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언젠가 넘어야 하는 단일게임이라는 한계···모바일 버전으로는 부족하다
[게임플] 자사 MMORPG ‘검은사막’으로 주식시장 상장에 까지 성공한 펄어비스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펄어비스는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해 공모 미달 됐다. 하지만 기관에서 미달 분 매수에 나서며 18일 기준 공모가 10만 3000원을 넘기며 11만 원을 바라보고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 성과 자체가 1개의 게임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펄어비스가 이룩한 성과는 '리니지'라는 단일 게임으로 큰 성공을 거둔 엔씨소프트의 모습과 흡사하다.
■ 지금의 인기 이유 있다
검은사막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폭넓은 콘텐츠다. ‘월드 보스’, ‘레이드’를 비롯한 PVE, ‘거점전’ 등의 PVP를 비롯한 전투 콘텐츠를 비롯해 ‘거점’, ‘무역’, ‘생산’, ‘채집’ 등 생활 콘텐츠 또한 방대하다. MMORPG 게임이 품을 수 있는 모든 콘텐츠를 아우른 종합선물세트인 셈이다.
전투 콘텐츠들은 일정 장비 이상의 수준이 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월드 보스나 레이드 등이 있다. 장비 수준을 갖추기 위해 하위 사냥터에서 재화를 수집해 상위 사냥터나 레이드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생활 콘텐츠들의 경우 ‘지식’을 다수 확보해 ‘기운’의 최대치를 높이고 ‘공헌도’ 또한 일정 수치 이상 되어야 원활하게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온전히 콘텐츠를 즐기기까지 소위 ‘지식작’이나 공헌도를 위한 미수행 퀘스트 수행 등의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검은사막은 개인 유저 간 거래가 불가능한 게임으로 모든 아이템 거래는 거래소를 통한 불특정 유저를 상대로만 가능하다. 유료 결제 아이템을 게임 머니로 교환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머니 자체를 현금과 교환하는 ‘현거래’가 불가능한 것이다.
검은사막의 거래소 시스템은 현금으로 단숨에 상위 PVE나 PVP 콘텐츠에 참여하려는 유저들을 최대한 지양하며, 게임을 장기간 플레이해 재화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유저들이 과금 없이 유료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선순환 요소를 만들어냈다.
결과적으로 검은사막은 오래 플레이하면 할수록 장점이 살아나는 게임이다. 출시 초기 다소 부진했던 성과가 시간이 갈수록 점진적으로 상승한 것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
■ 차기작 계획 있으나 아직은 단일 게임
펄어비스가 주식 상장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우려의 목소리가 단일 게임이라는 점이었다. 또한 실제로 일반 공모가 미달되면서 주식 상장 과정에서 이러한 우려가 다시금 불거졌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이에 대해 온라인 게임이라는 특성상 확실히 성공한 IP를 보유한 것 자체가 큰 경쟁력”이라며 “공모자금으로 검은사막 IP를 활용한 모바일, 콘솔 게임 개발을 지속할 계획이고, 새로운 IP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모바일 게임은 대체로 생명력이 짧은 경우가 많은 데 반해 온라인 게임은 충성도 높은 유저들을 기반으로 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상대적 강점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펄어비스는 주식상장을 준비하며 검은사막의 모바일 버전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11월 중 출시할 계획인 검은사막 모바일을 통해 단일 게임이라는 단점을 최대한 상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검은사막 모바일이 경쟁이 치열한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시장에는 대형 게임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진행중이고, 펄어비스 스스로도 언급한 ‘생명력이 짧은 경우가 많은’ 게임이 될 가능성 역시 있다.
■ 흥행 기대되는 해외시장···낙관은 금물
펄어비스가 주식 상장 과정에서 최대 강점으로 내세운 것은 해외 시장에서의 인기다.
실제로 펄어비스는 해외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일본 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북미, 러시아에서 내놓을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동남아 지역 진출도 준비 중으로, 최근 터키 게임쇼에서 현지 유저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분명 해외 시장에서의 인기는 펄어비스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일반 공모에서 미달됐던 주식을 매수한 기관 투자자는 해외 시장에서의 호재를 이유로 투자 결정을 내렸을 확률이 크다.
국내 시장에서는 검은사막이 장기 서비스에 돌입한 게임이지만 해외 시장에는 처음 선보이거나 서비스 초기인 국가들이 대다수다. 지금 해외 시장에서 얻는 인기를 동남아 지역과 향후 출시될 중국 시장에서 얻을 수 있다면 펄어비스의 성장은 더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타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서비스 중이라고 해서 동남아 지역과 중국에서도 검은사막이 통할 지는 미지수다. 특히 중국의 경우 이미 자국 게임들이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고, 사드 이슈가 언제 해결될 지 알 수 없다는 불안감도 있다. 게임 시장은 시시각각 변하며, 지금 당장 인기가 있더라도 향후 시장 흐름이 어떻게 바뀔 지는 누구도 모른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이후 차기작으로 ‘아이온’으로 시장에서 다시 한번 흥행에 성공했다. 결국 단일 게임은 펄어비스가 언젠가 넘어야하는 벽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