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진 테러 양상에 맞춰 안전국은 없다, 자국 지키는 특수부대의 활약을 게임으로 만난다

911 테러

정치, 종교, 사상적 목적으로 공포감과 불안감을 조성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는 '테러'는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을 상대로 향한 보복적 대량 살상으로 공포의 대상이다. 특히 2001년 9월 11일 8시 45분, 모하메드 아타 등 19명의 테러리스트들이 여객기 두 대를 이용해 미국 쌍둥이 빌딩에 충돌한 911 대테러는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테러는 최근 미국 올랜도 총기난사까지 이어지는 등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테러의 기술은 날이 갈수록 위협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대테러 관련 정보, 전문 기술이나 인재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때문에 각 국가에서는 테러전에 특화된 특수부대 창설하고, 자국 내 혹은 대 내외적 테러 사건에 투입되고 있다. 워낙 유명한 영국의 SAS나 미국의 DEVGRU부터 프랑스 러시아,  까지 막강한 화기와 극한의 치안을 책임지는 이들 부대와 함께 한국의 모습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영국: SAS - 현대 특수부대의 아버지 

주요 활동: 
테러리스트 제압
적지 정찰 
요인 암살 및 납치 
사보타주(교란) 
기습 공격 
VIP 보호 
폭파 및 해체

영국 육군 소속의 특수부대 SAS(Special Air Service)는 오랜 역사 및 무수한 실전 경험, 전 세계를 무대로 작전을 벌이며 쌓은 노하우를 쌓은 특수부대의 원조 격으로 다른 나라 특수부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친 전설적인 특수부대다. 

SAS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1년 아프리카에서 시작된다. 사막의 여우 에르빈 롬멜에게 매번 당하던 영국군이 반격 방법을 찾던 중 육군 대위 데이비드 스털링에 의해 탄생된 특수 부대가 SAS다. 

아프리카 군단을 무력화하기 위한 보급로 차단, 공군기지 파괴 등의 기습작전을 펼치기 위해 창설된 SAS는 제2차 세계대전 중 4,700여 명의 적을 사살하고 장갑차와 트럭 등 각종 작전용 차량 700여 대를 파괴하는 등의 눈부신 전과를 거두었으며, 히틀러는 SAS에 대해서 "그들은 매우 위험한 존재이므로 발견 즉시 사살해야 한다 말했을 정도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SAS는 1980년 이란 대사관을 점거한 테러리스트를 소탕하고 인질들을 구출한 오퍼레이션 님로드(Operation Nimrod)를 통해 자신들의 존재를 전 세계에 알렸다. 이때 SAS가 사용한 장비들과 민무늬 검은색 전투복과 방독면, MP5 같은 특징들은 그들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다.

오퍼레이션 님로드 작전 중 SAS
MP-5
민무늬 검은색 전투복과 방독면은 SAS의 상징이 되었다. 크로스파이어 속 SAS

포클랜드 전쟁, 걸프전 등 전쟁터는 물론 시에라리온에서는 평화 유지군으로 파견되었다가 반 정부군에 인질로 잡힌 영국군 장병들을 공수부대와 공군과의 협동작전으로 구출하는 등 다양한 곳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방송 'Man vs. Wild'에 출연하며 생존 전문가로 잘 알려진 '베어 그릴스'와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사루만 역의 '크리스토퍼 리'가 실제 SAS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익스펜더블에서 제이슨 스타뎀이 연기한 '리 크리스마스'와 더 록에서 숀 코네리가 연기한 메이슨이 SAS 출신으로 등장하는 등 세계적인 특수부대인 만큼 영화에서도 SAS는 자주 등장한다. 

영화 더 록에서 숀 코네리가 연기한 메이슨은 SAS 출신이다
(좌) 존 맥 앨리스, (우)'콜 오브 듀티' 프라이스 대위

SAS가 등장하는 수많은 게임들이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콜 오브 듀티' 시리즈에 등장하는 '프라이스 대위'를 빼놓을 수 없다. '프라이스 대위'(본명: 존 프라이스) 영국 육군 SAS 소속이며 SAS의 현장 지휘관을 담당하고 있으며, 실제 SAS 출신의 존 맥 앨리스(John McAleese)를 모델로 탄생된 캐릭터로 유명하다. 

