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차이는 매우 다양, 기본적인 공포의 기원은 원제라는 동일한 구성에서 나온다

[게임플] 매년 여름 시즌이 다가오면 극장가와 게임업계에서는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공포물을 선보이는 시즌이다. 공포 게임의 경우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고 늘 인기를 끄는 장르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게임 역시 유저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으며 20년 가까이 이어지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나 '화이트데이'같은 게임들이 존재한다. 호러 게임을 할 때 느끼는 공포감은 영화를 볼 때 느끼는 공포감보다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크다. 또한 이런 공포를 소재로 한 각국의 영화들을 살펴보면 동양과 서양에서 말하는 공포의 개념이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동, 서양의 공포를 느끼는 관점은 극명하게 나뉜다.

서양의 호러 콘텐츠의 보편적 공포감을 한 줄로 표현하면 '대항할 수 없는 절대 악의 공포'다.

기독교적 사고방식에 익숙한 서양인들에게는 선과 구분되는 악이 존재한다는 인식이 강해 영화 속 귀신 혹은 살인마들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표현된다. '엑소시스트'나 '오멘' 등에 등장하는 악령들은 구원도, 회개도 불가능한 절대 악을 상징하며 서양인들이 가장 전형적으로 겁내는 '서구형 귀신'에 가깝다. 

서양 문화에는 기독교적 영향권에 있었기 때문에 사후 세계는 다음 세상으로만 받아들였을 뿐,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귀신같은 혼령은 믿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즉, 서양에서는 저승의 원혼보다는 현실세계에 존재할 만한 사악한 괴물이나 살인마, 또는 기독교적 배척 상대인 악마가 더 공포로 다가오기 쉬웠을 것이다.

때문에 주로 남녀가 놀러 간 야외에서 사악한 살인마에 의해 벌어지는 살인극이나. 흑마술, 악마 퇴치를 다룬 영화, 혹은 외부의 괴물이나 외계인이 안정된 사회 속으로 들어와 질서와 평온을 박살내버리는 영화도 많다. 그리고 좀비물과 같이 통제물의 공포를 다루기도 한다.

서양의 선과 악의 기독교적 가치관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영화 '콘스탄틴'

서양식 공포는 이러한 대항할 수 없는 절대 악에 대한 공포라 할 수 있다. 이 서양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절대악들은 (귀신, 범죄자 등)은 인간의 형상이라기보다는 왜곡되고 뒤틀린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별다른 이유 없이 타인을 공격하는 공통점을 가졌다. 

또한 서양 공포영화에서 끔찍하고 잔인한 비주얼이 차지하는 비중도 아주 중요하다. 직관적인 공포에 익숙한 서양인들에게 시각적인 표현이 중요한 요소다 ‘스크림’. ‘13일의 금요일’ 등의 잔인한 슬래셔 장르의 무비들이 과거 인기를 끈 것에서 알 수 있다. 

슬래셔, 잔혹함과 심리 압박

공포물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대표적인 것이 피가 낭자하는 잔혹함과 연쇄 살인마와 같은 인물로 심리적인 공포를 자극하는 슬래셔와 알 수 없는 미지에 대한 원초적인 공포를 제공하는 오컬트로 나눌 수 있다. 

최근 개봉되는 공포 영화의 경우 오컬트적인 요소가 강한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헐리우드를 비롯한 서양권에서는 슬래셔 영화가 많이 등장한 편이다. 

‘슬래셔’ 영화는 칼로 난자하는 것을 의미하는 슬래시에서 유래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만큼 피가 낭자하는 잔인한 장면이 가득하고, 강력한 살인마가 나온다는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영화 13일의 금요일

슬래셔 영화의 대표적인 작품을 꼽으라면 1980년대를 통틀어 가장 인기 있었던 슬래셔 영화 시리즈 ‘13일의 금요일’을 빼놓을 수 없다. 여름 캠프에 참가한 10대들을 하나씩 무자비하게 살인하는 살인마 제이슨은 ‘13일의 금요일’의 얼굴이자 공포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1990년대에도 ‘스크림’ 시리즈가 대대적인 히트를 기록하며, ‘나는 네가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데드 캠프’와 같은 영화들이 제작되며 슬래셔 영화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이와 같은 슬래셔 영화 붐을 타고 국내에서도 2000년에만 ‘가위’, ‘하피’, ‘해변으로 가다’, ‘찍히면 죽는다’ 등의 슬래셔 영화들이 제작됐지만 크게 성공하지는 못 했다. 

