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주는 게임 그 이상의 재미, 더 많은 게임들이 목소리 현지화 나설 것

[게임플] 최근 출시된 다양한 게임 속에는 친근하고 익숙한 목소리가 많이 등장한다.  자막을 넘어 음성에 대한 현지화가 이루어지면서 성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게임의 완성도를 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기존 대사 와 UI에 대한 현지화 정도가 최선이었다면 현재는 목소리까지 완벽하게 추구, 까다로워진 유저들의 입맛을 맞추고 있는 것.

그러다 보니 국내에서도 성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는 국내 성우 시장의 성장 방향성을 '성우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의 사례로 내다봤다.

■ 연예인 등용문? 일본 성우

한 케이블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해진 캐릭터 '페이트'의 성우는 가수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일본은 만화·애니메이션 콘텐츠가 고도로 발전한 국가다.

일본동화협회가 2016년 발표한 ‘아니메 레포트 2016’에 의하면 2015년 일본에서 새로 발표된 애니메이션 타이틀 수는 기존 시리즈 연속 타이틀 108편, 신작 타이틀 233편으로 총 343편에 달한다. 이는 1990년대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애니메이션 산업이 발달하면서 일본에서는 성우들을 전문으로 관리하는 일명 ‘성우 사무소’까지 생겨났다. 유명 사무소의 경우 한국의 연예기획사 못지 않은 규모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이 발달하고 팬층이 넓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성우들에게 목소리 연기 외에 다양한 어필 포인트가 요구되기 시작했다. 애니메이션에 필수로 포함되는 ‘오프닝 송’과 ‘엔딩 송’을 가창력있는 성우가 부르고 이 애니메이션이 흥행하면서 음반이 발매되기도 한다.

어떤 인기 애니메이션의 경우 녹음에 참여한 성우들의 오프라인 팬 미팅이 열리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가창력이 뛰어난 성우는 가수로서 활동하기도 하고 외모가 뛰어난 성우는 배우나 아이돌의 길을 걷기도 한다. 성우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등용문 역할을 하는 것이다.

■ 성우들의 새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게임

1969년 시작해 2014년 폐지된 '명화극장' (사진 출처: KBS)

반면 국내 성우 업계는 일본에 비해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은 편이다.

한국성우협회에 등록된 국내 성우는 약 700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거 외화 방송과 라디오 드라마, 내레이션, CF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했던 성우들과 달리 방송사에서 해당 프로그램들을 조금씩 줄여나가면서 성우들의 일감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자국어 보호법에 따라 지상파 방송에서 자국 언어 더빙을 의무화 하고 있는데, 이것을 국내에도 적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빠르게 지나가는 자막을 읽기 어려운 노인층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성우라는 직업 자체의 인기는 상당하다. 2014년에는 12명을 뽑는 KBS 성우 공채에 2700명이 몰려 역대 최대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감은 적은데 성우는 일정 수를 지속적으로 채용해 공채 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젠 게임에서 국내 성우들의 목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 산업이 발전하면서 성우들이 활약할 수 있는 여건이 커질 가능성이 생겼다. 오버워치의 흥행으로 게임 성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에 한국어 더빙이 활발해졌다.

국산 개발 게임과 더불어 해외에서 들여오는 게임도 국내 성우들의 더빙으로 게임 속에서 성우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일이 늘어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화 작업의 일환으로 국내 성우들의 더빙을 통해 좀 더 게임에 쉽게 몰입할 수 있게 돼 유저들의 반응이 좋다”면서 “앞으로도 목소리 더빙이 된 게임들을 플랫폼과 상관없이 더 많이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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