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공급 높아져야 콘텐츠 살아, 온라인 등 새로운 활로 개척 없으면 미래 불투명

엠게임 융복합사업본부 김용준 본부장

[엠게임 융복합사업본부 김용준 본부장] 최근 VR시장은 대다수가 초기에 예측한 것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었지만 HMD보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관계로 관련 콘텐츠의 개발도 상당히 미진한 상태다. 다행인 것은 페이스북, 구글, 애플, HTC등의 기업들이 더 편리하면서 저가격인 기기를 보급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페이스북으로 최근 PC내장형 VR헤드셋을 발표했으며, HTC역시 이번 지스타에서 무선 헤드셋을 소개하였다. HMD 헤드셋은 연결선이 주는 불편함 때문에 VR콘텐츠를 좋아하는 사용자 조차도 꺼려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선 헤드셋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이러한 불편을 상당부분 해소해 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물론 이들이 충분히 보급되기 위해서는 무게의 경량화와 함께 적정한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수인데, 아직 이 부분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헤드셋과 함께 PC도 고사양으로 업그레이드해야 원활하게 VR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데 이들의 가격 하락이 앞으로 VR시장의 도래를 점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애플과 MS는 VR보다는 AR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iPhone X에 이미 관련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것이 확인 되었으며, MS는 홀로렌즈에서 사용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PC와 연결하는 MR헤드셋을 발표하고 있다.

앞으로의 세상은 VR, AR, MR이 혼재되는 가운데 각기 서로의 영역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어느 하나의 기술이 시장을 장악하기 보다는 각자 고유한 영역에 포진하면서 그에 맞는 콘텐츠가 제작될 것이다. 따라서 콘텐츠 제작사 입장에서는 어느 한 분야에 매진하기 보다는 자신들이 개발하려는 콘텐츠가 어느 분야에 적합한지를 판단하고 이에 맞는 유관 기술을 확보해 나가야 할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상당히 많은 VR방 사업이 성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이 VR헤드셋을 구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VR방을 통해서 입장료 만으로 충분한 즐길 거리가 제공되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방탈출 카페가 유행했듯이 한국 특유의 방문화가 다시 한번 새로운 기술분야의 숨통을 트여주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의 VR콘텐츠, 특히 게임분야는 온라인화가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서술한 VR방을 체험해본 독자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혼자서 즐기는 VR게임보다는 다수가 함께 즐기는 게임의 재방문율이 높다.

필자 역시 이번 지스타에서 VR게임을 전시하면서 이를 재확인 할 수 있었다. 탈 것(어트랙션 장비)으로 구성된 VR게임은 줄을 길게 늘어선 반면 재방문이 없었으나, 2명이 동시에 대전하는 게임은 몇 번이고 재방문을 하면서 타인과 함께 즐기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의 VR게임은 온라인화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확신하는 계기가 되었다. 필자가 현재 제작중인 Project X역시도 이를 위해서 온라인 형태의 사용자간 대전을 기반으로 제작하고 있다.

전세계 PC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이었던 대한민국의 네트워크 기술력을 바탕으로 VR과 결합하는 것이 현재 극도로 양극화된 시장에서 중소 게임 개발사들의 활로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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