슬래셔 영화의 영향일까? 북미와 유럽 서양권 개발사의 공포 게임들 중에는 슬래셔 영화와 같은 잔혹하고 인간의 심리를 압박하는 게임들이 많은 편이다. 

더욱 강력해진 공포감을 선보일 아웃라스트 2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압도적인 공포감을 선사한 게임 '아웃라스트'의 후속작 '아웃라스트2'도 2016년 빼놓을 수 없는 공포 게임 중 하나다. '아웃라스트2'는 PC, PS4, XBOX ONE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아웃라스트2'는 1978년 짐 존스가 창시한 사이비 종교에서 900여 명에 달하는 사람이 독극물을 먹고 집단으로 자살한 사건인 '존스타운 대학살'로부터 영감을 얻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아웃라스트2'는 티저 영상을 통해 성경 구절과 함께 역십자가가 불타는 모습을 공개해 종교적인 것과 연관된 스토리를 그려낼 것을 암시한 바 있다. 또한 전작과 달리 정신병원이라는 한정된 지역이 아닌 좀 더 넓어진 필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전작에서 공포감을 극대화한 캠코더 시스템은 여전히 등장한다.

오컬트,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원초적 공포 

슬래셔 영화가 강세였던 서양권과 달리 동양권에서는 오컬트적인 소재로 제작된 영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오컬트 영화는 과학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미지의 존재를 이용해 인간의 원초적인 공포감을 자극해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긴 여운을 남긴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컬트’는 신비스러운, 불가해한, 초자연적인이라는 사전적인 의미를 갖는 단어이다. 오컬트 영화는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악령, 악마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동양권에서 인기를 얻은 공포 영화들은 대부분 오컬트 영화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여고괴담’ 시리즈가 대표적인 영화 중 하나이며, 국내 공포영화의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꼽히는 ‘장화, 홍련’도 오컬트 영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렇듯 동양의 공포 콘텐츠는 주로 ‘한’을 가진 원혼에 대한 공포를 다루고 있다.

영화 주온

동양 공포 영화에 등장하는 원혼들은 대부분 잔혹한 가족사 등 가까운 이들에 의해 희생당한 힘없는 여성 희생자로서 그려진다. 

동양 공포 영화의 원혼들은 서양의 악마나 살인마와 달리 오히려 약하고 힘없는 존재가 희생되어 원혼이 되며 특정 대상에 대한 복수로서 원한을 풀기 위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주온’이나 ‘링’ 같이 예외도 존재는 한다. 

또한 몇몇 공포 영화를 제외하고는 위협적인 능력이나 힘을 발휘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죽으라고 주인공들을 쫓아다니고 또 쫓아다닐 뿐이다. 다만 태국이나 일본 쪽 공포 영화는 매우 잔인하고 자극적인 영화도 존재하긴 한다.

게임에서도 마찬가지. 국내 공포 게임의 대명사 ‘화이트데이’는 물론 일본의 ‘바이오하자드’, ‘사일런트 힐’ 시리즈, ‘영 제로’ 시리즈를 비롯해 오컬트적인 요소가 많은 게임들이 출시된 경향이 있다. 

아라하

국내 인디 개발사 이니록스가 2014년 출시한 모바일 공포 어드벤처 게임 '아라하'도 초보자를 위해 리마스터링한 '아라하: 초보자 모드'를 2016년 초 구글플레이에 출시했으며, 스팀의 그린라이트 심사를 통과해 PC 버전도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아라하는 1990년대 이은도의 한 정신병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정신병원에서 억울하게 죽은 누이의 유품을 거두기 위해 주인공이 무단으로 이 정신병원에 들어가 조사하는 것이 목적이다. 

