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계정은 온라인 사용 불가, 본체 OS도 非한글화

[게임플 임기영기자] 닌텐도의 새로운 콘솔 ‘스위치’(SWITCH)가 내일(12월1일) 우리나라에 출시된다. 올 3월 출시됐던 해외보다 약 8개월 정도 늦게 출시되지만 유저들의 반응만큼은 뜨겁다. 하지만 국내 정식 서비스에 결함이 나오며 논란이 되고 있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콘솔로 화제를 모은 스위치는 휴대용과 거치형을 결합해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특징을 내세워 전 세계 700만대 이상을 기록했다. 세계 곳곳에서 매진을 기록했고 일부 국가에서는 물량 부족으로 구매가 어려울 정도다.

국내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닌텐도 스위치'

특히 ‘2017 올해의 게임’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이름을 올린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부터 출시 이후 호평을 이끌어낸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 등 퍼스트 파티 라인업의 선전도 이어지며 닌텐도 팬은 물론 대중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런 상황에서 늦지만 국내 정식 출시가 확정됐을 때 유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기본적인 구성은 어댑터만 220V로 교체될 뿐 해외판과 동일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특정 게임 에디션 버전은 미정이다.

출시 예정 게임은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와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2, 마계전기 디스가이아5, 엘더스크롤: 스카이림, 소닉 포시즈, 페이트/엑스텔라, 슈퍼 범버맨 R, 울트라 스트리트 파이터2 더 파이널 챌린저스, NBA 2K18, 레고 마블 슈퍼 히어로즈2 등 25개다.

여기까지만 보면 나빠 보이지 않는다. 충분해 보이는 론칭 타이틀 개수부터 다수의 타이틀이 현지화 됐다. 여러 액세서리들도 함께 출시돼 다양한 측면을 추구하는 유저들의 성향에도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일면으로 들어가면 예상 밖의 문제가 등장한다.

우선 본체 OS의 언어에서 한글을 미지원 한다. 쉽게 말하면 플랫폼 내 시스템 언어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영문이나 일어 등 다른 언어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펌웨어 당시 언어 선택에 한국어가 등장했지만 게임만 지원할 뿐, 본체는 여전히 영문으로 즐겨야 했다.

어카운트는 서비스에 꼭 필요한 요소다.

문제는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언제쯤 이루어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현지화에 민감하던 예전에 모습과 사뭇 달리진 느낌이다. 한국닌텐도는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 출시 때 모든 타이틀의 현지화 중요성에 대해 어필했다. 현지화 없이는 출시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보였다.

그러나 현재는 “현 시점에서는 미정”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만약에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나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X 등을 이렇게 출시했다면 국내 콘솔 게이머들이 가만히 있었을지 모르겠다.

문제는 더 있다. 출시 시점에서 닌텐도 ‘계정’을 지원하지 않는다. 계정이 필요한 온라인 플레이, 다운로드 게임의 구매 등이 불가능하다. 스플래툰2을 비롯해 대 부분의 게임이 온라인 게임을 중요 기능으로 내밀고 있음에도 이 기능 지원 미정은 콘솔 게임 시장에서 한국을 '버린 카드'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한국닌텐도는 입장을 아끼고 있다. 계정 활용 기능 역시 “현 시점에서는 미정”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멀티 중심의 스플래툰2 같은 게임은 이 기능 없이는 반쪽 짜리 게임이 되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정확한 업데이트 공지 등이 없다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일부 게임들은 무성의한 형태로 출시돼 반감을 사고 있다. 특정 게임들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고 있고 패키지 주변에 심의를 받았다는 스티커만 붙인 채 국내 정식 발매된다. 오랜 시간 준비해서 출시를 고려했다기 보다 어떤 사정에 의해 급하게 출시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물론 이 문제들은 향후 개선될 확률이 높다. 계정은 유료 맴버십 방식이기 때문에 가격이 결정되고 서비스 형태가 확정되면 도입될 것으로 보이며, OS 업데이트도 이 기능이 추가될 때 같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개선 사항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지는 알 수 없다.

한국닌텐도 메인

2006년 7월7일 국내 정식 설립된 한국닌텐도는 출시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배우 장동건, 이나영을 내세운 공중파 광고는 큰 화제가 됐고 다양한 론칭 타이틀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서비스가 지속되면서부터 조금씩 문제를 노출하기 시작했다. 고수하던 현지화 정책을 급작스럽게 철회했고 대규모 인력 조정 이후 방문 수리 센터도 포기했다. 일명 ‘반글화’로 불리는 성의 없는 타이틀 출시와 특정 기상 캐스터 비난 댓글 사건 등으로 논란이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닌텐도 스위치 출시에 대해 “정식 발매가 어디냐?”는 의견도 많다. 전 기종이었던 Wii U는 여러 소문에도 불구하고 끝내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다소 걸렸지만 정식 서비스가 됐고, 이후 조금씩 안정화가 될 것이므로 조금만 기다려 보면 될 것이라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동일한 금액의 제품을 주고 구매했음에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은 ‘왜 당연하게’ 생각해야 하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이에 대해서 제대로 된 입장 없이 ‘기다려 달라’는 한국닌텐도의 입만 보고 36만원의 금액을 지불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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