미국: DEVGRU -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최강의 부대

주요 활동: 
대통령 직속 임무수행 
테러리스트 제압
적지 파병 
요인 암살 
수중 폭파 및 해체

DEVGRU는 네이비 씰의 베테랑 지휘관 리처드 마친코 해군 중령을 중심으로 창설된 미 해군 소속의 대테러 특수부대로, 창설 초기에는 SEAL 6팀으로 불리다가 1987년 보안을 이유로 해체되고 같은 해 미 해군 특수전 연구개발단(U.S. Naval Special Warfare Development Group, 약칭 DEVGRU)로 재창설되었다. 

데브그루의 주력 화기 HK416. 빈 라덴을 사살했던 총으로 메달오브아너 워파이터 데브그루 훈련 영상에 등장한다.

창설 초기부터 다른 SEAL 팀의 유능한 대원들의 지원을 받아 엄격한 심사로 선정해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DEVGRU의 실력은 가히 최상급이라 할 수 있다. 실력에 걸맞게 장비 역시 HK416을 주력으로 사용하며 4만 달러가 넘는 야간투시경인 GPNVG-18을 지급받아 사용할 정도로 최신형/고성능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1983년 그레나다 침공 작전, 영화 블랙 호크 다운으로 유명한 모가디슈 전투 - 아이디드 체포 작전인 고딕 서펜트 작전에도 참가하는 등 다수의 작전에 참여해 명성을 올렸다. 

영화 제로 다크 서티 중 DEVGRU

DEVGRU의 가장 유명한 작전은 역시 2011년 5월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넵튠 스피어 작전'이다. 2011년 5월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작전이다. 이들의 활약은 2012년에 캐스린 비글로가 감독을 맡은 '제로 다크 서티'로 영화화되어 공개되기도 했다. 

또한 과격 이슬람 단체 알샤바브가 2013년 9월 21일,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대형 쇼핑몰을 점거하고 인질 중 한국인을 포함한 서방권 국가 시민 61명을 처형하는 대규모 테러를 자행한 것을 이를 응징하기 위해 진행된 알샤바브 타격 작전에도 참여하는 등 현재까지도 다양한 곳에서 활약하고 있다.

'스플린터 셀' 시리즈의 매력적인 주인공 샘 피셔도 DEVGRU 출신

프랑스: GIGN - '인질사망자 0명' 극강의 대테러부대 

주요 활동:
민간 치안 담당
무장강도 및 인질범 제압
테러리스트 제압
원자력발전소 등 국가 중요시설물 경비
흉악범 호송 
정부 수뇌부 경호 
형무소 폭동 진압.

GIGN(Groupe d'Intervention de la Gendarmerie Nationale)는 프랑스 국가 헌병대에 속해 있는 부대이며, 프랑스의 대테러부대이다. 대테러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여러 가지 특수공작도 수행할 정도로 세계 최고의 수준의 대테러부대로 인정받고 있다. 

1972년 뮌헨 올림픽 때 팔레스타인 테러조직 검은 9월단이 이스라엘 선수단을 납치, 살해한 것을 계기로 프랑스도 대테러부대의 필요성을 느껴 창설되었으며, 프랑스 국가 헌병대원들 중에서 선발, 엄격한 훈련을 거쳐 1974년부터 작전 상태에 들어갔다. 2010년 여러 개로 나누어져 있던 프랑스 대테러부대가 GIGN으로 통합되었다. 

GIGN가 맡았던 사건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전은 1994년의 에어 프랑스 8969편 납치 사건이다. 테러범 4명이 승객 216명과 승무원 12명이 인질로 잡고 파리 상공에서 자폭할 계획이었으나, GIGN 대원들이 급습하여 테러범 전원을 사살하고 인질 사망자 없이 인질을 구출했다. 

