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재미 좋지만 중계 부분 보완점 많아, 국산 e스포츠로서 좋은 선례 되길

[게임플 고광현 기자]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 소울(이하 블소)'의 '2017 블레이드 & 소울 월드 챔피언십'과 '피버 페스티벌'을 성황리에 마무리하며 번듯한 e스포츠로서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월드 챔피언십은 수준 높은 경기와 다양한 국가에서 참여한 선수들의 활약으로 글로벌로 나아가는 e스포츠로 인식될 수 있었고, 각종 문화 콘텐츠와 결합된 하나의 축제로 진행된 피버 페스티벌은 e스포츠 대회를 비롯한 게임 축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런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블소 e스포츠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마니아들에겐 큰 문제는 아니겠지만 대중화가 필요한 스포츠 개념이라면 변화가 필요하다.  앞으로 더 큰 도약을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개선되어야 할까.

■ 다소 아쉬운 직관성

게임에서 주로 말해지는 직관성은 한 눈에 게임 상황이 파악되는 것을 뜻한다. 이 때 직관성은 게임을 하는 유저와 하지 않는 유저를 구분하지 않아야 한다. 게임을 하지 않는 유저도 화면을 봤을 때 각 유저의 유불리 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주로 직관성이 뛰어난 게임 장르인 대전액션 게임의 경우 어느 쪽이 공격을 하고 맞고 피하는지, 현재 체력 상태가 어떻게 되는지 누구나 한 눈에 알 수 있다. 블소 e스포츠에서도 이런 특징을 다수 차용했다.

중계 화면 상단에 표기되는 생명력 바와 각 선수들의 중요 기술 재사용 대기시간 표기 등으로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아직 해설자의 역량에 기대는 부분은 있다. 특히 같은 직업군 간의 대결에서는 다소 경기 관람이 어려운 편이다.

무림 고수들의 대결이라는 컨셉의 블소 e스포츠는 이름에 맞게 현란한 움직임과 화려한 기술이 그대로 나타나지만 반대로 그것들이 오히려 방해를 하기도 한다. 화려한 기술들의 효과를 PVP에서는 간소화하면 직관성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

■ e스포츠에서는 빛바래고 있는 블소 캐릭터

블소가 게임 시장에 첫 발을 내딜 당시 가장 크게 주목 받았던 부분은 바로 캐릭터였다. '창세기전3' 아트 디렉터로 유명해진 김형태 아트 디렉터가 블소 개발에 참여해 블소만의 특색있는 캐릭터 디자인이 탄생하게 됐다.

남성 캐릭터는 강인함과 남성성을 강조하고, 여성 캐릭터는 매력적인 선을 중요시하는 김 디렉터의 디자인 철학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지만, 일반적으로 블소의 캐릭터 디자인은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블소 e스포츠에서는 경기 관전 시 캐릭터의 외형을 구별하기 힘들다. 경기에 임하는 캐릭터 간의 거리가 매 순간 현격하게 변하고, 경기 상황을 모두 담을 수 있게 하기 위해 화면이 줌아웃되기 때문에 사실상 경기 중에는 캐릭터 모습을 관찰하기는 힘들다. 블소의 매력 중 하나인 캐릭터가 e스포츠 무대에서는 빛이 바래는 것이다.

e스포츠가 밖으로 보이는 분야인 만큼 캐릭터 외형 역시 중요하다. 경기 전이나 대기실 시스템 등을 e스포츠 과정에 포함시킨다면 블소 캐릭터를 관람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고, e스포츠 선수들의 커스터마이징이나 의상을 감상할 수 있다.

■ PVP 전용 캐릭터? 진입 장벽 문제

e스포츠로 유일무이한 위치에 오른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는 무료 게임과 MOBA라는 장르 특유의 높은 접근성으로 진입장벽을 낮췄다.

'천하제일비무대회'인 PVP 콘텐츠는 만 레벨 이상이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MOBA 게임은 게임을 처음 하는 유저와 몇 년간 해온 유저가 한 게임 안에서 동등하게 시작하고, 성장 기대치 역시 동등하다. 게다가 무료 플레이와 게임 속에 영향을 주지 않는 치장형 유료 아이템으로 무장한 LOL은 무지막지한 속도로 라이트 유저들을 흡수했다.

하지만 MMORPG는 기본적으로 최대 레벨까지 성장시켜야 PVP 콘텐츠를 온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보통 블소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MMORPG에서 최대 레벨까지 성장시키려면 정상적인 플레이로 20시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많은 유저들이 포기하게 된다.

이는 MMORPG 장르의 태생적 한계인 것은 사실이다. PVP만을 즐길 수 있는 PVP 콘텐츠 전용 캐릭터를 제공하는 것도 방법도 있지만 이미 최대 레벨 육성으로 시간을 투자한 유저들에게 상대적으로 차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법 또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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