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으로 모바일 시장 성장 이끈 1세대 개발사, 후속작은 연이은 불발.. 답은 어디에?

[게임플] 한때 국민 스마트폰 게임 '애니팡 시리즈'로 모바일게임 명가반열에 올랐던 선데이토즈의 최근 행보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선데이토즈는 그간 카카오톡,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싸이월드, 네이버 등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소셜게임을 전문적으로 개발 및 운영하는 게임기업이다. 대표작으로는 '애니팡', '애니팡 사천성', '아쿠아스토리', '라인트리오' 등이 있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걸까. 1천400억원을 넘어섰던 연간매출은 다음해 700억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영업이익도 255억원, 당기순이익까지 206억원으로 모든 수치가 절반 이상 추락했다.

이후 2016년 실적도 간신히 매출은 700억원대를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174억원, 당기순이익은 156억원으로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들어 선데이토즈의 실적은 다소 개선되긴 했지만 성장주동력이었던 '애니팡 시리즈'의 하락세를 만회할 뚜렸한 모멘텀이 없는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 애니팡 흥행했지만···'변화'에는 퇴보

'애니팡 for Kakao'

지난 2012, 2013년부터 스마트폰을 이용해온 유저들 중 애니팡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애니팡은 크게 흥행했었다.

지난 2013년 '애니팡 for Kakao' 이용자수만 2천200만명을 넘어서는 등 국내 게임 관련 기록을 갈아치우며 핵폭탄급의 위력을 발휘하던 선데이토즈는 스마트폰 기반 소셜게임 개발사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 이후 2014년 연간 매출액이 1천441억원, 영업이익 610억원, 당기순이익 483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이래 최대 매출을 경신하기도 했다.

애니팡은 본래 2007년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를 포함한 대학동문 3명이 창업해 만든 첫 작품이자, PC에서는 2009년부터 싸이월드를 통해 서비스를 해왔다. 이후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카카오톡과 손을 잡고 출시한 게임이 우리가 아는 애니팡이다.

애니팡이 소위 말하는 ‘대박’이 터질 수 있었던 데는 간단했던 게임성과 게임을 잘 모르는 유저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성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카카오톡과의 만남이 큰 역할을 했다. 피쳐폰 시절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퍼즐 게임은 다수 있었다. 다시 말해 쉽게 즐길 수 있는 퍼즐 게임이라면 애니팡이 아니었어도 흥행했을 가능성이 컸던 것이다.

'애니팡 2'와 '애니팡 3'

선데이토즈는 애니팡의 흥행을 발판삼아 2016년까지 애니팡 2, 3를 연달아 출시했다. 카카오톡 바이럴 마케팅으로로 인한 비판과 캔디크러쉬사가와 관련된 표절 이슈도 겪었지만 게임 자체는 흥행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지금의 애니팡 시리즈 흥행이 애니팡 1의 성공을 발판삼아 이뤄진 것이라면 애니팡 IP를 모르는 유저층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캐주얼 퍼즐 게임은 수없이 많고, 애니팡 타이틀을 떼고 타 게임들과 경쟁한다고 가정한다면 애니팡이 퍼즐 게임 시장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지는 솔직히 미지수다.

■ 험난한 앞날 예고되는 차기작

인수 주체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역시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하반기 차기작을 준비하고는 있지만 모바일 게임시장의 변화가 생각보다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애니팡류의 캐주얼게임으로는 과거의 흥행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선데이토즈는 지금까지 애니팡 시리즈나 애니팡 IP를 활용한 캐주얼 게임으로 차기작을 출시해왔다. ‘애니팡 사천성’이나 ‘상하이 애니팡’, ‘애니팡 터치’ 등을 출시했지만 매출 순위를 봤을 때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애니팡 만큼의 성과는 올리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선데이토즈는 지난 20일 글로벌 IP인 ‘피너츠’를 활용한 틀린그림찾기 류의 캐주얼 게임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너츠 IP는 스누피로 유명한 IP다. 하지만 피너츠 IP를 활용한 캐주얼 게임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 든다.

캐주얼 게임은 말 그대로 게임 자체가 단순한 게임이기 때문에 캐주얼 게임을 즐기는 유저 또한 게임에서 훌륭한 게임성이나 그래픽 등을 바라지 않는다. 캐주얼 게임 유저가 게임을 선택하는 기준이 일반 게임 유저와 다르다.

최근 NHN과 카카오가 겪었던 ‘프렌즈팝’ IP 관련 이슈 역시 ‘카카오 프렌즈’라는 강력한 캐릭터가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의 인기는 이미 해외에서도 관련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한국에 오는 여행객들이 있을 정도로 대단하다.

반면 애니팡과 피너츠의 캐릭터는 새롭게 캐주얼 게임을 즐기려는 유저들을 끌어들이기엔 타사 캐릭터들과 비교해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피너츠 IP 외 선데이토즈에서 차기작 계획을 발표한 바 있지만 게임 명이나 스크린샷 등 구체적으로 공개된 정보가 없어 미묘한 상황이다.

■ 롤러코스터급 변동보인 주가 '회복가능할까?'

선데이토즈는 지난 2013년 5월 하나그린스팩과 합병을 통해 1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우회상장이긴 하지만 스마트폰 기반의 소셜게임 개발업체로는 최초의 코스탁 상장사가 된 것이다. 당시 액면가는 100원, 자본금은 31억, 최대주주였던 이정웅 대표 외 창업멤버였던 특수관계인 2인은 대주주로서 총 48.17%의 주식물량을 보유하게 됐다. 거기에 2년간 보유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그 다음에 터졌다.

상장 후 공모가의 5배까지 주가가 뛴 상황에서 선데이토즈 창업주 3인은 1년동안 주식을 의무보유해야 한다는 '의무보호예수' 제도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상장 5개월 만에 보유지분 중 20.7%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선데이토즈 측은 "매각 자금은 의무 보유기간 이후에 받기 때문에 규정을 위반한게 아니다"고 항변했지만 한국거래소측은 선데이토즈 창업주 3인에 대해 의무보호예수기간을 1년 더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번 주식거래로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는 480억원, 공동창업자 2인도 각각 500억원과 200억원 가량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이런 경우가 흔친 않지만, 상장 이후 최대주주 지분을 예약매각해도 별다른 제재조치가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주주들은 설사 경영진 '먹튀'가 아니라고해도 주주에 대한 신뢰를 저버린 결과라는 주장이다. 한때 8만원 선까지 최고점을 찍은 주가는 현재 1만원 후반으로 하락한 상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의무보호예수제도의 사각지대를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가 최고점인 시점에서 매매 계약을 체결해 상당한 차익실현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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