좀비나 괴물이 등장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기능을 가진 조명을 이용해 어둠을 밝히거나 영을 감지하는 동양풍의 오컬트 공포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에서는 동서양에 따른 공포감의 가치관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동양의 공포 게임과 서양의 공포 게임은 소재의 차이만 다소 있을 뿐 공포 자체를 표현하는 방법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 게임은 영화와 같이 3인칭 시점이 아닌 체험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정신병원의 환자들에게서 느끼는 공포와 학교 안의 귀신들에게서 느끼는 공포는 다른 것 같지만 그 속에 사용된 사운드나 연출 효과는 크게 다르다고 볼 수 없다. 

수많은 공포 게임들이 나옴과 더불어 공포감을 연출하는 기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체로 공포 게임에서는 어두운 배경이나 그로테스크한 배경, 제한된 시야만을 제공해 유저들을 압박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운 난이도, 한정된 아이템과 무기가 주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갑작스러운 외마디 비명이나 낯선 기계음, 전파 소리 등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유저의 행동을 원하는 곳으로 유도하는 좋은 장치다. 

공격 기능을 아예 없애고 오로지 도망만 칠 수 있게 행동을 제약함으로써 극한의 무력감을 동반한 공포를 주려는 게임들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게임으로 ‘아웃라스트’가 있다. 

바이오하자드 레벌레이션스2

사실 호러 게임은 3D와의 연관성을 빼놓을 수 없는데, 비디오 게임들이 2D 그래픽과 미디 음원이 전부였던 시절엔 공포 게임을 연출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3D 그래픽의 발전과 1인칭 시점의 도입, 음원 연출의 향상으로 좀 더 리얼하고 무서운 게임 연출이 가능해졌다. 

VR로 더욱 극대화된 공포가 구현될 듯

VR로 개발 중인 공포 게임... 이 정도는 기본이다

최근에는 VR 기기의 가상현실을 도입해 공포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극한으로 높이려는 시도들이 진행 중이다. 게임과 영화의 콘텐츠의 패러다임이 빠른 속도로 변하며 주목받고 있는 것 중 하나는 VR이다. 특히 시청각을 이용한 모든 장르가 종국에는 VR 기기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특히 최근에는 플레이스테이션 VR이나 오큘러스 리프트,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같은 입체영상 광학기계들의 등장으로, 호러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장르로 각광받고 있다. 

영화가 관람자적 3인칭 입장이었다면 게임은 직접적인 플레이로 공포감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게 일반적이다. VR은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실질 체험적 요소로 중무장 한 가상현실과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가 극대화됐으니 공포 게임의 소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다.

VR 용 공포 게임은 이미 각종 시연회장에서 플레이하던 유저가 기절하는 등 진가가 발휘되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들로 인해 오히려 개발사들은 수위를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을 정도다. 

2007년 개봉해 미국 공포 영화의 한 획을 그은 '파노라말 액티비티' 또한 VR 게임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VR 콘텐츠 제작사인 VRwerx가 개발한 '파라노말 액티비티 VR게임'은 플레이스테이션 VR, 오큘러스, HTC 바이브를 지원해 2016년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VR게임'은 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와 마찬가지로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와 사운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VR을 이용한 더욱 깊이 있는 공포감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GDC 2016'에서 VRwerx는 '파라노말 액티비티 VR게임'의 시연 버전을 공개했으며, 직접 체험 참가자들의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손노리의 대표적인 공포 게임 '화이트데이'의 후속작인 '화이트데이: 스완송'도 2016년 4분기에 PS VR용으로 출시된다고 전해졌다. 

최근 동서양의 공포 영화들의 공통적인 추세는 생활과 밀착한 공포물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익숙한 환경과 소재에서 오는 공포가 더 리얼하고 피부에 와 닿기 때문일 것이다. 

좀 더 현실감 있는 공포를 선사하고자 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공포물 제작자들의 염원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VR로 제작되고 있는 체험형 공포 게임들에 대한 기대는 더 커지고 있다. 얼마나 더 현실 같은 공포가 게임을 통해 구현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캐릭터 대신 유저가 직접 정신병원을 헤집고 다녀야 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 게임, 영화의 콘텐츠들도 속속 소개가 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공포 게임은 VR에서 극한의 공포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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