많은 차별점들을 제시하고 있는 '로열블러드'지만 우려되는 점 또한 있는 것이 사실이다.

먼저 '이벤트 드리븐' 시스템의 경우 '선형' 구조의 기존 MMORPG를 탈피한 '비선형' 구조의 게임이 될 것이라고 하고 있지만 MMORPG에서 완벽한 '비선형' 구조가 되려면 '레벨' 시스템 자체가 사라져야 한다.

MMORPG에서 게임을 처음 시작한 유저와 기존에 즐기고 있던 유저들을 구분짓는 가장 큰 차이가 바로 '레벨'이다. 그리고 대다수 MMORPG에서 '선형' 구조를 채택하고 있는 이유는 각자 유저들의 성장 정도에 따라 적절한 지역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로열블러드'가 말하는 '비선형' 구조는 각 레벨에서 플레이하게 되는 지역에서 퀘스트 수순을 따라가며 성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있지만 이를 가지고 '비선형' 구조라고 부르기에는 사실 무리가 있다.

'태세 전환'역시 지금 당장에는 참신해 보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한가지 클래스 내에서 여러 역할을 이행할 수 있는 시스템은 이미 다른 MMORPG에서 많이 제시했던 시스템이고, '로열블러드'에서는 전투 중에도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미 파티를 구성하는 시점에서 '탱, 딜, 힐'의 역할군에 따라 유저들이 모여 파티를 형성하기 때문에 전투 중에 역할을 바꾸는 것이 크게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

'태세 전환'이 유저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려면 '태세 전환'이 이뤄졌을 때 시각적으로,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 캐릭터 모션이나 스킬 스타일에 변화를 줌으로써 장시간 플레이가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MMORPG에서 지루함을 덜 수 있어야 한다.

'물 떠다 놓고 기도하며 강화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되는' 확정형 성장도 취지는 좋다. 아이템 강화가 실패해 홧김에 보유한 모든 아이템을 강화하고 게임을 떠나는 유저의 사례를 흔히 접해온 만큼 확률에 의한 강화 시스템이 유저들에게 주는 피로도는 상당하다. 다만 확정으로 성장하게 될 시 확률에 의한 강화 시스템이 억제하고 있던 유저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다른 요소가 필요해진다.

강화에 필요한 재료 아이템을 얻는 과정을 어렵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지지만 이를 획득하는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다면 확률성 성장과 사실상 다를 바가 없어진다.

MMORPG는 전세계 온라인 게임의 태동과 함께한 장르다. 그만큼 긴 시간 동안 장르적 발전을 거듭했고, 현재 서비스 중인 MMORPG들이 가지고 있는 게임 시스템은 그간의 실패와 성공이 담겨있는 형태기도 하다.

게임빌 장용호 PD는 "로열블러드는 기존에 MMORPG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익숙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해 점차 '로열블러드'만의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로열블러드'가 제시하고 있는 차별점들이 제대로 발휘된다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로열블러드'만큼 차별화된 MMORPG 역시 접하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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