2015년 1월 7일,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본사에 무장괴한 2명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한 샤를리 엡도 총격 테러 당시 이들을 사살한 것도 GIGN이며, 테러 사태 뒤에 벌어진 인질극을 진압 과정에서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진압했다. 

특히 GIGN는 프랑스는 물론 아프리카에서 벌어진 테러 사건을 수차례 해결했으며, 실전 경험은 세계 어떤 부대보다 많은 편이라 세계 최고의 대테러부대의 하나로 GIGN은 언제나 꼽힌다.

영화 어썰트 중 GIGN
M40

주력 화기는 MSG-90시리즈와 M870 계열이나 M40 시리즈를 저격용으로 사용하며 근거리에서는 MP-5에 렌즈를 장착한 총기를 사용한다. 지젠은 대체적으로 임무에 맞춰 총을 효율적으로 튜닝해 사용하는 편이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 GIGN 트레일러

줄리앙 레슬레크 감독은 2010년 개봉한 영화 영화 어썰트를 통해 에어 프랑스 항공 8969편 납치 사건을 소재로 프랑스 특수부대 지젠느의 활약상을 그린 바 있다. 

대테러부대답게 게임에서도 GIGN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시리즈에서 선택 가능한 카운터 테러리스트 진영의 캐릭터 중 하나로 등장하며,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3', '레인보우 식스' 등 다양한 곳에서 볼 수 있다. 

러시아: 알파부대 - 자비 없는 특수부대

주요 활동:
대테러 활동 전담
대통령 비밀 특수임무 
암살 
폭동 진압 

러시아의 알파부대는 1974년에 창설한 연방 보안국(구 KGB) 산하 대테러부대이다. 

과거 소련은 테러 상황이 닥치면 “스페츠나츠(특수부대)를 동원하면 해결된다“고 생각하여 대테러부대 창설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1972년 234명이 사망한 독일 뮌헨 올림픽 참사 이후 아무리 잘 훈련한 전투 요원도 인질의 목숨이 달린 특수 상황에 대처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고 대테러 임무를 전문으로 수행하는 부대를 구상하여 당시 KGB 의장 유리 안드로포프가 알파 부대를 창설하였다. 

알파 부대는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당시 선수와 주요 인사를 경호하여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1995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현대전자 연수생 26명이 탄 버스가 인질로 잡히는 사건이 있었으나, 알파 부대가 9시간 만에 범인을 완전히 제압하고 구출한 일로 한국의 매체에도 소개된 바 있다. 

2004년 베슬란에서 일어난 학교 인질사건에서도 1200명에 달하는 인질 숫자와 당시 혼란스러운 상황 때문에 작전 자체는 실패했지만, 현장 지휘관이 아이들에게 날아든 수류탄을 대신 몸으로 감싸 아이들을 구하고 전사하는 영웅적인 모습을 보여 러시아 국민들의 칭송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들 알파 부대는 특유의 과격한 진압 방식으로 지적을 받기도 한다. 2002년 모스크바의 극장에서 분리주의를 외치는 체첸인들이 인질극을 벌이자 수면 가스를 살포하고 돌입하여 40명의 테러리스트를 전원 사살한 바 있다. 문제는 과도하게 살포 수면 가스에 민간인 또한 130명이나 사망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알파 부대의 흑역사로 남았다. 

알파 부대는 2010년 이후 멀티캠이 달린 전투복 등 서방제 장비를 대폭 채용한 바 있다. 때문에 러시아제와 서방제 무기를 혼용해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AK-74
AR 소총

AK-74나 AK-12 같은 러시아군의 주력 무기와 미국의 최신 소총인 AR 시리즈도 함께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PKP 경기관총이나 PP 2000 기관단총 등 러시아 특수부대에 특화된 무기들도 사용한다.

