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플 차정석 기자]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의 나치에 증오를 넘어 경멸하는 수준까지 보이는 서양인들의 시각은 영화나 게임 등 대중 콘텐츠를 통해 익히 알 것이다. 그 문양만 봐도 서구권에선 소름 끼쳐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반면 똑같은 전범인 일본과 이의 상징인 욱일기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인다. 게임과 영화는 물론,  유명 스포츠업체와 함께 콜라보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인들을 제외하면 '이것이 그것인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독일과의 비교를 통해 왜 그런지 짚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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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동기는 오래전 부터 이어진 방송인들의 욱일기 룩 관련 이슈와 더불어 지난 해 독일의 게임스컴에 참가하면서부터였다. 독일에 체류하며 국산 온라인게임 '검은사막' 부스도 방문했었는데, 이색적인 풍경을 발견했다. 다른 게임 부스들은 대부분 개방형인데 검은사막을 비롯한 일부의 게임들은 폐쇄형으로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의문의 시작점이다. 그리고 조사해본 결과 내용은 소름 끼칠 정도로 냉정했다.

■ 독일의 죄책감은 게임 등의 콘텐츠로 이어진다

독일은 유럽 중에서도 게임산업에 상당히 우호적인 국가다. 게임산업에서 우호도만 따지면 EU에서 최고 수준일 것이다. 그러한 독일에서도 금기시되고 있는 것이, 총과 칼 등 무기를 휘두르는 게임에 대해 지나치다 싶을 만큼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검은사막 역시 마찬가지다. 독일 게임스컴에서 총이나 칼 등을 괴물형 몬스터가 아닌 인간형 몬스터에게 쏘거나 휘두르는 게임은 미성년자가 관람하지도 못하게 철저히 폐쇄시켜 놓는다. 미성년자는 기웃거리기만 해도 100미터 밖으로 내쫓아버릴 분위기다. 

정리하면 독일은 비록 게임이나 영화라 하더라도 사람을 해하는 연출은 이러한 인식이 제대로 안착한 성인들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메달오브아너와 같은 전쟁 게임이나 FPS 게임들은 독일 내에서 대부분 조심스럽게 다뤄지고 있다.

자유분방한 유럽의 중심국가인 독일이 유독 이러한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는 과거사와 연결돼 있다. 독일은 세계 전쟁을 일으킨 '전범국가'이기 때문이다. 이 주홍글씨가 새겨진 이후 독일은 포르노로 불리는 성인물부터, 도심 한복판에서 적나라한 이미지가 담긴 섹스 박람회 포스터가 거리에 아무렇지도 않게 걸릴 정도로 초개방적 나라이지만 게임이나 영화에서 폭력성을 띄고 있는 것에는 상당히 보수적이다. 게임을 예로 들면, 인간형 캐릭터가 인간형 몬스터를 공격하는 게임의 경우 독일에선 거의 '담배'와 같은 취급을 받을 만큼 보수적이다. 이러한 전시는 미성년은 절대 관람할 수가 없다. 

총기를 다루는 FPS 장르나 '메달 오브 아너'와 같은 전쟁 게임은 게임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폭력성'을 넘어선 '그 무엇인가'로 받아들이고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로 오락성을 가진 전쟁, 총칼을 다루는 영화들은 여지없이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을 받는다. 

이 같은 분위기는 독일 정부뿐만이 아닌 독일 국민들 전반의 분위기이다. 독일은 지금까지도 나치에 협조한 정황이 드러난 국민에겐 '공소시효'없이 법적인 처벌을 한다. 그 사안만큼은 절대적이어서 변호사조차도 선임할 권리를 주지 않는다고 한다. 설령 어떠한 이유로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를 준다 해도 '나치'와 관련된 사안을 변호했다간 독일을 포함한 EU 사회에서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독일을 제외한 유럽과 북미의 경우도 나치에 대한 혐오감은 게임과 영화 내에서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마블의 '캡틴아메리카:퍼스트 어벤저' 역시 나치에 대한 혐오감이 그대로 드러난 대표적 영화 중 하나다. 이 영화에서 히틀러에서 모습을 따온 '레드스컬'은 인간이 아닌 악의 기운으로 가득 찬 괴물로 묘사됐다. 재미있는 것은 독일 내에서도 이 영화가 히트를 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이 같은 상황이 일본에서 생긴다면 어떨까?

