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대한 기대에 비해 콘텐츠 부족 장기화, 킬러 타이틀 등장은 언제쯤 이뤄지나?

[게임플]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은 말 그대로 실제와 유사하지만 실제가 아닌 인공적인 환경을 의미한다. 이미 몇년전부터 게임업계 뿐만아니라 타 산업계에 VR 개념은 계속되서 언급되면서 흘러왔다. 

사실 영화속에서의 VR은 아주 익숙하다. 이미 1999년에 가상현실을 소재로 탄생한 명작 '매트릭스(The Matrix)는 전국민이 다 봤을 정도의 대중성을 이끌어냈다. 매트릭스2, 매트릭스3 등 속편도 영화팬들의 환호를 받았던 작품이다. 물론 키아누리브스라는 걸출한 배우의 힘도 무시하지는 못했겠지만 말이다.

지난 2015년 전후로 각종 해외전시회에서 VR은 단골손님이었다. 각종 시장조사기관마다 VR시장 규모에 대해서 쏟아내기 시작했고 또 산업군별로 VR이 장밋빛 미래를 담보해주는 킬러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선전했다. 물론 글로벌하게 보면 어느정도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국내 시장만 놓고 봐서는 (아직까지는) 새빨간 '거짓말'로 느껴진다.

국산 VR 게임 '모탈 블리츠'

게임업계의 경우 이미 온라인게임시장을 넘어 모바일게임시장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양산형 PC게임, 찍어내기식 모바일게임 등 게임 방식이나 콘텐츠가 더이상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결국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 VR을 그 대안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

문제는 아직 뚜렸하게 보여지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여느 세미나나 컨퍼런스를 가보면 VR이 차세대 먹거리라던가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반 기술, 미래를 변화시키는 원동력 이라는 등의 말들은 쉽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실체가 없다고 해도 이해가 갈 정도로 아직까지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이렇다 할 결과물이 쉽게 보이지 않는다.

A사의 경우 자사의 게임을 VR로 선보이려고는 하고 있지만 아직 기획단계일 정도라고 한정했다. 아무래도 움직임이 많은 콘텐츠다보니 HMD 사용 시 나타나는 '멀미'나 '어지러움'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VR콘텐츠로 보여주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B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에 VR개발전문 인력 자체가 없으며 현재 개발 스튜디오에서 VR관련 이야기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후문.

물론 움직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테크노블러드코리아는 접근성이 높은 PC방에 VR 디바이스를 보급, 손쉽게 VR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일명 '버추얼게이트(VirtualGate)'라 불리는 이 서비스는 국내외 다양한 VR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며 향후 수백 종의 게임과 수천 종의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종합 VR콘텐츠 스토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목표는 그런데 결과가 어떨지는 지켜봐야겠다.

MMO 전략 게임 전문 개발 및 퍼블리셔인 워게이밍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가상현실 기술 업체 ‘VR테크(VRTech)’와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VR테크의 가상현실 솔루션과 워게이밍의 게임 개발 및 시각 효과 구현 관련 노하우를 결합하여 유럽 시장에 선보일 새로운 형태의 가상현실 콘텐츠를 개발하기로 했다.

VR테크는 '시네마 VR(Cinema VR)', '폴리곤VR(PolygonVR)' 등 위치 기반 가상현실 솔루션에 특화된 전문 개발사다. 2016년 설립됐으며 러시아 대도시의 극장과 쇼핑몰에 20여개 이상의 가상현실 체험 부스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바른손이앤에이도 자사의 계열사인 이브이알스튜디오(EVR Studio)의 '프로젝트M 데이드림(Project M : Daydream)’ 선보였다.

Project M : Daydream

‘Project M : Daydream’은 사용자가 가상의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스카이다이빙부터 해변의 물놀이까지 함께 즐기는 가상현실 체험을 제공한다. 언리얼 엔진 4로 제작되어 사실적인 캐릭터와 배경을 제공하고, 감성적으로 반응하는 가상 인물과의 인터랙션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특히 최근 스팀에 선보이며 이슈가 되기도 한 게임이다.

EVR Studio는 VR 게임, VR 미디어 등을 제공하는 VR 전문 스튜디오다. 1인칭 어드벤처 게임인 ‘Project M’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 국보급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보화각의 VR 전시관인 ‘간송 보화각 VR’을 통해 VR 콘텐츠를 재조명하는 등 VR 콘텐츠 저변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VR게임시장이 국내서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포지션이라 게임사에서도 섣부르게 진입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라며 "(유저 입장에서도) 고가의 HMD 구입이 현실적으로 어렵기도 하고 일반적인 게임장르에서는 VR이 보여줄 수 있는 게임성에 한계성도 무시할 수 없다. VR에 맞는 장르를 굳이 뽑자면 바이오하자드7 같은 1인칭 공포게임이나 혹은 어드벤쳐게임이 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메이저 게임사의 경우 VR개발팀 자체가 없거나 혹은 있더라도 VR게임콘텐츠가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할 정도의 사업성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결과적으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상황을 냉정하게 보면 '눈치나 보는 정도'라는 말이 어울릴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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