영화 '프레데터스'에서 알파 그룹 소속 전투원인 니콜라이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 No Russian 미션

영화 '프레데터스'에서 알파 그룹 소속 전투원인 니콜라이가 등장한다. 미니건을 주 무기로 사용했으나 미니건은 프레데터와의 첫 교전에서 파괴된다. 프레데터와의 전투에서 블레이드에 몸이 통째로 들어 올려지는 수모를 당하나 러시아어로 '이게 다냐?!' 라 말하며 프레데터를 노려보면서 자기 몸에 감은 크레모어를 폭파시켜 자폭하는 위엄을 보여준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에서는 No Russian 미션 때 테러에 대응하는 부대로 등장한다. 자카예프 공항에서 대학살을 저지르는 마카로프를 진압하기 위해 연막탄을 터뜨리고 진압 방패를 들고 전진하지만, 테러범으로 위장 잠입한 주인공 캐릭터 조세프 앨런 일병의 유탄 앞에 희생당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월드 인 컨플릭트'의 확장 팩인 '소비에트 어설트'의 캠페인 유닛으로 알파 부대가 등장한다. 

한국: 707특임대 – 대한민국 최고의 특수부대 

주요 활동: 
대테러 활동
무장 탈영병 검거
인질범 제압
적진 교란
기밀 임무

전두환 신군부 시절, 특전 사령관이 직접 지휘할 수 있는 사령부 직할 전투 부대를 보유할 필요성(?)을 느껴서 707특수임무대대를 창설하게 된다. 그리고 올림픽 개최지가 서울로 확정되자 한국 정부의 "국가 대테러 활동지침 따른 대테러 부대로서의 임무도 겸하게 됐다. 이리하여 1981년 4월 17일에 707 특수임무대대가 특전 사령관 직속부대로 창설된다. 

이후 상황이 안정되어 쿠데타 우려가 적어지자 사령관 경호 목적보다는 대테러 부대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부대로 자리 잡게 된다. 그 후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하계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되었다. 특전사는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편인데 반해, 707특임대는 얼굴은 물론이거니와 훈련 모습도 일절 공개되지 않는 편이다. 

평시에는 대테러 작전이 기본 임무이지만, 전시에는 X파일이라고 내부적으로 불리는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특수임무를 가지고 있으며, 개개인의 복무 여부부터가 모두 군사기밀이다. 최근에는 아크부대 소속 대 테러팀으로 아랍에미리트의 특수부대들을 교육하는데 파견되기도 했다. 

1980년대에는 여러 무장 인질극 사건에 투입되어 임무를 완수했다. 특히 1986년의 추풍령 휴게소 무장탈영 인질극 사건이 유명하다. 86년 연말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휴게소에서 폭발물과 M16 자동소총을 든 모부대 중사가 시외버스 승객을 인질로 잡고 18시간이나 군과 대치했던 사건이다. 당시 엄청난 병력을 동원하고도 고전을 거듭했고, 결국 707 대테러부대 요원을 투입해 인질범을 사살하고 피해 없이 승객들을 전원 무사히 구출해 낸 바 있다.

FN SCAR 돌격 소총
K1A

707특임대의 주력 화기는 MP-5 계열 기관단총과 국산 총기인 K1A 기관단총, K-7 무소음 기관단총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부터는 FN SCAR 돌격 소총 같은 비교적 최신의 화기를 도입하기도 했다.  국내 특수부대들은 예산 확보가 어려운 형편이라 대원들의 사비로 최신 장비를 구입하기도 한다고 한다.

영화 쉬리 속 한석규도 707특임대 출신

쉬리의 국가 일급비밀정보기관 OP의 특수비밀요원 한석규가 시나리오 설정상 707특임대 출신이라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특수부대라는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선지 작품 중반의 회상 장면에서의 항공기 납치극 작전을 해결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2001년 출시된 '레인보우 식스 로그 스피어'에서 707특임대의 고증을 구현한 비공식 707특임대 패치가 발표된 바 있다. 한국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박수원이 707특임대 출신으로 설정됐다. '레인보우 식스 베가스' 시리즈에 등장하는 레인보우 팀 요원 박정 역시 707특임대 출신이다.