일본을 보자. 정확히 말하자면 전범국가로의 일본을 바라보는 시각을 말한다. 서양에서 바라보는 일본은 전범국이라는 시점보단 원자폭탄을 맞았음에도 불구 또다시 세계의 강대국으로 진입한 대단한 나라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소 어린 시절부터 접근이 가능한(그러면서도 대중들이 호감을 느끼는) 게임 및 애니메이션 등의 콘텐츠가 넘쳐나고 그 콘텐츠들 사이에 욱일기를 자연스럽고 가볍게 가미해 거부감을 없애고 있다. 

그래서 햇수가 바뀔수록 그 색채는 더욱 옅어지고 있다. 사무라이, 닌자 등 일본적인 문화를 '와패니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문화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언급했듯 시간의 세례를 받으며 이러한 색채는 더욱 빠지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부정적인 국가에 부정적인 측면을 보이는 콘텐츠들은 민,관,학이 똘똘뭉처 배척하는 모양새다. 대표적 예를 게임에서 들자면, 일본은 '콜 오브 듀티 월드 엣 워'의 발매를 금지 시켰다. 콜 오브 듀티 프랜차이즈는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게임인데, 그중 2008년에 발매한 월드 엣 워는 전 세계적으로 1500만 장이 팔렸고, 2차대전을 다룬 게임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이다. 

■ 비판을 두려워 하는 日 '외면과 금지, 그리고 '미화'  

이 게임이 일본에서 발매금지된 가장 큰 이유는 게임에서 등장하는 일본군의 묘사가 너무 잔인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물론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없었다) 현재까지는 2차 대전을 다룬 마지막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인 월드 앳 워에서는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태평양 전선을 다루고 있는데, 등장하는 일본군의 모습이 반자이를 외치며, 돌격하거나, 비열하고 잔인하게 묘사하고 있다. 아무리 일본이 평화 헌법을 통해 전범국가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하지만 이런 모습이 탐탁지 않았다는 것이 분명하다.

이런 사례는 비단 게임에만 그치지 않는다. 베르톨루치의 명작 영화 ‘마지막 황제’의 일본 내 배급사인 쇼치쿠가 난징대학살 같은 구 일본군의 악행이 기록 영상을 삭제하고 상영하기도 했다. 결국 감독의 항의로 원본이 다시 상영되는 일도 있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경우와 반대로 일본은 게임과 애니메이션, 영화를 통해, 자국의 침략행위를 미화하거나 혹은 피해자로서 포지션을 잡으려고 한다는 점이다. 

이런 영화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남자들의 야마토’다. 전쟁사를 통해 보면 병기로서 활약이 거의 없는 야마토를 배경으로 2차 대전 당시 수병들의 모습을 인간적으로 그려낸다. 일본에 피해를 받은 나라의 국민이라면 어떤 면에서 어이를 잃게 만들 정도로 너무나도 감성적인 접근이다.

이런 식으로 일본의 극우들은 영화를 효과적인 홍보수단으로 사용한다. 물론 논란은 있겠지만 2차 대전 연합함대 사령장관이며 진주만 폭격을 계획한 '야마모토 이소로쿠'를 주인공으로 한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도 이러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정도는 호의적인 평가가 있는 야마모토 이소로쿠를 감상적으로 그려냄으로써, 아시아 각국에게 막대한 물적, 심적 피해를 끼친 일본의 전쟁 범죄를 희석시키는 것으로도 보인다.

최근에도 ‘영원의 제로’ 같은 영화를 통해 2차 대전 당시의 인물들을 미화하거나, 군국주의적인 인물의 감성적인 면을 부각해서 가해자로서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작업을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주로 현대 일본에서 미화하는 것은 육군보다는 해군이 더 많은 편이다. 폭력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던 육군보다는 대외활동 범위가 군항이나 해안가에 집중된 해군이 사람들에게 이미지가 좋았고, 널리 알려진 잔혹한 행위, 그러니까 생체실험이나 포로 학살 같은 것은 대부분 육군에서 했기 때문이었다. 

