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빠른 유저들의 평가, 무작위 아이템과 영웅 수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게임플 고광현 기자]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서비스 1년이 지나면 장수 게임으로 평가받는다. 보통 모바일 게임 개발 기간이 1~2년인 것을 감안하면 신작 게임이 장수 게임으로 불리기까지 기간이 짧은 편이다.

현재까지도 충실하게 서비스 되고 있는 유명 온라인 게임들의 평균 수명을 고려하면 지극히 짧은 시간이다.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한 게임이라는 점도 약점으로 작용하겠지만 달라진 환경 탓하기엔 너무 빨리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PC 게임에 비해 개발 기간이 짧은 모바일 게임 특성과 누구나 게임을 제작해 마켓에 올릴 수 있는 오픈 마켓이 존재 덕분에 게임의 수 자체도 상당히 많아 시장은 늘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 호평 속 서비스 시작한 '조조전'

넥슨이 서비스하고 띵소프트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삼국지 조조전 Online(이하 조조전)'은 지난 9월 말 출시 1주년을 맞이했다.

조조전은 과거 흥행했던 패키지 게임인 '삼국지 조조전' 매니아들로부터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됐다. 삼국지 조조전은 유저들이 특별한 모드를 만들어 오랫동안 즐길만큼 완성도 있는 게임이었다.

모드를 즐길만큼 마니아 층 유저가 아니더라도 당시 패키지 게임을 즐기던 유저라면 삼국지 조조전은 한번 쯤 들어봤을 만한 게임으로 인지도가 높았기 때문에 모바일로 출시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샀다. 조조전이 모바일로 제작되면 모바일 게임 특유의 확률형 아이템이 추가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띵소프트에서 개발한 조조전은 유저들의 우려와는 다르게 원작을 충실하게 따르면서 모드를 만들어 즐기던 유저들의 니즈까지 파악해 반영한 게임이었다. 기본적인 게임 형태는 인기 있었던 원작 조조전의 형태를 따르되, 거점 점령과 공성전, 타 장수 스토리 모드 등 IP 게임으로 시작했지만 특색있는 하나의 게임으로 만들어졌다.

매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소위 '대박' 게임은 아니었지만 유저들의 호평 속에 게임은 서비스를 이어갔다.

■ 서비스 장기화되며 운영 기조 변화

1월 조조전 유저들을 초청해 진행했던 '삼국지 조조전 Online 군주의 밤'행사에서 당시 디렉터였던 이득규 디렉터와 개발팀장이 2017년 1년 간의 콘텐츠 로드맵을 발표하고 유저들의 궁금증에 답하는 시간을 가진 바 있다.

당시 공개됐던 로드맵에는 '몽매의 시련', '사신 토벌'이 포함된 연합(길드) 콘텐츠와 조작형 단기 접전, 실시간 PVP 콘텐츠 등이 포함됐다. 유저들은 업데이트 로드맵에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분위기였고 이 디렉터가 발표한 운영 기조에도 만족하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2017년 후반기에 다다른 지금 해당 콘텐츠 중 현재 추가된 콘텐츠는 연합 시스템이 전부다.

업데이트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조조전 주요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연의'는 약속했던 대부분이 추가됐고, 지금도 꾸준히 추가되고 있다. 하지만 연의 추가를 제외하면 유저들 앞에서 약속했던 콘텐츠는 아직 업데이트되지 않은 상태.

'보물 강화'는 업데이트 로드맵에 없던 콘텐츠다.

조조전을 초기 개발단계부터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이득규 디렉터가 2017년 6월부로 개발사인 띵소프트에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시기는 조조전 콘텐츠 및 편의성 업데이트인 2.0 업데이트가 이뤄진 시기였다.

이 디렉터 퇴사 후로 업데이트된 콘텐츠는 점령전과 보물 강화 및 연의 추가다. 게임 내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업데이트 예정 콘텐츠 메뉴도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디렉터 체제 이후로 조조전의 향후 업데이트 방향성 및 운영 기조가 바뀌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개인이 개발하는 게임이 아닌 전문 개발사에서 조직적으로 개발하는 게임은 콘텐츠 업데이트나 운영 등의 과정에서 디렉터 혼자서 의사결정을 할 수는 없다. 게임의 매출이나 개발진의 의사, 나아가서는 경영진의 의사 또한 게임 운영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

자신이 즐기던 게임을 총괄하던 디렉터가 개발사를 퇴사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업데이트 로드맵에 없던 콘텐츠가 등장하는데에 대해 개발사에서 유저들에게 조금이라도 설명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 많은 장수 게임들이 하고 있는 고민

기존 게임성 유지와 수익성을 강조한 콘텐츠 간의 저울질과 고민은 장기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는 게임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이야기는 조조전을 예를 들어 설명했지만 비단 조조전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기업은 이윤 추구를 우선시 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 서비스 속에 떨어져가는 유저 수와 수익에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 수익을 위한 콘텐츠 추가에 대한 머리아픈 고민을 늘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모바일 게임에서 더 빨리, 그리고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1~2년 개발하고 출시한 게임이 고작 6개월에서 1년 만에 장수 게임으로 불리며 유저 수와 수익을 늘 신경써야 하는 모바일 게임 중심의 게임 시장은 오늘도 운영팀에게 딜레마를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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