한국의 707특임대

'크로스파이어'에서는 중사 1호봉 이상 계급만이 소지할 수 있는 고급 클래스로 나온다. 대테러팀 버전은 일반적인 특공대의 모습을, 테러팀 버전은 베레모를 쓴 군인 모습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캐릭터답게 '크로스파이어' 게임 안에서도 외국 특수부대와 차별화되는 위용과 강한 전투력을 바탕으로 시즌 1에서는 최고의 인기를 누린 캐릭터로 각광받았다. 

최악의 특수부대 '이집트 777' 

주요 활동: 
대테러 전담 

777 부대는 이집트의 대테러부대다. 1978년 창설되었으며 세계 최고의 대테러부대로 인정받고 있는 미국의 데브그루나 GIGN와는 다른 의미로 화려한 전과를 가져 나름 유명해졌다. 

한창 비행기 납치극이 새로운 저항 및 선전수단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7~80년대 세계 각국은 이러한 테러에 대항하기 위해 수많은 특수부대를 창설해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여기에 자극받은 이집트도 번개라는 뜻의 사이카 특공대를 창설하기에 이른다. 이들이 바로 777부대의 전신이다. 

이들 777부대에는 지우지 못할 뼈아픈 임무 실패 기록이 있다. 1985년 11월 23일 오전 9시 이집트 항공 648편 보잉 여객기가 아테네를 출발하고 10분 뒤,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 아부 니달의 조직원 3인에 의해 하이재킹 당했다. 그러나 사복경찰에 의해 테러범 1명이 사살되고, 총격전으로 인해 기체가 손상되어 원래 목적지였던 리비아 대신 급히 몰타로 방향을 돌렸다. 

몰타에 도착한 777 부대는 진압작전을 계획하는데 11월 25일 아침, 기내 음식물 제공을 빌미로 문이 열린 틈에 위장한 특수부대원이 문을 확보하고 미리 동체 하부에 숨어있던 특수부대원들이 재빠르게 진입하여 테러범들을 제압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이를 위해 미리 새벽부터 야음을 틈타 777부대원들은 재빠르게 동체 밑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하필이면 공항 측에서 활주로의 라이트를 모조리 꺼버린 것이다. 이를 수상히 여긴 테러범들이 문을 열고 밖을 살피던 도중 접근하던 부대원들을 발견하고 말았다. 

테러범들은 곧바로 승객들에게 수류탄 4개를 던지고 무차별 총격을 개시했다. 이에 조급해진 777부대는 곧바로 기체 하부 화물칸을 폭파하고 안으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화물에 불이 옮겨붙어 기체가 화염에 휩싸이고, 뛰쳐나오는 인질들에게 몰타군의 오인사격까지 벌어져 88명의 인질 중 무려 56명이 사망하고, 승무원 2명, 테러리스트는 고작 1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 777부대는 훈련이 잘 된 부대로 평가받았고, 이집트를 방문한 국빈 경호 임무에서는 한 치의 실수도 범하지 않았다. 그러나 몰타 작전에서 성급하게 화물칸을 폭파한 탓에 발생한 화재로 수많은 인질이 사망했다는 사실은 변명을 할 수 없는 대참사였던 탓에 777부대의 위상은 한 번에 땅에 떨어졌다. 

USAS-12

당시 진압 작전에서 사용됐던 총기는 90년대 미국 길버트 이큅먼트사가 설계하고 구 대우정밀에서 개발을 완료하고 생산한 전자동 산탄총  USAS-12로 알려져 있다. 당시 아시아의 군, 경찰을 중심으로 판매되던 총기지만 가끔 해외의 특수부대 등에서도 사용된 사례가 있다.

진압작전이 끝난 직후의 이집트 항공 648편

특수부대라고 해서 항상 완벽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과격한 진압으로 구출자 보다 많은 사상자를 내 여론의 지탄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은 항상 죽음이 오가는 사선에서 활동하면서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테러를 막기 위해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게임이나 영화가 아닌 아비규환의 테러 현장에서 항상 사선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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