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 콘텐츠로 자리매김, 게임 속 활약으로 전 세계 유저 마음 훔치다

이런 이미지의 닌자는 만들어진 이미지다 (사진 출처 : scottadkins)

[게임플] 일본 대학원 입시에 닌자와 관련된 문제가 등장할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다수의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미에(三重)현 미에대가 내년 2월 실시하는 대학원 입학시험의 선택과목으로 ‘닌자·인술학’을 새로 도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원 인문사회과학연구과 지역문화론 전공이 대상으로, 시험에선 닌자의 탄생 역사나 일본 문화에 미친 역할 등 폭넓은 지식을 묻는다. 이 대학원 전공에는 닌자 관련 수업들이 있어 석사 논문도 닌자를 주제로 하는 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닌자에 대한 관심은 문화 산업 전방으로 펼쳐져 있다. 만화를 비롯해 소설 등의 문학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으며, 영화 및 게임 속 단골 소재로도 유명하다. 어둠 속에서 주군을 지키는 존재가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됐을까.

■ 닌자에 대한 오해

'파이널 판타지 14'의 닌자

보통 닌자라고 하면 체술을 비롯해 검술, 격투술 등 신체 능력 뿐만 아니라 각종 지식도 섭렵한 ‘엘리트 요원’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이 같은 이미지들은 모두 상상이 가미돼 만들어진 이미지다.

실제 닌자는 엘리트 보다는 오히려 평민에 가까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닌자는 일본 가마쿠라 시대부터 존재해온 첩보원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무라이가 할 수 없는 첩보, 절도, 암살, 파괴, 후방 교란 등의 각종 궂은 일들을 도맡아 하던 직업이다. 주요 업무가 남들 눈에 띄면 안 되기 때문에 현대 각종 문화 콘텐츠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르다.

먼저 잘생기거나 예쁜 사람들은 닌자를 할 수 없었다.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또한 마찬가지 이유로 몸이 좋거나 반대로 너무 약한 사람 또한 닌자를 할 수 없었다.

서구권에서 닌자가 지금의 인기를 얻는데는 '닌자 거북이'가 큰 역할을 했다

닌자를 구하는 영주들은 보통 다른 군중들 틈에서 눈에 띄지 않게 첩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닌자로 활용했다. 이는 조직에 소속된 상위 닌자나 말단의 위치에서 많은 일들을 하는 하급 닌자들 모두 마찬가지였다.

이케가미 료타 저 도해 전국무장(圖解 戰國武將)의 기록에 따르면 닌자는 낭인, 도적패, 어느 다이묘에게도 소속되지 않은 주민들이 대부분이었고 이들이 마구 섞여있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닌자의 주요 임무 중 암살이 포함돼 있는데, 당시 시대 일본에서 암살을 할 정도의 인물들은 이미 2중, 3중으로 경호와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성공률 자체가 지극히 낮고, 성공 하더라도 무사생환은 불가능했다. 무엇보다 닌자가 높은 인물을 암살했다는 기록자체가 없다.

닌자와 관련된 자료 자체가 남아있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또한 추론에 불과하지만, 닌자는 지금의 이미지와는 다른 일종의 정보원이었다.

■ 게임 속 닌자는?

오버워치의 사이보그 닌자 '겐지'

게임 기획자들은 닌자라는 소재를 좋아하는 편이다. 콘텐츠 소재로서 닌자가 가지는 이미지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 속에서 등장하는 닌자의 역할은 다양하다. 전사, 암살자 같은 근접 전투 전문가부터 수리검을 활용한 원거리 전문가, 인술을 활용한 주술사도 있다. 닌자의 본래 임무인 첩보와 정보전은 게임에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투 요원으로 주로 표현된다.

보통 여성 닌자로 알려져 있는 쿠노이치 또한 만들어진 캐릭터다. 에도 시대의 인술서 '만천집해 (万川集海)'에 쿠노이치라는 단어와 그 어원에 대한 서술이 있으나 이미지 자체는 근대 무협 소설가들에 의해 구체화됐다.

쿠노이치가 처음 게임으로 등장한 '닌자 프린세스'

닌자는 게임을 비롯한 각종 문화 콘텐츠에서 활발히 재생산되며 활용 폭을 넓혀 갔고, 포켓몬스터로 까지 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닌자의 모습은 닌자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점이 사람의 마음을 끊임없이 자극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포켓몬스터의 포켓몬 '개굴닌자'류의 최종 진화형

■ 비밀과 상상력이 결합된 콘텐츠 산물

'닌자 가이덴 시그마 2 플러스'

사람들은 공개돼 있는 것보다 숨겨져 있는 것들에 관심이 더 많다.

멋진 옷을 입고 수리검을 던지거나 단검으로 날렵하게 적과 싸우는 닌자의 모습은 1950년대 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근대 일본 무협 장르 소설을 탄탄하게 구축했다고 평가받는 야마다 후타로의 ‘코우가인법첩(甲賀忍法帖)’은 콘텐츠 소재로서 닌자를 만들어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처음의 모습이야 어찌됐든, 현대에 들어 닌자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매우 다양하다. 첩보, 정보원 등의 모습에서 암살,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만능 요원의 이미지 또한 가지고 있다.

닌자가 본래 모습에서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된 것에는 본래 임무가 비밀스러운 것이였기 때문이다. 숨겨져 있는 존재들은 상상력을 가미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쉽다.

지금의 이미지까지는 아니지만 본래 닌자 자체가 비밀 임무와 정보 등을 주로 취급하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이것에 조금만 상상력을 보탠다면 무궁무진한 이야기와 이미지를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비가 출연해 화제가 됐던 헐리우드 영화 '닌자 어쌔신'

그리고 일본 콘텐츠인 닌자가 지금처럼 전세계적으로 퍼질 수 있었던 데는 서구권의 노력이 컸다. 서구권에서 일본 문화 전반에 심취해 있는 사람을 ‘와패니즈(Wapanese)’라고 표현하는데, 현재 닌자는 사무라이와 더불어 와패니즈에 대표격에 서 있는 콘텐츠다.

1980년대 미국에서 만들어진 ‘닌자 거북이(Teenage Mutant Ninja Turtles)’가 크게 흥행하면서 서구권에서 닌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이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 생산으로 이어졌다.

즉 현대 닌자는 비밀스러운 것들을 선호하는 인간의 습성과 상상력이 가미돼 만들어진 콘텐츠 산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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