그로 인해 새로 만들어진 일본 자위대는 철저하게 구 육군 출신 장교를 배제했으며, 경찰 측 인사들로 조직이 구성됐다. 이에 반해 해상자위대는 일반인들의 호의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인해 구 해군 쪽 장교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군 역시 제국주의 일본의 군대며, 이들 역시 가미카제 자폭돌격, 치지시마 인육 사건 등 잔혹한 전쟁 범죄를 일으켰다. 

■ 일부 애니메이션과 게임 뜯어보면 경악

애니메이션에서도 이런 전쟁범죄 미화 혹은 감상적인 접근 역시 멈추지 않는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영화처럼, 침략의 야욕으로 일으킨 전쟁을 자신의 아픔을 극대화하거나, 혹은 어떤 특정한 ‘나쁜 인물’에 의해 발생한 불행한 사건으로 보여준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지팡구’는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일본의 아시아 침략을 어떤 역동성으로 발생된 어쩔 수 없는 ‘불행한’ 사건으로 그려낸다. 일본이 아시아 국가들을 침략한 것은 불가항력적인 흐름이라고 옹호한다고도 할 수 있다.

현대 일본의 해상자위대 최신 이지스 함이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에 타임워프 됐다는 설정으로 시작되는 애니메이션은 굉장히 논쟁적인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거기서 드러나는 제국주의 일본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호의적으로 그려지는 일본 해군 측 인물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는 하나도 없으며, 당시 행해졌던 일본 전쟁 범죄에 대한 내용은 단 하나도 찾아 볼 수 없다. 이런 식으로 어떤 범죄 행위가 아닌 역사의 흐름에 따른 불행한 사건으로 비춘다.

감상적인 접근 역시 여전히 그치지 않는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명작으로 꼽히는 ‘반딧불의 묘’  역시 그러한 함의(含意)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작품이다. 물론 여전히 논란이기는 하지만, 피해자의 모습을 애처롭고 비극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우리 역시 피해자다'. 라는 식으로 묻어가려는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소위 '감성팔이' 작업은 영화, 애니메이션을 가리지 않고 드러난다.

꽤 오래전 논란이 되었던 ‘헤타리아’ 는 위에서 말한 방향과는 좀 다르지만, 현대 일본의 입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세계 각 나라의 이미지를 의인화하여 그 인물끼리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만화인 헤타리아는 단적으로 일본이 태평양 전쟁 당시 피해 국가를 어떤 모습으로 바라보는지 보여주고 있다.

가령 피해 국가인 한국의 경우는 굉장히 경박한 인물로 등장하며, 뭐든지 자기 꺼라고 우기고 보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에 반해 일본을 상징화한 인물은 굉장히 조용하고 차분한 인물로 그려지며, 한국은 그 일본을 너무 좋아해서 쫓아다닌다. 더 심각한 것은 한국에 대한 일본의 침략을 단순히 어쩔 수 없이 불가항력에 따른 일이며 침략이 아닌 ‘보호’라고 설명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일본의 역사 인식을 엿볼 수 있다.

헤타리아에 등장한 캐릭터

게임 역시도 거기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보다 노골적으로 미화한 게임은 ‘대제국’을 꼽을 수 있다. 평범한 미연시 게임으로 보이는 이 게임은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2차 대전을 패러디한 게임이다. 히틀러가 미소녀 아이돌로,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 역시 미소녀로 여체화시켜 등장한다. 

히틀러는 금발 아이돌로 나온다.

주인공은 역시 일본으로서 일본 해군제독이었던 '도고 헤이하치로'가 등장하여 이들을 정벌해, 일본제국에 의한 평화가 목적인 게임이다. 제작사 측에서는 실제 인물과 지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게임을 직접 해보면 어떤 것이 모델인지 확실히 보인다. 

실제 현실상의 전략을 헥사로 구현한 게임인 현대대전략 시리즈는 아예 대놓고 이러한 일본의 시각을 드러낸다. 이 게임에서 독도 탈환전 캠페인이 있어 한때 논란에 빠지기도 했다. 

독도를 배경으로 한 현대대전략의 한 장면.

위의 사례 외에도 노골적으로 피해자를 자처하거나, 혹은 감성팔이를 나서지 않더라도, 은연중에 쉽게 과거 제국주의 상징물을 쉽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변론꺼리가 있지만 인기 웹 게임인 함대 컬렉션, 간단히 줄여 칸코레 역시 이러한 함의를 벗어날 수 없다. 물론 게임 자체에서 그 어떠한 과거 미화나 동정적인 여론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소재에서 과연 일본이 과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조금은 의심하게 한다. 

