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선전, 급할 수록 돌아가는 말처럼 서비스 질과 유저 목소리 귀 기울여야

[게임플 고광현 기자] 베일에 쌓여있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서비스 계획이 공개됐다. 간담회를 통해 공개된 서비스 방향은 소통과 질이었다.

김상구 카카오게임즈 사업 총괄은 카카오게임즈가 맡게 될 배틀그라운드 국내 서비스를 설명하면서 "모든 게임들이 동일하지만 여러 유저들과 함께했을 때 재미가 더 배가되는 게임은 대중들을 다양하게 흡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서비스와 사업 방향에 있어 '수평적 확장'을 강조했다. 이미 흥행 궤도에 오르고 있는 게임이지만 아직 배틀그라운드를 접하지 않은 잠재 유저들이 많고, 양질의 서비스가 함께 이뤄질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가 배틀그라운드 국내 서비스에서 중점적으로 맡게 될 부분은 PC방과 PC방을 활용한 신규 유저 유치다. 하지만 이미 배틀그라운드는 PC방 전용 서비스 없이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점유율을 뛰어넘으며 PC방 인기 게임 1위로 등극한 바 있고, 현재는 소수점 퍼센테이지 차이로 엎치락 뒤치락 중이다.

수평적 확장을 이룰 배틀그라운드가 카카오게임즈와의 만남을 통해 지금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오를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 배틀그라운드 흥행 국내 서비스로 급물살 타나

최근 LOL이 철옹성같이 지키고 있던 PC방 점유율 1위를 배틀그라운드가 추월해 화제가 됐다. 집, PC방 가리지 않고 어디서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LOL을 풀 프라이스 형태의 유료 게임이 점유율에서 앞선 것은 게임 업계에 큰 파장을 남겼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이것이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3만 2천 원이라는 가격 부담, 혹은 PC 사양 부담으로 인해 게임을 할 용의는 있으나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유저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국내 서비스가 더 많은 유저들을 불러모으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확실히 게임 비구매자의 PC방 플레이는 지금보다 더 많은 유저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여러 이유로 게임을 구매하지 못하는 유저들을 쉽게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구 카카오게임즈 배틀그라운드 사업 총괄

김 총괄은 "PC방 점유율이라 함은 궁극적으로 게임 재미의 척도라고 생각한다. 게임 외적인 요소, 오프라인 대회나 이벤트 등도 게임 흥행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게임즈가 배틀그라운드의 국내 성공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 PC방 업주와 핵 프로그램, 아직 남은 불안 요소

하지만 불안요소 또한 있다. 최근 출시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이하 스타 리마스터)'와 PC방 업주들의 마찰이 그것이다.

스타 리마스터의 경우 이미 '스타크래프트' 패키지를 구매해 유저들에게 서비스를 하던 PC방 업주들이 패키지 구매와 상관없이 리마스터 버전을 유료로 서비스하는 것에 대한 반발로 시작됐다.

패키지 구매자가 PC방 업주에서 유저로 옮긴 것을 제외하면 배틀그라운드의 상황 또한 비슷하다. PC방 업주 입장에서는 별도 비용 없이 서비스하다가 국내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PC방 손님들이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는 만큼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배틀그라운드로 인해 PC 사양 업그레이드를 진행해야 했던 PC방 점주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카카오게임즈와 펍지주식회사가 제시한 방안은 2개월 간의 무료 프로모션이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무료 프로모션 기간을 이례적으로 길게 제공하면서 많은 잠재 유저들을 끌어모아 PC방 업주에게도 이득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현재 핵 프로그램으로 인해 유저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또한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도록 PC방 추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정확히 어떤 것이 제공될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BP(배틀포인트)'의 추가 지급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오버워치'가 겪었던 문제인 불법 프로그램(에임 핵 등)도 불안요소다. 현재 상위 레이팅 유저들이 에임 핵이나 스피드 핵 등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오버워치나 LOL이 겪은 핵 프로그램의 경우는 5:5, 6:6으로 배틀그라운드보다 적은 유저가 하나의 게임을 플레이하고, 게임 특성상 핵 유저를 금방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피드백 또한 빠른 편이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에서는 넓은 섬에서 약 100명 규모로 진행되는 한 게임에서 핵 유저를 직접 만나기 전까지는 해당 게임에 핵 유저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저들의 피로감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김창한 펍지주식회사 대표

이에 대해 김창한 펍지주식회사 대표는 "치터 문제로 많은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가 7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수의 유저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현재 개발팀에서도 최대한 대응하고 있다"면서 유저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최근 펍지주식회사 측은 핵 프로그램 유저 약 32만 명을 제재했다고 밝히며 대응하고 있음을 알렸다.

■ '강남스타일'같은 '배틀그라운드', 앞으로가 중요하다

과거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던 때를 기억한다면 이번 배틀그라운드의 흥행 역시 강남스타일과 여러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 국민적인 흥행 게임의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으로 신규 게임이 뜸했던 e스포츠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고, 국내 게임 업계에는 트렌드를 쫒지 않는 웰메이드 게임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국회의사장에 배틀그라운드를 상징하는 금색 프라이팬이 등장하기도 했다. 배틀그라운드를 위해 PC방을 찾는 유저들이 많아지자 배틀그라운드 자체가 차세대 PC 사양의 기준이 되며 하드웨어 업체 또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말처럼 배틀그라운드는 판매량 1,800만 장 돌파, 동시 접속자 수 200만 명 돌파라는 대기록을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이뤄냈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을 제시하며 배틀그라운드가 아직 시작 단계라고 설명했지만 게임 산업은 유행에 민감하고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양질의 서비스가 보탬이 되지 않는다면 예시보다 훨씬 빨라질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와 함께할 배틀그라운드는 이제 '중반전'을 맞이하고 있다. 앞으로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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