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두드러지는 중소 개발사의 게임 자체 서비스

캐럿게임즈의 '리버스'

[게임플 고광현 기자] 올해는 유난히 중소 게임 개발사에서 자체 출시하는 게임이 두드러지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 게임 개발사 캐럿게임즈는 25일 자사의 신작 모바일 MMORPG '리버스'의 CBT를 시작했다. 이 밖에 '킹스레이드'는 출시 8개월을 바라보고 있고, 1년이 넘은 '아덴'은 지금도 마켓 매출 상위권에 간간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게임 운영과 마케팅, 고객 관리 등 개발을 제외한 업무를 대신해줄 수 있고, 계약금으로 게임 개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퍼블리셔 유치는 중소 개발사로부터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 자체 서비스의 어려움

베스파의 '킹스레이드'

개발한 게임을 자체 서비스한다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게임 산업은 기본적으로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업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게임 콘텐츠를 이용하는 유저를 대상으로 커뮤니티 모니터링, 환불이나 오류 등의 고객 지원 등의 개발 외 업무가 산적하게 된다.

중소 게임 개발사의 경우 회사 규모 상 게임 개발에 거의 모든 인력이 집중돼 있기 때문에 이같은 서비스 업무를 담당할 능력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해당 업무를 대신하며 마케팅과 사업부문까지 도맡아줄 퍼블리셔를 찾게 되는 일이 잦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게임 개발사의 자체 출시 신작이 두드러지는 해였다. 일명 '착한 과금'으로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은 베스파의 '킹스레이드', 이츠게임즈의 '아덴', 비누스엔터테인먼트의 '하이브' 등 중소 게임사의 자체 출시작 소식이 두드러졌다.

■ 올해 돋보였던 자체 서비스 게임의 행보

이츠게임즈의 '아덴'

킹스레이드는 2017년 2월 출시된 수집형 모바일 RPG 게임으로, 캐릭터 뽑기가 없는 과금 시스템으로 유저들에게 호평받으며 흥행궤도에 올랐다.

돋보였던 점은 킹스레이드의 경우 별도의 대규모 마케팅 없이 유저 입소문 만으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이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으로 매출 10위권 달성에 성공하며 게임성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

이츠게임즈의 아덴은 MMORPG다. 2016년 10월 출시한 아덴은 당시 모바일 게임들이 가상패드 방식의 캐릭터 조작방식을 사용하고 있던 것과는 달리 이동하는 지점을 직접 터치하는 방식의 조작 방식을 선보여 유저들의 눈길을 샀다. 오픈필드를 비롯한 MMORPG의 장점도 그대로 담아냈다.

이츠게임즈는 넷마블게임즈가 인수한 회사다. 하지만 아덴의 개발과 서비스는 이츠게임즈가 직접 맡았으며, 이후 아덴이 지금까지 꾸준한 흥행을 기록하며 넷마블게임즈 역시 간접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웹툰을 소재로 한 게임도 출시를 준비 중에 있다. 비누스엔터테인먼트의 하이브는 동명 네이버 웹툰을 소재로 한 복합장르 게임이다. 기본 게임 진행은 TPS 장르로 진행되며 거점을 개발하고 업그레이드하는 시뮬레이션 요소가 포함돼 있다.

하이브는 지난 12일 사전예약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유저몰이에 나섰다. 인기 웹툰 IP를 활용한 만큼 큰 폭의 유저 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 게임 흥행에 자신 있으면 해볼 만하다

캐럿게임즈 김미선(좌), 손호용(우) 공동 대표

손호용 캐럿게임즈 대표는 자체 서비스 선택 이유에 대해 "게임 흥행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자체서비스는 양날의 검이다. 퍼블리셔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수익적인 면에서 큰 기대를 할 수 있지만 그만큼 부담해야 하는 부분도 크다.

킹스레이드의 경우도 1년 간 자체 서비스를 진행하며 여러 이슈를 겪었다. 대부분이 자체 서비스 과정에서 나타나는 개발사의 서비스 경험 부족으로 인한 운영 미스, 혹은 유저 대응에 관련된 이슈였다.

현재 국내 게임 산업 트렌드로 자리잡은 모바일 게임은 PC 게임보다 수명이 짧고, 유저 유입과 이탈이 빠르게 일어난다. 이런 배경 속에서 자체 서비스 중 미스가 발생할 경우 유저 이탈이 게임의 생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데도 자체 서비스를 하는 이유는 역시 돈 때문이다. 한 중소 개발사 대표는 게임 자체 서비스의 이유를 '돈' 때문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게임이 양대 오픈 마켓을 통해 출시되면 기본적으로 구글이나 애플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결제액의 30%다. 마켓 수수료는 이제 국내 업계에서 마치 세금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만약 게임이 IP를 활용했다면 IP 사용에 대한 수익 분배,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추가 수수료까지 붙기 때문에 퍼블리셔를 통하지 않더라도 개발사가 가져갈 수 있는 수익은 많지 않은 편이다.

이런 유통 구조 때문에 오늘도 중소 개발사는 자사 게임의 자체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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