칸코레에는 다양한 구 일본해군의 함선들이 여성화돼 등장한다.

칸코레에는 다양한 여자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이들 캐릭터들은 다양한 의상으로 그려져 있다. 이들은 바로 군함을 여체화 시킨 캐릭터들인데 문제는 이 여체화한 군함이 바로 구 일본 해군의 군함이라는 점이다. 이들 군함은 한때 대동아공영권을 꿈꾸었던 대일본제국의 상징이었다. 

미화도 아니고, 그냥 단지 과거의 병기를 꺼냈을 뿐인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 역시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에 대한 인식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것이 문제다. 그 과거가 일본에게는 영광이고 전성기 일지도 모르지만, 일본에게 약탈하고 지배당한 피지배 국가나 민족에게는 크나큰 상처일 수도 있다. 답변은 간단하다. 독일이라면 어땠을까?

자연스럽게 배경으로 장식된 욱일기다. 이런 방식으로 스스럼없이 노출되는 콘텐츠에 반감은 갈수록 사그라든다. 그것이 동서양을 떠나 인간이 가진 기본적 심리다.

치부를 미화하고 감추는데 있어선 사실 문화 콘텐츠로의 접근은 가장 쉬운 방법이다. 그 콘텐츠들이 막강한 힘을 가졌을 때 시너지는 수십 배, 수백 배에 달한다. 한 예로, 헐리우드에서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게임 스트리트파이터2를 보자 스모선수 캐릭터인 에드몬드 혼다의 배경인 목욕탕에 보이는 욱일기 같은 것은 그냥 간과하기 쉽고, 그게 어떻게 일본 제국주의라고 할 수 있겠냐고 대수롭게 않게 여길 법하지만, 하켄크로이츠를 바라보는 서양인들의 시각을 생각한다면 문제는 180도 달라지는 것이다. 만약 저 게임에 나치 문양이 들어있었다면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조차 발붙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서양의 경우 나치에 대한 직접적인 재앙을 당한 역사와 고증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나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엄격한 반면 일본의 경우, 서양에 이렇다 할 피해를 주지 않았고 '욱일기'에 대한 근본적 의미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단순히 게임이나 영화에서 너무나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소녀상을 기점으로 욱일기 논란도 있었는데 그 실체를 알게 된 한 유태인의 경우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독일에서 이랬다면 3년의 징역형이다.

얼마 전 이슈가 된 한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SNS에 올린 '욱일기' 논란을 보면 문제는 일본 사회 자체가 아시아권에 엄청난 재앙을 가져왔으면서도 개개인은 물론 국가를 통틀어 아무런 죄의식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욱일기는 그런 전쟁 가해자의 상징이었고, 너무나도 쉽게 패션 아이템 혹은 어떤 동양적인 분위기를 내는 심벌로 쉽게 쓰이고 있다.

개인이 가진 가치관이 게임과 영화 등을 통틀어 많은 부분에서 미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일본의 게임과 애니메이션의 파급력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 필자가 연재마다 변함없이 이야기하는 '콘텐츠가 가진 무서운 힘'이다. 물론 이들 제작자들이 그런 것까지 일일이 생각하면서 콘텐츠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무관심이 계속될수록 점점 과거는 한낱의 꿈처럼 잊혀질 것이며, 아픔은 다시 반복될 것이다.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이 게임화되면서도 한국을 제외한 유럽, 북미 등 전통적인 콘솔 국가들은 이 게임에 대해서도 긍정적이고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콘텐츠가 가진 심오한 정체성보다 그 이전에 재미라는 요소가 마음껏 들어가 있기 때문에 다음 부분에 대해 조금씩 망각을 하는 게 아닐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일본은 문화콘텐츠와 역사를 섞어 스스로를 격상시키는데 천부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자신들이 잘 만들 수 있는 콘텐츠에 집중하며 국가의 이미지까지 함께 올린다. 우리나라 역시 한류 붐을 타고 세계 유수의 나라에 한류 문화콘텐츠를 팔고 있다. 서양에선 모를지언정 한류 콘텐츠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방송인들이 종종이 같은 이슈를 만들어내는 것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참담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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