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부터 하고 보는 방식, 오히려 게임 산업 발목만 잡아.. 함께 노력하고 개선해야

'게임과몰입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국제 심포지엄 축사에 나선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게임플 이장혁 기자] 게임과몰입(중독)에 대한 편견 없이 다양한 의견들을 나누고 향후 중립적인 공동 연구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게임문화재단은 국내 및 해외 저명한 석학들을 초청해 ‘게임과몰입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주제로 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게임과몰입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세계적인 석학들이 강연자로 나섰다.

멤피스대학교 임상심리학 박사인 메레디스 긴리(Meredith Ginley)를 비롯해 룩셈부르크대 임상심리학 부교수인 요엘 빌리외(Joel Billieux), 노팅엄트렌트대 심리학 교수 및 국제게임연구회(International Gaming Research Unit) 이사인 마크 그리피스(Mark Griffiths), 아동청소년 정신과 의사 필립 탐(Philip Tam), 시드니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부교수인 블라단 스타서빅(Vladan Starcevic), 시드니 노틀담 의과대학 인구 및 공공보건 분야 책임자인 로렌스 램(Lawrence Lam),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 등이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게임과몰입에 대한 문제는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지만 실제 이에 대한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논의의 장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평가와 함께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게임과몰입에 대한 현상 이해와 다양한 해결책들이 제시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특히 이날 심포지엄에는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현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 김영철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원장, 강신철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직무대행, 윤준희 게임개발자협회장을 비롯해 김정욱 넥슨코리아 부사장, 서장원 넷마블게임즈 부사장 등 국회와 정부, 민간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게임과몰입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다.

각 강연자별로 게임과몰입에 대한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 게임과몰입에 대한 세계 각국의 상황 및 해결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첫 번째 강연에 나선 메레디스 긴리 박사는 ‘DSM-5(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 제 5판)에 따른 게임과몰입의 개념’에 대해 설명했다.

“DSM은 전세계적으로 진단, 교육, 연구를 위해 사용되며 미국에서는 보험급여환급 목적으로도 사용 중이다. DSM은 기존 임상적인 합의에서 증거기반의 의사결정으로 전환되는 전기를 마련했다”며 “DSM을 통해 인터넷 게임과몰입에 대한 다수의 연구가 진행됐고 임상적으로도 이 증상은 심각한 피해가 있음이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반적인 인터넷 사용이 아니라 ‘게임’에 대한 과몰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DSM-5에 인터넷 게임과몰입이 들어간 이유는 ‘계속되고 반복된 게임 사용으로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을 유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단, DSM-5 프로세스 안에서도 많은 견해 차이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인터넷 사용자가 모두 인터넷과몰입 상태는 아니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인터넷 게임과몰입의 기준을 일관성 있게 평가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요엘 빌리외 박사는 “게임과몰입이 WHO의 ICD(국제질병사인분류, The International Statistic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and Related Health Problems)-11에 포함시켜야 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ICD-11에 게임과몰입이 들어간다면 건강한 게임 이용자들도 병자로 둔갑할 수 있으며 또 도덕적인 공황상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ICD-11에 게임과몰입이 들어가는 것은 아직 관련 연구자료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좀 더 객관적인 자료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개인적으로 게임과몰입은 중독으로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즉, 우울증 같이 치료 대상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마크 그리피스 교수의 게임과몰입에 대한 의견은 조금 달랐다.

“저는 인터넷 게임과몰입은 중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중독을 판단하는 6가지 기준은 ▲현저성 ▲감정변화 ▲내성 ▲금단 ▲갈등 ▲재발이라고 보는데 게임과몰입은 이 기준에 부합한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그는 DSM 본판에 인터넷게임과몰입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 게임중독은 알코올이나 약물중독과는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지만 게임과몰입으로 인해 신경생물학적으로 뇌의 위축이 일어나게 되며 실제로 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지속적으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게임과몰입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과 의견들이 도출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게임 이용은 부정적인 결과 및 기능 저하를 초래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일치되는 모습이었다. 단, 게임과몰입이 정신장애라는 판단의 기준을 세우기에는 아직 더 많은 데이터와 연구분석 그리고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는 한계성도 드러났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최고의원은 “10년이 넘었을 정도로 게임과몰입에 대한 이슈가 이어지고 있는데 우선 게임 콘텐츠에 대해 중독이란 표현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게임과몰입으로 인해 개인 생활에 문제가 생길 정도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게임의 중독 문제는 언제든지 대두될 수 있기 때문에 오늘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많은 연구가 있었으면 좋겠고 우리 사회에 과몰입 중독의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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