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 이즈 클로징' 현실 받아들이고 보완책 마련해야

LOL 올스타전에서 중국팀이 우승하면서 2018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e스포츠에 국내팀과 해외팀간의 격차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1일 진행됐던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올스타전(이하 올스타전)' 결승전에서 중국 올스타팀이 대만 올스타팀을 상대로 접전 끝에 3:2로 최종 승리를 거두며 4일 간의 경기일정이 끝났다. 한국 올스타팀은 10일 중국팀과 준결승전에서 중국팀에게 연신 수세에 몰리며 패배했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는 개편된 '룬' 시스템이 특유의 공격성을 가진 중국팀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전문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로서 한국팀이 내년 국제 무대에서도 중국과의 대결에서 지금과는 다른 방향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모이고 있다.

■ 한국팀들의 축제였던 '롤드컵'

2015, 2016시즌 월드 챔피언십 연속 우승을 차지한 'SKT T1'

2013년과 2014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를 지배했던 '삼성 갤럭시 화이트'와 '삼성 갤럭시 블루', 일명 '삼성 왕조' 소속 선수들이 2014년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기점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또한 LCK의 수준 높은 경기력을 만드는데 일조했다고 평가받는 '형제팀' 시스템이 폐지되면서 국내팀과 해외팀 간의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2015년 스프링 시즌 도중에 진행되는 국제 대회인 'IEM(Intel Extreme Masters)'에서 CJ 엔투스가 리그 초반 빠르게 탈락하고, 당시 전승 가도로 독주하던 'GE 타이거즈'도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일명 'LCK 위기설'이 빠르게 힘을 얻었다.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해외팀, 특히 중국리그인 LPL 소속 프로팀으로 이적하면서 중국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에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 예상은 처참히 깨졌다. 2015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LCK 소속 두 팀이 결승전을 만들어내며 'SKT T1'이 우승, 8강무대에서 탈락한 'KT 롤스터'도 한국팀인 'GE 타이거즈'에 의해 분전했지만 탈락하며 '한국팀은 한국팀에게만 탈락한다'는 월드 챔피언십의 법칙을 지켜나갔다.

뛰어난 기량의 한국 선수들을 영입한 중국팀들은 월드 챔피언십 조별리그부터 삐걱거렸다. 자국 리그인 LPL을 우승하며 최대 우승후보로 꼽힌 'LGD'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중국 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당시 중국팀들의 핵심 문제점은 중국 선수와 한국 선수들간의 의사소통 문제였다.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고 팀플레이가 핵심인 LOL에서 원하는 때에 원하는 의사소통을 빠르게 하지 못해 생기는 공백은 곧 팀워크 부진으로 이어졌고, 한국팀들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이 같은 흐름은 2016년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LCK 소속 3팀이 1~3위를 전부 차지했고, 2015년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한국팀만 만나면 패배를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 '갭 이즈 클로징' 이제는 인정해야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올스타전 1:1 토너먼트에서 작년에 이어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한 중국의 '우지' 선수

이에 중국팀들은 2017년부터 자국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구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에 중국 리그에서 뛰어난 적응력을 보인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자국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나갔고, 그 결과는 2017년 월드 챔피언십 무대에서 금방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한국팀 간의 결승전으로 마무리됐지만, 그 과정에서 중국팀들은 저력을 발휘했다. 한국팀들은 중국팀을 상대로 결국 승리했지만 2015, 2016년과는 다르게 중국팀은 매섭게 한국팀들을 몰아치며 위기에 몰아넣기도 했다. 원거리 딜러에게 유리했던 메타인 '향로 메타'가 적용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그것은 반대로 말하면 선수 개개인의 기량 자체는 한국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는 뜻도 됐다.

이번 올스타전은 2015년, 2016년의 컨셉과는 달리 각 지역에서 뽑힌 선수들의 실력을 철저하게 가늠하는 형태로 진행됐고, 결과는 한국 올스타팀이 중국 올스타팀을 상대로 결국 패배하며 우승컵을 쥐는데는 실패했다.

준결승전에서 중국팀을 만난 한국팀은 경기 내내 압도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각 팀에서 차출된 선수들이 한 팀을 위뤄 팀워크를 다지기에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중국 역시 같은 조건이었다.

개편된 '룬' 시스템이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점이 중국팀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도 사실이나 올스타전에서 보였던 중국 선수들의 팀플레이와 개인 기량 또한 예년과 비교해 확연하게 높아졌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이번에 개편된 '룬' 시스템이 앞으로 최소 1년 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이면서 중국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운영과 수비적인 플레이에서 강점을 보이는 LCK에게 약점으로 작용할 공산도 클 것으로 보인다.

짧았던 LOL 글로벌 e스포츠 역사를 살펴봤을 때, LCK는 일반적으로 새로운 메타에 적응하는 속도가 가장 느린 지역이었다. "새 메타는 유럽에서 만들어지고 한국이 완성한다."는 모 해설위원의 말처럼 올해도 뒤바뀐 새 메타에 LCK 팀들이 적응, 완성해 국제 무대를 휩쓰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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