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차버린 권리, e스포츠 활성화에는 뒷짐.. 장기적 플랜 없으면 위험

[게임플 차정석 기자] 한국e스포츠협회가 대한체육회 종목단체의 지위를 잃었다. 그동안 유지했던 준가맹뿐만 아니라 인정단체 자격까지 박탈당했다. 이를 결정하는 대한체육회는 지난 2015년 가맹경기단체 등급분류 기준 강화에 따라 기존 회원 단체의 재심의를 진행했으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체육회의 회원자격을 유지하려면 시·군·구 1/2이상으로 구성된 시·군·구 종목단체(지부)로 시〃도 종목단체(지회)를 구성하고 전국에 9개 이상 갖춰야 한다.

이번에 지위를 잃은 종목은 한국e스포츠협회를 포함 대한합기도중앙협회, 대한체스연맹, 대한종합무술협회 등 총 24개다. 이를 두고 e스포츠협회는 ‘게임’이라는 장르가 걸림돌이 된 것은 아니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같은 결과는 이미 예상됐다. 당연히 있어야할 협회장은 전병헌 전 회장이 정무수석으로 청와대에 들어간 이후 현재까지도 공석인 상태에서 대외적으로 힘을 얻을 수 있는 동력이 없었다. 무엇보다 협회 자체의 의도 문제로 보인다. 협회 측은 1년 내 대한체육회 기준을 충족하기는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보여주기 식으로 무리하게 요건 충족을 따라가기보단 장기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문제는 대한체육회가 2년전인 2015년에 내놓은 요건임에도 현재까지도 같은 입장만 되풀이 한다는 것에 있다. 앞으로도 유예기간이 1년인데 같은 논리라면 이후도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스타크래프트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e스포츠는 전세계의 종주국 위치에 서 있으며 회장국의 위치에 있다. 이 같은 명성과 달리 협회의 행보는 아마추어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스럽다. 우리 말고 24개의 협회도 같이 박탈닥했다는 등 내놓은 변명도 옹색하기만 하다.

e스포츠는 이미 전세계 주요국들에게 미래를 견인해갈 스포츠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에선 LOL경기가 NBA와 버금가는 인기를 끌고 있으며, 유력 스포츠방송 ESPN에서 비중있게 중계하고 있다. 가까운 중국 역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의 e스포츠 문화는 협회가 만든 것이 아니라 수많은 유저들이 만들어낸 명성이다. 언제까지 유저에 의지하며 과거의 영광만 곱씹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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